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무도 못오는 결혼식 됐다"…한국 예비 부부들 '4단계 격상' 울분
- 21-07-09
12일부터 2주간 적용…직계가족만 식 참석 가능
"결혼 하지 말라는 말" "식장 비용 그대로 나가"
"마스크 쓰고 단체사진 찍는 모습이 너무 싫어서 백신 기대하며 결혼식 미뤘는데, 이제는 그조차도 부러워해야 할 상황이 됐습니다. 아무도 오지 못하는 결혼식이 돼버렸습니다."
정부가 사회적 거리두기 4단계 시행 방침을 밝히자 결혼을 코앞에 둔 예비 신랑신부들이 답답한 심경을 쏟아냈다.
결혼식 준비 기간 들었던 혹시나 했던 걱정은 현실이 됐고, 일부는 밀려드는 절망감에 분노를 표출했다.
오는 17일 예식을 앞둔 A씨는 자신의 블로그에 "왜 방역수칙 잘 지키고 백신까지 맞은 내가 피해를 봐야 하는가"라며 울분을 토했다.
A씨는 "아무런 대책 없이 3단계를 넘어 4단계를 내뱉는 어처구니 없는 탁상행정에 어이를 상실했다"며 "50명도 아닌 친족 친척도 포함 안 되는 직계가족만 식이 가능하다는데, '평생에 한번'이란 말이 정말 너무나 싫은 단어가 돼 버렸다"고 속상해했다.
백신을 기대하고 결혼식을 1년여 미뤘다는 A씨는 "마스크를 쓰고 단체사진을 찍는 모습이 너무나 싫었는데, 이제는 그조차도 부러워하는 상황이 됐다"며 "들고 있는 숟가락도 빼앗긴 심정이다. 기슴이 미어진다"고 심경을 표현했다.
마찬가지로 오는 17일 결혼식을 앞뒀다고 밝힌 B씨는 "잠이 안온다. 친족이 친척이 아닌 가족들만이라는 것을 오늘 알았다. 욕나온다"고 토로했다.
같은날 예식을 잡은 C씨도 "청첩장 많이 뿌려서 연락은 계속 오고, 걱정과 위로의 말을 많이 듣는데 걱정이 걱정처럼 안들리고 정말 X같다"며 "1월에 한 번 연기했는데, 이쯤되면 진짜 결혼을 하지 말라고 온 우주가 막는 기분"이라고 심정을 밝혔다.
다음달 결혼 예정인 C씨는 "마스크 쓴 하객이라도 오길 바라는 거 공감한다"며 "예식 보증인원 때문에 돈은 돈대로 나가고…. 왜 결혼식장만 이렇게 구는지 짜증"이라고 공감을 표했다.
정부는 오는 12일부터 2주일 동안 수도권에 새로운 거리두기 4단계를 적용하기로 했다. 이에 따라 12일부터 사적모임이 사실상 금지되고 결혼식과 장례식도 친족만 참석할 수 있다.
기사제공=뉴스1(시애틀N 제휴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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