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렇게까지? 글로벌 신드롬 '오징어 게임'이 만들어낸 진풍경들
- 21-10-09
넷플릭스 오리지널 '오징어 게임'(감독 황동혁)의 인기는 글로벌 신드롬이라 할 만하다. 넷플릭스는 일찌감치 '오징어 게임'이 넷플릭스 역대 최고 흥행작이 될 것이라 예상했는데, '오징어 게임'은 그런 예측에 걸맞은 성적을 보여주고 있다. 8일(한국시간) 글로벌 OTT 콘텐츠 순위 집계 사이트 플릭스 패트롤에 따르면 이 드라마 시리즈는 지난 7일 드라마와 예능 등 TV 프로그램 대상으로 순위를 정하는 '넷플릭스 오늘 전세계 톱 10 프로그램(쇼)' 부문에서 1위를 지키며, 15일째 정상을 내려놓지 않았다.
'오징어 게임'의 주인공 이정재, 박해수, 위하준, 정호연 등의 인기는 치솟고 있으며, 이들은 지난 7일(한국시간) 미국 NBC '지미 팰런 쇼'에 출연해 미국 시청자들로부터 열광적인 반응을 얻어내기도 했다. 벌써 '오징어 게임'은 미국 TV 방송계 아카데미 시상식이라 할 수 있는 에미상의 내년 유력 후보로 점쳐지고 있기까지 한 상황이다.
◇ '오징어 게임' 체험하려다 싸움까지…佛 체험관 소동
'오징어 게임'의 인기는 북미와 한국을 넘어 아시아와 유럽, 남아메리카, 아프리카에까지 퍼졌다. 최근 '오징어 게임'의 글로벌한 인기를 단번에 확인할 수 있는 사건이 하나 터졌는데, 프랑스 파리에 설치된 '오징어 게임' 체험관에서 발생한 몸싸움 소동이다. 지난 주말 파리 알렉산드리아 12번가에 임시로 개장한 '오징어 게임' 체험관에는 드라마 속 등장하는 달고나 게임과 딱지치기 등을 해보기 위해 많은 파리 시민들이 몰렸다. 심지어 개장 전날 밤부터 노숙을 하며 줄을 서는 사람들이 있었을 정도. 오전 11시부터 오후7시까지만 운영하는 이 체험관의 대기 인파 가운데 시비가 붙어 몸싸움을 하는 이들이 있었고, 이는 현장 영상 등을 통해 우리나라에 알려지며 크게 화제가 됐다.
◇ 정호연 인스타그램 팔로어만 1662만명↑…한국 여배우 1위
190개국에서 공개돼 인기를 끈 덕분에 '오징어 게임' 배우들은 하루아침에 글로벌 스타가 됐다. 최대 수혜자는 극중 새벽을 연기한 모델 출신 배우 정호연이다. 8일 오후 8시30분 기준, 정호연의 인스타그램 팔로어수는 1700만명에 육박했으며, 만 3410명으로 국내 팔로어수 1위 여배우였던 송혜교(약1200만명)를 훌쩍 뛰어넘었다. 정호연의 SNS 인기를 의식한 것일까? SNS를 하지 않았던 '오징어 게임'의 주인공 이정재와 박해수도 최근 인스타그램 계정을 개설했다. 개설한지 채 일주일도 되지 않은 이정재의 인스타그램 팔로어수는 같은 시간 260만명을 넘어섰고, 박해수도 155만명을 돌파했다.
이정재는 '오징어 게임' 속 모습과 다른 젊은 시절의 잘생긴 모습으로 글로벌 팬들 사이에서 화제가 되고 있기도 하다. 글로벌 팬들은 드라마 '느낌'이나 모래시계' 등에 나온 이정재의 20대 시절 '짤'을 SNS에서 돌려보며 열광하고 있다. 그뿐 아니라 위하준과 오영수, 허성태, 아누팜 트리파티, 김주령 등 다른 출연진도 두루 관심을 받고 있다.
