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 공포' 유럽…WHO "개방방역 힘써야" 백신만능론 경계
- 21-11-25
확진자 폭증 유럽…"내년 3월까지 사망자 70만명"
백신, 델타변이 면역 효과 현저히 떨어져
유럽 전역에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이 재확산하면서 국가들이 다시 방역지침을 바짝 강화하는 가운데 세계보건기구(WHO)도 백신이 만병통치약은 아니라며 마스크 착용 등 관련 조치들을 강조했다.
AFP통신에 따르면 24일(현지시간) 유럽에서는 지난 한주간 250만 명의 신규 확진자와 3만 명의 사망자가 발생했다. 이는 전 세계 신규 확진자 가운데 67%에 달하는 수준이며 전주 대비 11% 늘어난 수치다.
유럽이 팬데믹의 진원지로 급부상한 것은 Δ특정 국가의 낮은 백신 접종률 Δ전염성 강한 델타 변이의 확산 Δ 위드 코로나 전환에 따른 방역 규제 완화 Δ겨울철 바이러스의 사멸 기간이 길어진 영향 등으로 풀이된다.
유럽에서는 전체 인구 67.7%가 백신 완전접종자로 분류되고 있지만 국가별 접종률에는 상당한 격차가 있다. 실제로 포르투갈의 완전 접종률은 86.7%인데 반해 불가리아는 24.2%에 그치고 있는 상황이다.
◇ 이탈리아·슬로바키아·네덜란드·폴란드, 방역 고삐 조인다
유럽이 또 다시 팬데믹의 진원지로 부상하자 전역에서는 방역 강화 움직임이 포착되고 있다.
하루 1만여명의 신규 확진자가 발생 중인 이탈리아에서는 다음 달 6일부터 코로나19 항체 보유 여부를 알 수 있는 면역 증명서 '그린 패스'가 도입된다. 15일부터 백신 미접종자들은 식당, 영화관, 스포츠 경기장 출입이 불가능해지며 보건 종사자들은 부스터샷을 의무적으로 접종해야 한다. 이같은 조치는 1월15일까지 한 달간 시행된다.
사상 처음으로 하루 신규 확진자 1만 명을 돌파한 슬로바키아는 코로나19 확산을 차단하기 위해 2주간 록다운(봉쇄)에 돌입한다. 에두아르트 헤거 슬로바키아 총리는 "기존 조치들이 효과를 보이지 않아 심각한 상황에 이르렀다"고 진단했다. 주자나 차푸토바 슬로바키아 대통령도 "우리는 코로나와의 싸움에서 지고 있다"고 말했다.
네덜란드 역시 이번 주 내로 신규 방역 대책을 발표할 예정이다. 네덜란드 성인 인구의 약 85%가 코로나19 백신 접종을 마쳤으나 코로나19 발병률은 최근 일주일 새 40% 급증한 15만4000건에 달한다. 이에 휴고 드 용헤 네덜란드 보건부 장관은 방역 규제 강화를 예고하면서 "그 어느 때보다 감염률이 높다. 입원률이 예상을 뒤엎고 있는 상황이라 아직 코로나19 확산의 정점에 도달하지 못한 것 같다"고 말했다.
폴란드 또한 확산세가 유지될 경우 방역을 강화할 방침이다. 아담 니에지엘스키 폴란드 보건부 장관은 "우리가 정점에 도달했다는 신호가 없고, 상황이 악화할 경우 우리는 규제를 강화해야 할 것"이라고 전했다. '3800만 인구' 폴란드의 일일 확진자 수는 2만8000명대이며 완전접종률은 54% 수준이다.
◇WHO "백신만으로 확산 못막아…마스크 착용 등 개인 방역 힘써야"
유럽국가들이 방역의 고삐를 다시 당기고 있는 가운데 WHO도 백신 접종만으로는 코로나19 확산을 막을 수 없다고 지적했다.
앞서 WHO는 지난 23일 내년 3월까지 유럽에서 70만 명이 코로나19로 사망해 유럽 내 코로나19 사망자 수는 220만 명을 넘어설 수 있다고 경고했다. 또한 WHO는 올겨울 유럽 53개국 가운데 49개국의 중환자실(ICU)이 포화할 수 있다면서 긴급 대응을 촉구했다.
이런 상황에서 테드로스 아드하놈 거브러여수스 WHO 사무총장은 이날 "백신 접종을 마친 사람들도 코로나19 확진을 피하기 위해 필요한 조치를 취해야 한다"며 "백신은 델타 변이 바이러스 감염을 줄이는데 충분히 효과적이지 않다"고 밝혔다.
거브러여수스 사무총장이 우려하는 이유는 코로나19 백신이 전염성이 강한 델타 변이에는 기존 바이러스보다 면역효과가 현저히 떨어지기 때문이다.
WHO는 코로나19 백신이 기존 코로나19 확산을 약 60% 감소시켰지만 델타 변이 확산의 경우 약 40% 감소시키는데 그쳤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세계보건기구(WHO)의 주간 역학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 60일 동안 발견된 코로나19 바이러스 중 99.8%가 델타 변이였다.
거브러여스 사무총장은 "델타 변이 바이러스의 전염성은 더욱 강해질 수 있다"며 "앞으로 닥칠 위험에 대비해 계획을 세우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백신을 맞았더라도 스스로 감염되지 않도록 예방조치를 취하라"며 "마스크를 쓰고 사회적 거리두기를 유지하며 실내를 자주 환기시키는 등 전염병 확산을 막기 위한 노력을 게을리 해서는 안된다"고 권고했다.
기사제공=뉴스1(시애틀N 제휴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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