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연구팀 "독감백신 접종자, 코로나 감염돼도 중증 가능성 줄어"
- 21-07-14
독감백신 접종자, 미접종자 그룹으로 나눠 비교 분석
미접종자, 중환자실 입원 최대 20%·응급실 최대 58% 높아
미국에서 인플루엔자(독감) 예방 접종을 받은 사람들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에 감염된 후에도 심각한 응급 치료를 받거나 중증 합병증을 겪을 가능성이 줄어들 수 있다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연구팀은 이번 연구결과가 백신 접종이 부족한 국가에서 코로나19로 인한 사람들의 사망 및 위중증률을 줄이는데 도움이 되길 바란다고 전했다.
영국 가디언은 지난 12일(현지시간) 미국 마이애미대학교 밀러 의과대학 연구팀이 독감 백신이 코로나19 환자들에게 중요한 보호효과를 제공할 수 있다는 연구결과를 '제31차 유럽 임상미생물학 및 감염질환학회(ECCMID)'에 제출했다고 전했다.
연구팀은 트라이넷엑스(TriNetX)에 등록된 코로나19 환자 약 7만5000명을 대상으로 독감 백신의 효과를 분석했다. 트라이넷엑스는 전자의무기록을 바탕으로 익명으로 환자들의 데이터를 수집한 데이터베이스다.
연구팀은 미국, 영국, 독일, 이탈리아, 이스라엘 및 싱가포르 등에서 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기 전 약 2주에서 6개월 전에 독감 백신 접종을 받은 3만7377명과 독감 예방 접종을 받지 않은 3만7377명으로 두 집단을 나눴다.
또한 연구팀은 집단별로 환자들이 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은 지 120일 이내에 나타난 패혈증, 뇌졸중, 심부정맥 혈전증(DVT), 급성호흡곤란 등 코로나19와 관련된 합병증 15가지의 발생률과 중환자실 입원 및 사망 등을 비교했다.
분석 결과 독감 백신 접종을 받지 않은 사람들은 백신 접종 그룹보다 중환자실에 입원할 가능성이 최대 20% 더 높았다. 또한 독감 백신 미접종자들은 코로나19로 응급실을 방문할 확률이 최대 58%나 높았으며 패혈증 발병률이 최대 45%, 뇌졸중 및 DVT 발병 가능성 모두 각각 최대 58%, 40% 더 높았다. 다만 두 집단 간 사망 가능성은 유의미한 차이를 보이지 않았다.
독감 백신 접종으로 코로나19 환자들의 증상 악화를 줄이는 원인에 대해서는 아직 정확히 알려지지 않았다. 다만 연구팀은 인플루엔자 백신 접종으로 선천적인 면역체계 활성화에 영향을 준 것으로 추측했다.
데빈더 싱 미국 마이애미대학교 의과대학 교수는 "독감 백신과 코로나19 환자의 낮은 이환율 사이의 연관성을 관찰할 수 있었다"며 "이번 연구가 전향적 무작위 임상시험에서 검증된다면 전 세계적으로 코로나19에 대한 부담을 줄이는데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또한 "독감 예방 주사가 코로나19 백신이 부족한 국가에서 보호를 강화하는 데 도움이 될 수 있다"면서도 "다만 인플루엔자 백신이 코로나19 백신을 대체할 수 있는 것은 아니며 가능하면 모든 사람이 코로나19 백신을 맞길 바란다"고 덧붙였다.
이와 관련 최천웅 강동경희대 호흡기 내과 교수는 "독감 백신이 코로나19 자체의 감염을 예방하거나 진행을 막아주는 것은 아닌 것 같다"고 말했다.
이어 "가능성을 본다면 코로나19 감염으로 기관지 등의 부위에 방어력이 떨어져 다른 합병증이 진행될 수 있는데 그런 부분에 대한 예방에는 도움이 될 수도 있을 것 같다"고 설명했다.
기사제공=뉴스1(시애틀N 제휴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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