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애틀 90세 할머니 눈길속 6마일 걸어 코로나백신 맞아

14일 아침 샌드포인트서 시애틀아동병원까지 걸어가 접종 성공


미 전역에 ‘백신 대란’이 계속되고 있는 가운데 시애틀에 사는 90세 할머니가 겨울 눈폭풍 속에 왕복 6마일을 걸어 코로나 백신 접종에 성공해 화제다. 

16일 시애틀타임스 등 언론 보도에 따르면 화제의 주인공은 시애틀시 샌드 포인트 콘도에 살고 있는 프랜 골드만 할머니(90)이다.

골드만 할머니는 워싱턴주 정부가 65세 이상자에게 코로나 백신을 접종해준다는 소식을 듣고 매일 워싱턴주 보건부는 물론 병원 등에 전화를 걸어 코로나 백신 접종 가능여부를 확인했다. 물론 인터넷으로 병원들의 웹사이트에 들어가 접종여부를 확인했지만 허사였다. 그녀가 코로나 백신을 접종할 수 있도록 뉴욕에 사는 딸도 매일 인터넷을 뒤졌지만 헛수고였다.

그러던 골드만 할머니에게 느닷없는 백신 접종 기회가 찾아왔다. 지난 12일 밤 시애틀 아동병원 홈페이지를 뒤지다 접종이 가능한 사실을 확인했고, 드디어 일요일인 14일 오전 9시10분으로 접종 예약을 마쳤다. 

하지만 문제는 날씨였다. 12일 밤부터 시애틀지역에 겨울폭풍이 몰아쳤고 13일 아침에는 엄청난 눈이 쏟아지기 시작했다. 

골드만 할머니는 차를 운전해서 도로에는 나갈 수 없다는 판단을 내리고 접종 예정 하루 전으로 눈이 10인치 정도 쌓여 있던 13일 예행 연습을 하기로 결정했다. 두꺼운 점퍼를 입고 지팡이를 들고 샌드 포인트에서 시애틀 아동병원까지 3분의 2정도를 걸어본 뒤 집으로 돌아왔다. 

비록 길에 눈이 많이 쌓였지만 사람들이 상대적으로 많이 다닌 버크 길만 트레일을 따라 가면 된다는 판단을 한 뒤 접종 당일인 14일 오전 8시 지팡이 2개를 챙기고 우의까지 입은 상태로 집에서 나섰다.

골드만 할머니는 이날 아침도 눈이 내린 가운데 3마일을 걸어 예약 시간보다 5분 늦은 9시15분에 병원에 도착해 접종을 마칠 수 있었다.

골드만 할머니는 “접종을 했더니 (알레르기) 반응이 없는지 확인하기 위해 15분간 앉으라고 말해주길래 기꺼이 앉겠다고 말했다”고 유쾌하게 밝혔다.

그는 “날씨만 허락해 준다면 2차 접종 땐 차를 타고 가고 싶다”면서도 선택권이 없다면 또다시 걸어갈 의향도 있다고 환하게 웃었다.

2명의 증손주와 5명의 손주, 4명이 자녀들 두고 있는 골드만 할머니는 “우리 가족들을 안전하게 만나려면 눈 속에 걸어서 접종을 맞는 것은 문제도 안된다”고 웃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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