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 붕괴참사 연루 의혹' 문흥식 체포…시애틀에 머물다 자진 귀국해
- 21-09-12
지난 6월 발생한 광주 동구 학동 붕괴 참사와 관련해 금품수수 의혹을 받고 해외로 도피한 문흥식 전 5·18구속부상자회장이 11일 오후 인천공항을 통해 자진귀국하면서 경찰에 체포됐다.
문씨의 신병을 확보하면서 재개발조합 비리 의혹에 대한 경찰의 수사가 속도를 낼 전망이다.
경찰에 따르면 문씨는 이날 오전 6시20분(한국시각) 미국 시애틀에서 비행기에 올라 오후 6시10분쯤 인천국제공항에 도착했다. 문씨는 그동안 시애틀에 머물렀던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경찰은 변호사법, 건설산업기본법, 도시정비법 위반 등으로 법원에서 미리 발부받은 영장으로 문씨를 현장에서 체포하고 소지하고 있던 휴대전화와 통장 등 소지품을 압수했다.
경찰은 문씨를 광주서부경찰서 유치장으로 압송 중이며 도착 시간은 오후 10시 이후가 될 전망이다.
문씨는 붕괴 참사가 발생한 학동 4구역 재개발정비사업 비리 전반에 개입한 혐의를 받는다.
경찰은 문씨가 2017년부터 2019년 사이 '학동4구역 공사업체로 선정되게 해달라'고 철거업체 3곳과 기반시설정비업체 1곳 등 4개 업체로부터 브로커 A씨(73)가 받은 수억원대 리베이트를 나눠 가진 것으로 보고 있다.
문씨는 지난 6월9일 17명의 사상자가 발생한 학동 붕괴 참사 직후 경찰 수사가 시작되자, 나흘 만인 13일 미국 시애틀로 도피했다. 인근 시카고에는 문씨의 가족이 거주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의 계속된 설득에 문씨는 지난달 자진 귀국의사를 밝히기도 했지만, 돌연 입장을 바꾸고 잠적해 이날까지 귀국이 미뤄지게 됐다.
문씨의 이번 귀국 결정은 체류기간이 정해져 있는 관광비자 때문이다. 문씨의 미국 관광비자는 체류기간이 최장 90일로 전해졌다.
이날은 문씨가 출국한 지 90일째로 미국에 더 머물러 있다가는 불법 체류자 신분이 된다.
경찰은 문씨를 서부경찰서 유치장에 입감한 뒤 날이 밝는 12일부터 학동4구역 재개발조합과 관련한 금품수수 의혹에 대해 집중적으로 추궁할 예정이다.
특히 문씨가 체포되면서 학동 건물 붕괴사고 원인에 대한 수사와 별개로 재개발조합 비리 의혹에 대한 경찰 수사도 본격 속도가 붙게 될 것으로 보인다.
9일 오후 4시 22분쯤 광주 동구 학동 학4구역 재개발 현장에서 철거 공사 중이던 5층 건물이 도로 쪽으로 무너지며 지나가던 시내버스를 덮치고 있다. 이 사고로 시내버스에 탄 탑승객 9명이 숨지고 8명이 중상을 입었다. (차량 블랙박스 동영상 캡처).2021.6.9/뉴스1 © News1 |
앞서 지난 6월9일 오후 4시22분쯤 광주시 동구 학동4구역 재개발공사 현장에서는 철거 중인 5층 건물이 무너지면서 시내버스를 덮쳐 승객 9명이 숨지고 8명이 다쳤다.
학동4구역 재개발사업은 2018년 2월 현대산업개발에서 공사를 수주한 뒤 철거작업에 들어간 곳이다.
공사 과정에서 무리한 철거와 감리‧원청 및 하도급업체 안전관리자들의 주의의무 위반, 각종 비리의 총체적 결합이 참사의 원인으로 지목된다.
한편 문씨의 해외 도피가 장기화 되면서 브로커 A씨는 홀로 구속기소돼 지난달 27일 광주지법에서 첫 재판을 받았다.
문씨는 2019년 12월부터 유지해오던 5·18구속부상자회 회장직에서 지난 5일 해임됐다. 문씨의 해임안은 참석 회원 182명 중 170명이 찬성하면서 압도적으로 가결됐다.
기사제공=뉴스1(시애틀N 제휴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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