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장이 미쳤다"…美 딜러들 "자동차 없어서 못 팔아"
- 21-07-16
바이든 2173억원 규모 경기부양 때문 아닌지 논란 촉발
반도체 칩 부족으로 자동차 생산 제한되며 수급 불균형
반도체 칩 부족으로 인해 수급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미국 자동차 시장에서 나타나고 있는 비정상적인 구매 급증 현상이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의 코로나19 경기부양 정책과 관련이 있는지에 대한 논쟁이 일어나고 있다고 뉴욕타임스가 15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오하이오주 콜럼버스 인근 기아자동차 대리점의 릭 리카트 대표는 앞으로 3주 동안 도착할 기아 텔루라이드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40대가 이미 팔렸다고 밝혔다.
리카트 대표는 "차량이 모두 팔렸다. 고객들이 서류에 서명했거나 보증금을 냈다"며 "시장이 미친 것 같다"고 말했다.
이 같은 현상은 미국 전역에서 벌어지고 있다. 미국인들은 대부분의 신차와 중고 매물을 최대한 빨리 구입하고 있다.
코로나19 세계적 대유행으로 인한 반도체 칩의 부족으로 인해 생산은 줄어든 가운데 강력한 경기 회복, 저금리, 높은 저축률, 정부의 대대적인 부양책 등이 수요를 높여 이 같은 자동차 구매 확대로 이어지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이번 주에 발표된 정부 자료에 따르면 중고차 가격은 지난해보다 약 45% 올랐다. 새 차와 트럭 가격도 지난해보다 약 5% 상승했다.
이러한 가격 인상은 바이든 대통령의 1조9000억달러(약 2173억원) 규모의 경기부양책에 따른 물가 급등 때문이 아니냐는 논쟁을 촉발했다. 정부는 지난 6월 중 소비자물가가 전년대비 5.4% 올랐다고 발표했다.
공화당 의원들은 3월에 제정된 바이든 대통령의 경기부양책이 경제를 과열시키고 있다고 주장하며 추가 정부 지출에 반대하기 위해 물가 상승을 인용하고 있다.
하지만 바이든 행정부 관리들은 일시적인 공급 부족이 자동차와 다른 상품들의 가격 폭등에 주된 원인이 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NYT는 정부의 경기부양책이 일부 소비자에게 보탬이 됐을지 모르지만, 얼마나 도움이 됐는지는 말하기는 어렵다며 몇몇 대규모 세력이 활동 중이라고 전했다.
그러면서 반도체 칩 부족이 전 세계 자동차 회사들에 영향을 미치고 있으며 미국의 정책과 직접적인 관련이 없다고 진단했다.
또한 업계 관계자들은 공급과 수요의 대유행과 관련된 차질로 인해 반도체 생산능력이 제한을 받고 있다고 보고 있다고 설명했다.
시카고 인근에서 시보레 자동차 대리점 두 곳을 경영 중인 마크 스카펠리 대표는 보통 600~700대의 차가 재고가 있지만, 이제 재고는 50대뿐이라며 "이런 일은 처음 본다"고 혀를 내둘렀다.
업계에서는 수요와 공급이 이렇게 조화를 이루지 못하는 제2차 세계대전 종료 직후 자동차 업체들이 군수물자에서 자동차 생산으로 전환했던 시기 이후 처음 있는 일일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딜러들은 10만달러(약 1억1400만원)가 넘는 고급 차량과 스포츠카에서부터 십대를 위한 기본적인 중고차에 이르기까지 사실상 모든 것이 팔리고 있다고 밝혔다.
실업률이 코로나19 사태 이전보다 여전히 높지만, 많은 사람이 여윳돈을 가지고 있다. 정부의 많은 시민에게 지원금을 지급했지만, 이들은 휴가나 외식을 하지 않고 돈을 저축했다.
저렴한 자동차 금융 비용도 자동채 구매를 부추기고 있다. 반도체 부족의 영향을 비교적 덜 받은 도요타 등 일부 자동차 회사는 제로 금리 대출을 광고하고 있다.
자동차 컨설턴트인 하이그 파트너스의 앨런 헤이그 사장은 "소비자들의 강한 수요와 제조업자들의 공급 부족이 맞물리면서 자동차 딜러들의 수익이 급증하고 있다"고 말했다.
지난봄 코로나19 감염자와 사망자가 급증하자 자동차 회사들은 3월 말~5월 중순 북미 전역의 공장을 폐쇄했다.
공장 가동이 중단되고 매출 회복세가 더딜 것으로 예상했기 때문에 자동차 업체들은 반도체, 엔진, 변속기, 터치스크린, 여타 자동차와 트럭의 부품을 소량으로 주문했다.
동시에 소비자들은 집에 틀어박혀 노트북, 스마트폰, 게임기를 사들이기 시작했다. 이로 인해 이러한 기기를 만드는 회사들로부터 칩 수요가 증가했다. 자동차 회사들이 공장을 재가동했을 때, 이미 칩은 부족했다.
포드자동차의 경우 반도체 칩 부족으로 인해 몇몇 북미 공장에서의 생산 속도를 늦추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기사제공=뉴스1(시애틀N 제휴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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