"목 아픈 약, 해열제 먹었더니 나았다"…오미크론 확진 목사 아내 '죄송'
- 21-12-04
"방역택시가 있는 줄 몰랐어요, 알았다면 (지인 차량에 타는) 그런 일은 하지 않았을 거예요."
국내 첫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새 변이 오미크론 확진 판정을 받은 인천 미추홀구 소재 교회 목사 아내 A씨는 뉴스1과의 통화에서 이같이 토로했다.
A씨는 지난달 15일 0시30분 인천국제공항을 통해 목사인 남편과 함께 에티오피아를 거쳐 나이지리아로 향했다. 나이지리아에서 7일간 예정된 기독교 관련 학술세미나에 참석하기 위해서다.
이후 다시 에티오피아를 경유해 지난달 24일 인천공항을 통해 국내 귀국했다. 이후 다음날 25일 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았다. 그러나 국내 첫 오미크론 감염 의심자로 분류됐고, 이달 1일 오미크론 확진자로 확인됐다.
A씨는 "매년 정기적으로 나이지리아에서 열리는 세미나인데, 코로나19 탓에 작년은 못갔고, 그동안 남편은 3번, 저는 2번 정도 참석한 적이 있다"며 "올해는 러시아 친구들의 초청을 받고 나이지리아 세미나 참석을 계획하게 됐는데, (단계적 일상회복 시행 후) 백신 접종도 다 했고, 방역 수칙만 제대로 지킨다면 코로나19에 걸리지 않을 것이라고 생각해 남편과 함께 나이지리아로 향하게 됐다"고 말했다.
이어 "나이지리아에서는 학술대회에 참석한 뒤 호텔에서만 내내 있었다"며 "오미크론은커녕, 코로나에 감염될 거란 것은 생각지도 못했다"고 했다.
A씨 부부는 최초 확진 후 방역당국에 귀국 직후 우즈베키스탄 국적 B씨(38)가 차량 이동을 도왔다는 사실을 알리지 않았다. 당시 방역당국은 A씨 등이 "방역택시를 탔다"고 거짓말을 해 혼선을 야기했다고 밝혔다. 이로 인해 B씨는 방역당국으로부터 밀접접촉자로 분류되지 않았다. B씨는 부부의 개별 연락을 받고 지난달 25일 검사를 받았으나 음성판정됐다. B씨는 이후 코로나19 의심증상이 나타나 다시 검사를 받아 지난달 29일 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았다.
B씨는 지난달 25일부터 확진날인 지난달 29일까지 닷새간 일상생활을 했다. 방역당국은 B씨가 직장 등을 오가며 최소 50여 명가량 접촉한 것으로 분석했다. B씨와 접촉한 아내와 장모, 지인도 확진됐다. 그의 가족은 확진 전 A씨 소속 교회에 지난달 28일 방문하기도 해 이 교회에서 함께 예배를 보기 위해 참석했던 교인 10여 명도 확진됐다.
A씨는 "방역당국의 묻는 질문에 모두 '네'라고 대답했다"며 "방역차를 탔냐?는 물음에도 '네'라고 답을 했는데, 방역차 개념을 몰라 그냥 무조건 '네'라고만 답했다"고 했다.
이어 "B씨를 일부러 알리지 않은 게 아니었고, 그냥 아무 생각이 없었고, 경황이 없었다"며 "3번째 시청 직원의 조사를 받으면서 비로소 차량 이동을 도운 B씨의 존재를 알렸다"고 전했다.
이어 "우리가 B씨에게 차량 이동을 부탁한 게 아니라, B씨가 우리의 도착 시간을 물었고, 마중을 나왔다"면서 "방역택시가 있는 줄도 몰랐고, 만약 알았다면 B씨의 차에 탑승하지 않았을 것"이라고 했다.
또 "B씨는 우리를 도우려던 것뿐인데, 우리 때문에 이런 일을 겪게 된 것만 같아 미안하다"며 "공단에서 힘들게 일하면서 생계를 유지하고 있는데, 우리 때문에 일거리를 잃게 될 까봐 걱정이다"고 했다.
A씨는 첫 확진 당시 고열에 시달렸다. 그러나 확진 9일째인 3일 현재 증상은 거의 없는 수준이라고 전했다.
A씨는 "귀국 후 검사를 받았는데, 그날 저녁 열이 났고, 목이 아팠다"면서 "집에 있는 머리 아픈 약, 목 아픈 약, 열 내리는 약을 한번에 먹었더니, 아침에 약간 졸립고 피곤한 것 외에는 별다른 증상이 나타나지 않았다"고 말했다. 이어 "현재는 일반 감기 수준으로 약간의 기침만 나오고 있는 상태"라고 했다.
A씨는 연신 국민들께 죄송한 마음을 전했다. A씨는 "너무 죄송하고, 죄송하다"며 "무지와 신중하지 못함으로 인해 비롯된 일이지 결코 의도를 갖고 행한 일이 아니었다"면서 다시 한번 국민들께, 지역 주민들께 죄송하다"고 했다.
기사제공=뉴스1(시애틀N 제휴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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