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남부 흑인 대학살에 희생된 남성, 123년 만에 장례…왜?
- 21-11-09
1898년 백인 우월주의자들 '흑인 대학살'에 희생된 조슈아 할시
할시 증손녀 "가족 뿐 아니라 역사도 찾았다"
19세기 미국 남부에서 백인 우월자들이 저지른 '흑인 대학살'의 희생자 장례식이 123년 만에 치러졌다.
CNN에 따르면, 1898년 11월 노스캐롤라이나 윌밍턴 '파인 포리스트' 묘지에서 백인 우월주의자들의 '미 남부 흑인 대학살'에 희생된 남성 조슈아 할시의 장례식이 학살 이후 123년만인 지난 6일(현지시간) 거행됐다.
사망 당시 40세였던 할시는 묘비도 없이 매장됐다가 역사 연구 그룹인 '제삼자 프로젝트(the Third Person Project)' 조사팀에 의해 발견됐다. 이는 100명이 넘는 희생자 중 유해 매장 장소가 처음 발견된 사례다. 조사팀 관계자는 당시 희생자가 250명에 달할 수 있다고 보고 있다.
조사팀은 유해를 찾기 위해 공동묘지 기록들을 샅샅이 뒤지는 등 온갖 열정을 쏟았다. 그 덕에 1998년 학살 100주년을 기념해 발행된 보고서에서 희생자 할시의 존재가 확인된 뒤 그의 유해를 처음 발견한 것이다.
대학살 당시 윌밍턴에는 1921년 '털사 대학살'이 일어나기 전의 털사처럼 번성하던 흑인 공동체가 있었다. 윌밍턴학살조사위원회는 "당시 흑인들은 직업인, 숙련공, 공무원, 해양 승무원, 산업 노동자 등 모든 부문에 고용돼 활약했다"고 설명했다.
당시 백인 우월주의 정당이었던 민주당은 흑인 유권자들을 위협하고 투표율을 조작함으로써 자치주 지방선거에서 승리했다. 이후 무장한 백인 남성들이 윌밍턴의 흑인 신문인 '데일리 레코드'를 불태우며 흑인들을 공격하기 시작했다. 선출된 흑인 당선인들은 강제로 사임을 당했고 백인 우월주의 지도자들에 의해 대체됐다.
윌밍턴의 문화와 공동체를 완전히 뒤바꾼 이 대학살은 '미국에서 유일하게 성공한 쿠데타'로 알려졌다. 또한 이 대학살은 남북전쟁 이후 남부 재건과정에서 20세기 중반까지 노스캐롤라이나 주의 인종 분리를 더욱 강화한 '짐 크로 법(공공장소에서 흑인과 백인을 분리했던 법)'의 시작을 알리는 전환점으로 평가되기도 한다.
이번 장례식은 11월 1일부터 10일까지 윌밍턴과 몇몇 단체들이 대학살을 기념하고 희생자를 기리기 위해 계획한 행사 중 일부다. 이날 장례식은 할시의 집에서 채취한 흙을 말이 끄는 영구차에 싣고서 진행됐다.
이 같은 발견에 할시의 후손인 일레인 신시아 브라운은 "전례가 없어서 충격에 빠졌다"면서도 "당연히 치러졌어야 할 장례식에서 왜 조슈아는 예외였나"라고 아쉬움을 드러냈다. 이어 브라운은 "이번 발견을 시작으로 더 많은 희생자들이 발견되고 숨겨졌던 그들의 이야기를 들을 수 있을 것"이라며 "우리는 이를 통해 역사의 진실을 깨닫고 있다"고 덧붙였다.
할시의 증손녀이자 역사 교사인 그웬돌린 알렉시스는 학교에서 윌밍턴 학살을 포함한 미국 역사를 가르쳤지만 자신이 희생자와 관련이 있을 줄은 몰랐다고 고백했다. 이어 그녀는 "제 증조할아버지가 살해당했다는 사실을 알았을 때 숨이 막힐 지경이었다"며 "가족 뿐 아니라 역사도 함께 찾은 것이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할시의 다른 후손은 "이 사실은 고통스럽지만, 변화의 기회이기도 하다"고 소감을 전했다. 브라운은 "우리는 진실을 알아야 문제를 해결할 수 있다"며 "그래야 다시는 이런 비극이 또 생기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기사제공=뉴스1(시애틀N 제휴사)
등록된 댓글이 없습니다.
