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T "탈레반 승리는 미국 이후 시대 도래 상징하는 사건"
- 21-08-18
전세계 지하드 운동에 힘 실어 줄 것
주변국 중 중국이 가장 큰 이익 챙겨
미군의 아프카니스탄 철수와 탈레반의 승리는 미국 이후 시대가 도래하고 있음을 상징하는 사건이라고 영국의 파이낸셜타임스(FT)가 17일(현지시간) 보도했다.
2차 대전 이후 세계는 ‘팍스 아메리카나’(미국 주도의 평화) 시대였다. 1990년대 후반 구소련이 붕괴하자 팍스 아메리카나는 더욱 강화됐다.
그러나 미군의 아프간 철수는 팍스 아메리카나 시대가 끝나고 팍스 아메리카나 이후의 시대가 시작되는 출발점이라고 FT는 분석했다.
일단 탈레반이 미국에 승리함에 따라 전세계 이슬람의 지하드(성전)가 활성화될 전망이다.
그리고 가장 이득은 보는 나라는 중국이다. 중국은 탈레반과 협력해 일대일로에서 가장 중요한 통로인 아프간을 확보할 수 있다. 특히 중국은 아프간을 우군으로 확보해 인도를 견제할 수 있다. 미국은 인도를 미국 편으로 끌어들여 중국을 견제하고 있다.
◇ 전세계에서 지하드 격화될 것 : 우선 탈레반이 미국을 이겼다는 사실은 전세계 지하드 세력에게 힘을 실어줄 것이다. 이에 알카에다 등 반미 테러 단체가 활발하게 활동할 전망이다.
아프간 주둔 미군 사령관이자 연합군 사령관이었던 존 앨런은 “미군이 사라진 상황에서 알카에다가 힌두쿠시 산맥을 중심으로 공개적으로 활동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조 바이든 미국 행정부는 그런 일이 일어나면 곧바로 반격할 것이라고 다짐하고 있다.
앨런 장군은 그러나 “아프가니스탄에서 대테러 작전은 신뢰할 수 있는 지상군 없이는 매우 어려운 작업”이라며 “미국의 반격에 한계가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아프가니스탄은 또한 중국, 이란, 파키스탄 및 중앙아시아와 국경을 접하고 있고 인도와도 가깝다. 이들 나라에서 탈레반에 영감을 받아 반미운동이 확산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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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프가니스탄 위치도 - 구글 갈무리 |
이란은 미국이 패배하는 것을 보고 기뻐하고 있지만 탈레반에 의해 박해받고 있는 아프간 내 소수 시아파 집단인 하자라스의 운명을 걱정할 것이다. 이란은 시아파이고, 탈레반은 수니파다.
◇ 파키스탄 위험한 상황에 처할 수도 : 가장 애매하고 위험한 상황에 처한 이웃 국가는 파키스탄이다. 수십 년 동안 파키스탄 정보기관은 탈레반에게 무기와 안전한 피난처를 제공했다.
임란 칸 파키스탄 총리는 탈레반의 승리를 “노예의 족쇄를 부숴버렸다”며 크게 환영했다.
그러나 걱정거리도 많다. 국경을 접하고 있어 난민이 쏟아지는 것을 물론 파키스탄 내에서 테러 세력의 활동이 격화될 수 있기 때문이다. 파키스탄도 탈레반이 있다.
파키스탄 탈레반은 2014년 페샤와르의 한 학교에서 132명의 어린이를 포함, 약 150명을 학살했었다. 아프간 탈레반의 승리로 파키스탄 탈레반의 행동도 대담해질 것이다.
◇ 중국 최대의 반사익 누릴 듯 : 주변국 중 가장 흐뭇한 미소를 짓고 있는 나라는 중국이다. 중국 정부의 기본 외교 정책은 '상호 불간섭'이다.
이는 본질적으로 탈레반이 중국의 '핵심 이익'을 존중하는 한 아프간 내부의 정치 체제나 인권에 대해 중국이 어떠한 입장도 취하지 않을 것임을 의미한다.
중국은 최근 왕이 외교부장과 물라 압둘 가니 바라다르 탈레반 2인자간 회담을 통해 중국은 탈레반과 협력하겠다는 의지를 이미 표명했다.
중국이 아프간에서 탈레반이 이끄는 정부와 협력 관계를 구축할 수 있다면 중국이 건설한 파키스탄 과다르 항구로 직접 연결되는 통로를 확보할 수 있다. 이는 일대일로에 큰 축복이 될 것이다.
이뿐 아니라 중국은 인도에 대한 압박을 강화할 수 있다. 인도의 위에 위치한 아프간을 중국의 편으로 끌어들임으로써 인도를 포위할 수 있다.
중국은 무엇보다 미국 이후의 시대가 도래했다는 추가 증거를 확보했다며 쾌재를 부르고 있을 것이라고 FT는 전했다.
기사제공=뉴스1(시애틀N 제휴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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