◇ 전세계 달고나 열풍에 녹색 추리닝 판매량 증가
'오징어 게임'은 한국의 '놀이'를 전세계에 전파하는 역할까지 하고 있다. 특히 설탕을 녹여 만드는 '달고나'와 영어권에서는 '레드 라이트 그린 라이트'(Red Light Green Light)라는 이름으로 알려진 '무궁화 꽃이 피었습니다', 딱지치기와 구슬치기 등이 유행이다. 많은 유튜버들이 '오징어 게임' 속 놀이를 체험한 영상을 올리고 있다.
'오징어 게임' 관련 굿즈들도 인기다. 아마존닷컴에서는 '오징어 게임' 속 관리자들의 핑크색 의상이 30달러에서 40달러 사이에 팔리고 있으며, 가장 인기 캐릭터라 할 수 있는 새벽(정호연 분)의 번호 '67'이 적힌 초록색 체육복도 판매되고 있다. '오징어 게임'의 의상들은 이달 말 있을 할로윈 데이의 인기 코스튬이 될 것으로 예상된다.
그 뿐 아니라 아마존닷컴에서는 '허니콤'(Honeycomb)이라는 이름으로 통용되는 '달고나'를 만들어볼 수 있는 '달고나 세트'가 15달러에서 30달러 사이에 판매되고 있다. 우리나라에서도 인터넷 쇼핑몰에서 달고나와 구슬치기 세트 등의 판매량이 늘어난 사실이 알려지기도 했다.
◇ 457번 자처한 넷플릭스 CEO…★들 '오겜' 인증
유명인들도 '오징어 게임' 인기몰이에 동참하고 있다. 넷플릭스 창업자인 리드 헤이스팅스는 지난달 24일 '오징어 게임' 속 참가자 트레이닝복을 입고 찍은 사진을 공개했다. 그의 체육복에는 가장 마지막 참가자였던 성기훈(이정재 분)의 번호 '456'의 바로 다음 번호인 '457'이 적혀 있어 화제가 됐다.
축구 선수 제시 린가드는 지난달 25일 자신의 인스타그램 스토리에 주인공 이정재의 모습이 담긴 '오징어 게임'의 한 장면을 캡처해 올리며 '오징어 게임'의 애시청자임을 인증했다. 영국 배우 사이먼 페그도 녹색 체육복을 입고 방탄소년단 진의 등신대 옆에 서서 찍은 사진을 공개했다.
◇ 자막이냐, 더빙이냐…낯선 논쟁
봉준호 감독이 "자막의 장벽, 1인치의 장벽을 뛰어넘으면 여러분들이 훨씬 더 많은 영화를 즐길 수 있다"고 얘기한 것이 지난해였는데, 전세계 시청자들은 '오징어 게임'을 통해 1인치의 장벽을 뛰어넘을 기회를 얻었다. 넷플릭스에서는 외국어 작품에 대해 자막 버전과 더빙 버전을 동시 제공한다. 그 가운데 미국에서는 '오징어 게임'을 자막으로 볼지, 더빙으로 볼지에 대해서도 논쟁 아닌 논쟁이 펼쳐졌다. 많은 이들이 배우들의 음성을 통해 직접 감정과 대사의 느낌을 알 수 있는 자막 버전을 추천했지만, 자막의 불편함을 상쇄해주는 더빙을 선호하는 이들도 적지 않다.
마블 영화 '토르' 시리즈를 연출한 타이카 와이티티 감독은 지난 4일 자신의 트위터에 "영어로 더빙된 '오징어 게임'을 볼 필요는 없다"는 글을 올렸다. 누리꾼은 그의 이 글을 두고 자막으로 보는 것이 좋은지, 더빙으로 보는 것이 좋은지에 대해 격렬한 토론을 벌이고 있기까지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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