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미크론 확진자 동선 놓친 닷새…2만명 신도 교회 '비상'
- 21-12-02
방역당국, 역학조사 중 목사 부부 거짓말 확인...고발 검토
교회예배 가능성 나와 동선 추적…현재까지 접촉은 50명
국내 첫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오미크론 확진 판정을 받은 목사 부부가 밀접접촉한 '30대 동승자' 존재 사실을 숨겨 방역당국의 초기 대응이 늦어진 것으로 드러났다.
이 동승자 역시 오미크론 확진됐으나 격리되지 않았고, 주말 예배에 참석했을 가능성이 제기되면서 감염 확산 우려가 일고 있다.
이 동승자는 목사 부부가 최초 확진 뒤 접촉 사실을 방역당국에 알리지 않으면서 방역망에서 누락된 것으로 확인됐다. 방역당국은 뒤늦게 이 확진자에 대한 역학조사에 나섰다.
2일 인천 미추홀구 등에 따르면 이날 지역 소재 A교회에 방역당국 등 소속 직원 등을 투입했다. 오미크론 확진자인 우즈베키스탄 국적 남성 B씨(38·연수구 거주)가 지난달 28일 이 교회 주말 예배에 참석했다는 사실 여부를 확인하기 위해서다.
B씨는 지난 1일 질병관리청 중앙방역대책본부로부터 A교회 러시아 예배부 담당 목사부부와 함께 국내 첫 오미크론 확진자로 발표됐다.
당시 부부와 B씨 모두 자가격리돼 국내 이동 동선이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뉴스1 취재 결과 선교활동을 위해 나이지리아에 방문했다가 지난달 24일 인천공항을 통해 귀국한 목사 부부는 다음날 확진됐고, B씨는 이 부부 확진 후 검사를 받은 지난달 25일에는 음성판정을 받았다. 이후 뒤늦게 의심증상이 나타나 지난달 29일 확진 판정을 받았다.
이 과정에서 B씨가 자가격리 되지 않은 배경에 의구심이 쏠렸다. 취재 결과 목사 부부가 B씨와 접촉한 사실을 방역당국에 알리지 않아 격리조치 역시 없었던 것으로 드러났다.
부부는 최초 방역당국에 "방역택시를 탔다"면서 B씨와의 접촉 사실을 숨겼다. 부부는 확진 뒤 B씨에게 따로 연락해 검사를 받도록 알렸다. 이로 인해 B씨는 방역당국으로부터 밀접접촉자로 분류되지 않고 일상생활을 했다.
B씨가 현재까지 접촉한 직장 및 지인 등 인원은 50여 명으로 파악됐다.
B씨는 음성 판정(지난달 25일) 후 확진 판정(지난달 29일)을 받기 전 닷새간의 행적이 구체적으로 드러나지 않았다.
이 과정에서 B씨가 지난달 28일 A교회에서 열린 주말 예배에 참석했다는 의혹이 일었다. 실제 B씨가 A교회를 방문했다면 확산 가능성이 우려된다. 당시 이 교회 주말예배에 참석했던 교인은 300여 명으로 추정됐다. 그러나 이 교회 교인이 2만 여명인 점을 고려했을 때, 추가 접촉자도 배제할 수 없다.
교회 외에도 지역 내 다른 기관 및 시설 등 추가 방문지에서의 접촉도 우려다.
방역당국은 B씨가 A교회를 방문한 사실을 확인하기 위해 폐쇄회로(CCTV)를 확인하는 등 조사를 진행하고 있다. 또 목사 부부의 국내 이동 동선은 없는 것으로 파악됐으나, 부부의 거주지인 미추홀구 숭의동 일대 주민과 A교회 관계자들에 대한 검사를 안내했다. 또 동선이 불분명한 B씨와 B씨와 접촉 후 확진된 아내, 장모, 지인 거주지인 연수구 일대 주민에게도 검사를 안내했다.
또 거짓말로 방역당국에 혼선을 준 목사 부부에 대한 고발도 검토 중이다.
당국 관계자는 "감염 예방을 위해 인근 주민 및 교회 관계자들에게 검사를 안내했다"며 "거짓말을 한 목사 부부에 대한 고발을 검토하는 한편, 확진된 B씨에 대한 역학조사도 실시 중"이라고 말했다.
질병관리청 중앙방역대책본부는 전날 부부와 B씨를 국내 첫 오미크론 확진자로 발표했다. B씨의 아내와 장모인 키르기스스탄 국적 여성 2명과 러시아 국적의 지인 1명은 확진 됐으나 오미크론 감염 여부를 확인 중이다.
기사제공=뉴스1(시애틀N 제휴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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