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디폴트까지 D-13일…부채한도 유예법 처리 시나리오는
- 21-10-06
조 바이든 미국 행정부 및 민주당과 공화당이 연방정부 부채한도 상한 설정법을 놓고 대치하고 있는 가운데, 향후 미 의회에서 벌어질 시나리오에 관심이 모아진다.
바이든 대통령과 척 슈머 민주당 상원 원내대표는 미치 매코널 공화당 상원 원내대표를 향해 부채한도 관련 법안의 통과에 협조하길 압박하고 있지만, 매코널 원내대표는 예산조정 절차를 통해 법안을 처리하라고 맞서고 있다.
이에 따라 바이든 대통령과 민주당이 어떤 방식으로 부채한도 상한 설정법을 처리할지 주목된다. 미 의회는 2019년 법으로 정해진 22조 달러(2경6140조4000억원)의 부채한도를 지난 7월말까지 유예하는 법안을 통과시켰다. 그러나 올해 바이든 행정부의 예산안을 둘러싼 민주당과 공화당간 대치로 인해 부채한도 상한 설정법을 처리하지 못했고, 지난 8월부로 해당 법안은 부활됐다.
지난 8월 기준 미 연방정부의 부채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 대응을 위한 재난지원금 지급 등으로 28조4000억 달러(3경3744조8800억원)에 달한 상태다.
부채한도 상한 설정법의 부활로 인해 미 연방정부는 추가적으로 국채를 발행하지 못해 보유하고 있는 현금과 비상조치를 통해 돌려막기를 하고 있다. 재닛 옐런 미 재무장관은 오는 18일까지 부채한도를 상향하거나 유예하는 조치를 취하지 못하면 사상 초유의 디폴트(채무불이행) 사태에 직면할 것이라고 경고하고 있다.
◇민주당, 6일 3번째 부채한도 유예법 처리 시도…투표까지 험로 예상
5일(현지시간) 로이터통신과 정치전문매체 더힐 등 외신들에 따르면, 슈머 민주당 원내대표는 이날 오는 6일 상원에서 정상적인 입법 절차에 따라 부채한도 상한 설정을 유예하는 법안의 처리를 시도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슈머 원내대표는 지난 4일 민주당 의원들에게 보낸 서한에서 "우리는 이번 주말까지 부채 한도를 다루는 법안을 대통령의 책상에 제출해야 한다"며 "18일까지 기다릴 여유가 없다. '엑스 데이트(X Date·10월18일)에 접근하는 것조차 우리 경제에 재앙이 될 수 있다"고 주장했다.
앞서 슈머 원내대표는 지난달 말 부채한도를 유예하는 법안 처리를 2차례 시도했지만, 공화당의 반대에 의해 모두 불발됐다.
슈머 원내대표의 2차례의 시도는 모두 법안을 통과시키기 위해 60표 이상을 요구하는 상원의 필리버스터 규칙을 사용한 매코널 공화당 원내대표에 의해 무산됐다. 현재 100명으로 구성된 상원은 민주당과 공화당이 각각 50석을 보유하고 있으며, 부통령이 캐스팅보트를 쥐는 규정에 따라 민주당은 최대 51표를 갖고 있는 상태다.
슈머 원내대표의 세 번째 시도도 공화당이 합법적 의사진행 방해 절차인 필리버스터를 사용할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공화당 의원들 10명이 협조하지 않는 한 무산될 공산이 크다.
매코널 공화당 원내대표가 필리버스터를 선택하지 않고 투표에 돌입할 수 있도록 하는 것도 쉽지 않은 상황이다. 차기 대선을 노리고 있는 테드 크루즈 공화당 상원의원(텍사스)은 이날 매코널 원내대표가 절차를 촉진하기 위한 합의를 하는 것을 막을 것이라고 밝혔다.
만약 크루즈 의원 등의 반대를 넘어 투표 절차에만 들어갈 수 있다면 부채한도 유예 법안은 통과될 가능성도 적지 않다. 로이 블런트 공화당 상원의원은 "40~45명"의 공화당 의원들은 공개투표를 할 필요가 없는 한 부채한도를 상향을 허용하는데 기꺼이 동의할 것이라고 말했다. 블런트 상원의원은 문제는 다른 5명이라고 말했다.
현재 금융시장 투자자들은 그간 미 의회가 디폴트로 금융 위기를 초래한 적이 없었던 만큼 위험에 대해 낙관하고 있지만, 18일이 다가옴에 따라 시장이 급락해 매코널 원내대표 등 공화당에 대한 부담을 높일 수 있다고 로이터통신은 전망했다.
민주당 일각에선 부채한도 관련법에 대해 단지 50표로 필리버스터를 중지할 수 있는 특별 예외를 만들 가능성을 논의하고 있다. 이를 위해선 상원내 의회파를 무력화하고 논란의 여지가 있는 새로운 절차를 만들어야 한다. 그러나 조 맨친과 키어스틴 시너마 상원의원 등 민주당 중도파들은 필리버스터 규칙을 무효화하는 것을 반대한다는 입장이어서 이마저도 녹록지 않다.
◇민주, '난해'한 예산조정 절차 꺼려…디폴트 사태시 세계금융시장 충격파
만약 정상적인 입법 절차로 법안 처리가 어렵다면 민주당은 예산조정 절차를 밟을 수 있다. 예산조정 절차는 필리버스터를 우회하고 단순 과반으로 처리가 가능하다.
그러나 예산조정 절차는 여러 난점들이 존재해 민주당도 선뜻 고려하지 않고 있는 분위기다.
민주당은 단지 한 명의 상원의원이 절차를 지연시킬 수 있는 데다 상원의원들이 무제한 수정을 제안할 때 이를 중단시키는 두 차례의 긴 투표를 해야 해 2주가량이 걸릴 수 있다고 보고 있다.
상원 은행위원장인 브라운 셰러드 민주당 의원은 예산조정 절차에 대해 "지금은 불가능하다. 함정이 너무 많고, 너무 오래 걸린다"고 밝혔다.
현재까지 가능성은 그리 높지 않지만, 미 의회가 18일까지 부채한도 유예법을 처리하지 못하면서 디폴트 사태에 직면하는 시나리오도 남아 있다.
만약 디폴트 사태가 초래된다면 충격파는 세계 금융시장을 휩쓸 것으로 전망된다. 미 정부가 노인을 위한 사회보장 혜택에서 군인 급여에 이르기까지 모든 것에 대한 지급을 못하게 된다면 국내 지출 삭감이 불가피하고, 이는 미국 경제를 침체에 빠뜨릴 것이라고 로이터는 전망했다.
기사제공=뉴스1(시애틀N 제휴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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