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순자 "대신 사죄"…전두환 과오 '첫 사과'
- 21-11-27
"고통받은 분들께 대신 사죄"…전두환 과오 '첫 사과'
전두환 오늘 발인…아내 이순자 "화장해 달라고 유언"
제11·12대 대통령을 지낸 전두환씨의 부인 이순자씨가 "장례식을 마치면서 가족을 대신해 남편의 재임 중 고통을 받고 상처를 받으신분께 남편을 대신해 사죄를 드리고 싶다"고 했다.
이씨가 전씨 측의 과오에 사과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다만 전씨가 장본인으로 꼽히는 5·18 비극에 대한 언급은 없었다.
이씨는 27일 오전 서울 서대문구 신촌세브란스병원 장례식장에서 열린 전씨의 영결식에서 "남편이 공직에서 물러난 후 참으로 많은 일을 겪었다"라며 "그럴 때마다 모든 것이 자신의 불찰이고 부덕의 소치라고 말씀하셨다"라며 이같이 밝혔다.
이씨는 "62년이라는 긴 세월 동안 부부로 함께 했던 날들을 떠나보내는 참담하고 비참한 심경은 이루 말할 수 없었지만, 고통없이 편안한 곳으로 보낸 것으로 감수해야 될 것 같다"고 했다.
이어 "남편은 평소 자신이 소망하던 장례를 간소히 하고 무덤도 만들지 말라 했다"며 "또 화장해서 북녘땅이 보이는 곳에 뿌려달라고 했다"고 덧붙였다.
이씨는 "지난 23일 아침 남편은 저의 부축을 받고 자리에서 일어나다가 갑자기 쓰러졌다"며 "저의 품에서 마지막 숨을 거뒀다"고 전했다.
이씨의 발언에 앞서 추도사에 나선 이대순 전 체신부 장관은 "지난달 초 문안 인사 차 방문한 저를 현관문 앞까지 나오셔서 잘 가라고 당부한 모습이 눈앞에 생생한데 왜 싸늘이 누워계십니까"라며 "지극히 사랑한 대한민국은 대통령 업적 바탕으로 선진국과 겨뤄 나간다"라고 했다.
이날 오전 7시30분쯤부터 시작된 영결식엔 보수 유튜버·지지자들로 인해 소란도 일어났다. 이들은 "전두환 대통령님 사랑합니다", "아무 죄 없어", "김일성, 김정일한테는 조화보내고 우리한테는 화환은커녕, 국립묘지는커녕" 등을 외쳤다.
한 지지자는 '전두환 대통령은 발포 명령을 하지 않았다'가 적힌 피켓을 들고 돌아다니며 큰소리로 외치다 장례식장 직원들에게 제지당하기도 했다.
한편 전씨의 시신은 서초구 서울추모공원으로 옮겨져 화장되며 유해는 장지가 결정될 때까지 자택에 임시 안치된다. 노제는 치러지지 않는다.
전씨는 23일 오전 8시45분쯤 서대문구 연희동 자택 화장실에서 쓰러져 만 90세를 일기로 사망했다. 전씨는 혈액암의 일종인 다발성 골수종 진단을 받아 치료를 받아 왔다.
전씨의 장례는 23일부터 5일간 가족장으로 치러졌다. 전씨 유족은 부인 이순자씨와 아들 재국·재용·재만씨, 딸 효선씨 등이 있다.
기사제공=뉴스1(시애틀N 제휴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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