시애틀 뉴스/핫이슈
한인 뉴스
- US메트로 김동일 행장 임기 3년 연장키로
- US메트로은행 '미 전국 중소은행중 실적 탑 20'에 들어
- 이장우 대전시장, 스타벅스 관계자 만나 '로스터리 대전건립 추진'
- 재미 한인 탁구인들의 축제 성황리에 열렸다
- KWA대한부인회 타코마아파트 다음달 신청받는다
- 시애틀-대전 자매도시 35주년 기념행사 화려했다(영상,화보)
- "한국일보 청암장학생 신청하세요"
- 시애틀 한인중고생 위한 SAT캠프 열린다
- 시애틀타임스 “양희영, 은퇴하면 안될 실력자다”
- [영상] 샛별예술단 베냐로야홀서 공연 펼쳐
- 지소연 선수, 시애틀한인회 명예회원됐다(+영상,화보)
- 페더럴웨이 한국정원 ‘한우리 정원’ 10월 개장한다(영상)
- 미주한인의 날 워싱턴주 신임 이사장에 김성훈, 대회장 김필재(영상)
- [시애틀 수필-김윤선] 찬란한 빛의 밤
- [신앙칼럼-최인근 목사] 인생은 결단입니다!
- [서북미 좋은 시-김순영] 쉼미 좋은 시-김순영] 쉼
- 서은지 총영사 알래스카서 통일강연회
- 한국 우상임씨, 시애틀서 아코디언 1인극 펼친다
- 이장우 대전시장,경제사절단 이끌고 시애틀온다
- 오레곤한인회 주최 '2024 서북미 오픈골프대회'열린다
- [하이킹 정보] 시애틀산우회 22일 합동캠핑
시애틀 뉴스
- 보잉 '737맥스 사고'관련, 당국과 협의 막바지에 들어섰다
- 보잉 유인우주캡슐 ‘스타라이너’ 수리중이다
- 결국 워싱턴주 아번경찰관 살인죄 평결 받았다
- 워싱턴주 유명 요리사의 '파격행보' 화제다
- SK 최태원회장, 시애틀 와서 MS CEO만났다
- 미 대법원, 아이다호 응급 낙태 허용…바이든 정부 '작은 승리'
- 아마존도 사상 최고가 시총 2조달러 돌파했다
- 아마존 7월16∼17일 이틀간 대규모 할인 프라임데이
- 시애틀서 문닫을 초등학교 명단공개 다시 연기됐다
- EU, MS '반독점법 위반' 잠정 결론…"화상회의앱 끼워팔아"
- 시애틀지역 재산세 감면 혜택자 크게 늘어난다
- 시애틀타임스 “양희영, 은퇴하면 안될 실력자다”
- 양희영 워싱턴주 사할리서 메이저 KPMG 위민스 우승(+영상)
뉴스포커스
- '아리셀' 동료들 눈물의 조문 "믿기지 않아요…안전교육도 없어"
- 원희룡 "단일화 언급 않겠다" 나경원 "일고의 가치 없다"…선그은 연대설
- 올특위, 내달 26일 전 직역 참여 토론회 개최…휴진 여부는 자율
- 허웅 측 "이번 사건과 무관한 故 이선균, 고인·유족에 사과"
- 야 7당, 용산 찾아 해병대원 특검법 요구…"朴 정권 뛰어넘을 국정농단"
- 제2연평해전 승전 22주년 기념식…"적 도발 시 수장시킬 것"
- 방통위 공방 격화…"탄핵안, 野의 언론 장악 야욕" vs "명백한 불법·무효"
- 시대상인가 가족해제인가…패륜자식 상속 배제·친족 재산범죄 처벌
- 부산, 이러다 사라질라…광역시 중 첫 '소멸 위험 지역'
- "손흥민 봐서 5억 달라, 20억 안 부른 게 다행" 학부모 '녹취' 파장
- "尹, '이태원 조작 사건' 발언 직접 해명해야"…민주, 총공세 돌입
- "압구정현대 경비원 100여명 대량해고 정당"…대법서 확정
- 서울 집값, 3주 연속 오름세…경기·인천 수도권도 동반 상승
- 박수홍·박세리 울린 '친족상도례'…법 개정 시기는 미지수
- "저출산 대책, 소득공제 확대보단 보육비 등 재정지원이 효율적"
- 중처법 시행 후 최악 '화성 참사'…수사능력 시험대 오른 고용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