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한국에 갇힐 것…당장 먹을 음식 필요" 아프간인들의 절규
- 21-08-20
"미국과 고국으로부터 버림받아…아프간 외면 말아달라"
최대 1만여명 아프간인들 한국 거주중
"저는 미국과 고국으로부터 버림받은 것 같습니다. 아프가니스탄 정부에 배신당한 기분입니다. 미래에 무슨 일이 일어날지, 고국에 다시 갈 수 있을지 모르겠습니다. 본국에 있는 가족들이 어떻게 될지도 두렵습니다"
한국에 5년째 거주 중인 A씨(20대)는 19일 뉴스1과의 인터뷰에서 지난 15일 탈레반이 수도를 함락한 현실에 무력감을 내비쳤다.
A씨는 "아프간 대통령은 자국을 탈출했다. 나는 미군에게 버림받았고, 무시당했다. 그리고 지금 이 순간 겁에 질리고 무섭다"는 심경을 전했다. 그러면서 "아프간에는 더 이상 군대도, 헌법을 수호할 경찰도 없다"고 한탄하며 "내가 여권을 잃어버리면 나는 한국에 갇힐 것"이라고 했다.
귀국할 의향이 있느냐는 질문에는 "체제가 붕괴됐다. 이전 아프간 정부의 여권을 갖고 있는데, 이제 제도가 무너져 여권이 유효하지 않을 것이다. 이 여권을 갖고 해외로 나가는 것은 이제 거의 불가능하다"고 답했다.
A씨는 "아직까지는 SNS를 통해 가족들과 연락이 닿지만 인터넷이 얼마나 오랫동안 열려 있을지 모른다"며 "앞으로 인터넷이 닫힌다면 가족과 소통할 수 있는 방법은 국제전화밖에 없을 것"이라고 우려했다.
특히 A씨는 아프간에 있는 여동생의 걱정에 잠을 이루지 못하고 있다. 여동생 2명은 당초 정부 초청 장학생으로 선정돼 이달 말 한국에 입국할 예정이었으나 카불이 탈레반의 손에 넘어가면서 물거품이 됐다.
A씨는 미리 사둔 비행키 티켓으로 여동생을 일단 파키스탄으로 보내려했지만, 카불 공항 입구를 탈레반이 막고 있어 진입하지 못했다. 항공편도 15분 전에 취소됐다고 한다. 현재 카불 공항은 민간항공편을 운항하지 않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A씨는 "여동생은 시간이 갈수록 무력감을 느끼고 있다"며 "더 공부하고 싶지만 한국 정부가 도와주지 않으면 내 커리어도 모두 끝날 것이라며, 더 이상 공부를 할 수 없게 될 것이라는 생각이 든다"고 여동생의 상황을 전달했다.
실제로 아프간 내에서는 여성을 중심으로 극심한 두려움을 느끼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1996~2001년 탈레반 정권 당시 부르카를 착용하지 않거나 남성 동반 없이는 집 밖으로 나가지 못하도록 하는 제한 정책을 폈다.
아프간에 정통한 소식통은 "이번에 장악한 탈레반은 자신들은 다르며 여성 인권을 존중하겠다고 하지만 사람들이 믿지 못하고 있다"면서 "여성의 사회적 진출과 교육을 금지한 탈레반이 들어서며 여성이나 소수민족에게 함부로 해도 된다는 광기가 번질까 많은 이들이 두려워하고 있다"고 내부 상황을 전했다.
한국에 5년째 거주 중인 B씨(35)의 상황도 크게 다르지 않다. B씨는 "부모님은 아프가니스탄 수도 카불, 남동생은 동부 닝가르하르주에 있다. 다 탈레반이 장악한 곳"이라며 "다행히 어제 통화를 하긴 했지만 상황이 매우 나쁘다"고 말했다.
그는 "가족들을 한국 등 안전한 곳으로 옮기고 싶은데 방법이 없다"며 "한국에 있는 아프간 대사관이 문을 닫아 아프간에 있는 가족들을 데려오고 싶어도 비자를 받을 수 있는 방법이 없다"고 했다.
B씨는 "아프간인들 모두가 본국 상황에 대해 걱정하고 있다. 우리는 모두 불행하다"라고 재차 말했다.
B씨는 "2014년 단기 체류 비자로 들어왔지만 여러 문제가 있어 비자 기간이 만료됐다. 난민 인정이 되지 않아 사실상 불법 체류자"라며 "부디 아프간 난민들을 외면하지 말아달라"고 한국 정부에 요구했다.
이어 "나는 지금 일자리와 음식, 돈이 없다"며 "일을 구하고 싶고 당장 먹을 음식이 필요하다. 어떤 단체라도 도움을 줄 수 있는 곳이 있으면 알려달라"고 했다.
![]() |
19일 오후 서울시 용산구 이태원동 한국이슬람교중앙회에서 마스크를 착용한 이슬람교 신자가 라마단 기간을 맞아 예배를 보고 나오고 있다. 2015.6.19/뉴스1 © News1 김명섭 기자(사진은 기사 내용과 무관함) / 뉴스1 © News1 |
한국에는 A와 B씨 외에도 최대 1만여명의 아프간인들이 거주하고 있는 것으로 추정된다. 이들은 대부분 단기 체류하거나 불법 체류자, 혹은 난민으로 살아가고 있다.
한국 이슬람 중앙성원이 있는 이태원 우사단로 일대에 터를 잡고 살아가는 아프간인들은 주로 이슬람권 상점에서 일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현재 한국 주재 아프가니스탄 대사관은 폐쇄된 상태다. 이태원에 위치한 대사관은 텅 비어있고 연락도 계속 받지 않고 있다. 대사관 직원들은 신변의 위협을 느껴 경찰에 보호 요청을 한것으로 전해졌다.
한국에 거주하는 아프간인들의 불안감도 극심하다. 본국에 있는 가족들이 위험에 처할 수 있어서다. 이들은 탈레반이 해외에 가족이 있는 아프간인들을 감시한다고 보고 있다.
기사제공=뉴스1(시애틀N 제휴사)
등록된 댓글이 없습니다.
시애틀 뉴스/핫이슈
한인 뉴스
- [신앙칼럼-최인근 목사] 다수가 이기는 세상
- [부고] 포틀랜드 영락교회 백일성 장로 별세
- [하이킹 정보] 시애틀산우회도 내일 거북이마라톤 참가키로
- [하이킹 정보] 워싱턴주 시애틀산악회 6일 거북이마라톤 참가
- 대한부인회 11일 간병인 모집행사 "시간당 21.17~24.28"
- 생활상담소, 시애틀시 범죄피해자기금 전담기관으로 선정
- 영오션 한국산 광어회와 참돔회 판다
- UW서 해녀 전시회 열린다
- "시애틀 한인여러분 운동도 하고 선물도 받고"
- 김원준 작가 ‘6ㆍ25 및 DMZ사진전’오리건서도 큰 인기
- [신앙과 생활-김 준 장로] 양심과 구원(2)
- [서북미 좋은 시-정혜영] 공작단풍 그 이름을
- 오리건주와 워싱턴주 목회세미나 및 말씀사경회 열린다
- 오리건주서 6ㆍ25 제74주년 기념식 열려(+화보)
- 시애틀영사관 한국국적 일반행정직원 채용한다
- [하이킹 정보] 워싱턴주 시애틀산악회 29일 토요정기산행
- 이장우 대전시장 명예 시애틀한인회원 됐다(화보)
- US메트로 김동일 행장 임기 3년 연장키로
- US메트로은행 '미 전국 중소은행중 실적 탑 20'에 들어
- 이장우 대전시장, 스타벅스 관계자 만나 '로스터리 대전건립 추진'
- 재미 한인 탁구인들의 축제 성황리에 열렸다
시애틀 뉴스
- 워싱턴주도 소형 원자로 12개 추가 설치한다
- 워싱턴주 삼진법 부작용 개선되지 않았다
- 워싱턴주 불체자도 부동산 에이전트 면허 가능해진다
- 시애틀교육구 교사봉급은 올리고 직원 봉급은 낮추고
- 워싱턴주 생계비뿐 아니라 장례비도 많이 올랐다
- 린우드 얼더우드몰 왜 이러나…또 총격 13살 소녀 사망
- 시택공항 중국,대만, 영국 등 국제노선 대폭 늘어나
- 아마존 창업자 베이조스, 주가 급등하다 50억달러어치 팔기로
- 워싱턴주도 어린이인구 줄어들고 노인들은 늘어났다
- 미국 우표값 또 오른다…14일부터 73센트로
- 재외국민 휴대폰 ‘모바일 재외국민증’ 도입한다
- 부산·울산항~시애틀·타코마항 세계 첫 무탄소 운항
- 미 프로아이스하키 사상처음, 시애틀 여성 코치 선임
뉴스포커스
- 대통령실 "전대 불개입" 선긋기 속 불쾌감…3차 '윤-한 충돌' 조짐
- 교육부 "2025학년도 의대 증원 확정…돌이킬 수 없어"
- 이진숙 방통위원장 후보자 "공영방송의 공영성 제자리 찾기, 시급한 현안"
- 이달부터 고소득자 국민연금 보험료 월 최대 2만4300원 인상
- 삼성전자 노조 총파업 시작…"파업 하느라 못받는 임금은 보상해 달라"
- 尹 명예훼손 혐의 김만배·신학림 구속 기소…뉴스타파도 재판행
- 김 여사 측, 검찰에 최재영과 카톡 '일체 제출'…의도적 삭제 공방
- '최저 2.88%' 주담대 금리 더 떨어졌다…가계대출은 나흘 만에 2조 '쑥'
- 장마에 채소 '무르고, 녹고'…"8월에 가격 더 오른다"
- 임성근 결국 '불송치'…'채상병 사건' 오늘 수사 결과 발표
- "시청역 참사 구속영장 불가피한데"…경찰의 복잡한 속내 왜?
- '읽씹 논란' 韓 "연판장, 협박 전화" vs 元 "대통령 흔드는 해당행위"
- "김경율 발언 가슴 아프지만"…명품백 사과 문자 내용 보니
- 이재명 부부 소환통보에 검사 탄핵 후 '망신주기 맞대응'?
- 삼성전자 노조 "사흘 파업, 피해 클 것…다음은 무기한 총파업"
- 정부, 8일 미복귀 전공의 처분방안 발표…눈치보던 병원 '내용증명' 발송