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수도권 거리두기 '최후의 단계' 카드 꺼내든 정부…"수용성은 고민"
- 21-07-09
퇴근 후엔 사실상 통금…접종자 인센티브도 제외
방역 피로감에 지친 국민 공감대·자발적 참여에 성패
국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진자 발생이 9일 0시 기준 또 최다 기록을 경신하면서 사흘 연속 1000명대 확진자 발생이 이어지고 있다.
이같은 상황에 방역당국은 이번 4차 대유행의 중심에 있는 수도권에 한해 '사회적 거리두기 4단계'라는 강력한 방역 카드를 꺼내 들었다. 백신 접종 인센티브도 제외하면서 사실상 '4단계+α'에 해당한다.
다만 이같이 강력한 방역 조치는 국민의 사회적 수용성도 따라줘야 효과를 볼 수 있어 이에 대한 대책도 필요한 상황이다.
9일 질병관리청 중앙방역대책본부에 따르면 이날 0시 기준 신규 확진자는 1316명(지역발생 1236명)으로 전날 최다 기록인 1275명을 하루만에 뛰어넘었다.
방역당국과 전문가들은 지금 이 상태가 지속되면 최악의 경우 하루 2000명도 넘어설 수 있다고 보고 있다.
중앙방역대책본부가 민간 전문가와 합동으로 분석한 수학적 모델링 분석한 결과에 따르면 지난 3차 유행 당시 가장 감염재생산지수가 높았던 11월 4일부터 24일까지 1.71을 적용하면 신규 확진자 규모는 2140명까지 치솟았다. 감염재생산지수는 확진자 1명이 다른 확진자를 얼마나 만들어내는지 계량화한 수치로 1 이상이면 확산이 늘어난다는 의미다.
이같은 상황에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는 이날 수도권 지역의 거리두기를 4단계로 격상한다고 발표했다. 오는 12일부터 2주간 적용한다.
아직 수도권 지역발생 주평균 확진자는 740.9명으로 거리두기 4단계 기준(수도권 주평균 1000명 이상)에 미치지 못하지만, 서울 지역만 보면 서울 주평균 410명으로 4단계 기준(서울 389명)을 넘어섰다. 경기와 인천은 아직 4단계 기준에 한참 못 미치지만 서울과 하나의 생활권이어서 서울만 4단계로 가기에는 실효성이 떨어진다는 점을 반영한 것으로 해석된다.
거리두기 4단계에서 사적 모임은 오후 6시 이전에는 4명까지, 6시 이후부터는 2명까지만 가능하다. 사실상 퇴근 후 외출 금지의 의미다. 직계가족이라도 같은 공간에서 함께 사는 동거가족이 아닌 이상 모임 제한 예외도 인정하지 않는다. 백신 접종자를 사적모임 인원 제한에서 예외로 하기로 인센티브 적용도 더이상 효력이 없다.
결혼식·장례식장은 친족끼리만 가능하다. 종교행사도 비대면으로만 실시해야 한다. 학교도 원격 수업으로 전환되고 유흥시설은 집합금지 조치가 내려져 영업이 중단된다.
기존 오후 10시까지 영업이 제한됐던 식당·카페 이외에도 일반 다중이용시설인 마트와 영화관, 독서실 등도 오후 10시 영업제한 적용을 받게된다.
다만 이미 장기간 사회적 거리두기로 인해 자영업자 등의 경제적 피해가 심각해, 국민들이 강력한 방역지침을 제대로 따를 수 있을지 우려의 목소리가 나온다.
정부가 강력한 방역 지침을 내놓더라도, 이를 실행하는 국민들이 제대로 따라주지 않으면 방역 효과가 제대로 나지 않을 수 있다.
정부는 지난 7일 공포된 손실보상법에 따라 집합금지 또는 영업제한 조치를 받은 다중이용시설에 대해 손실을 보상한다는 방침이지만, 자영업자들이 요구하는 '소급적용' 조항은 빠졌다.
정재훈 가천대 의대 예방의학과 교수는 8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거리두기 4단계 조치는 정말 강력한 조치다. 대부분의 자영업자가 큰 타격을 입게 된다"며 "국가를 위해 희생한 국민들에게 보답을 하지 않으면 시민들에게 자발적 참여를 바랄 수 없다"고 우려했다.
손영래 보건복지부 중앙사고수습본부 사회전략반장은 이날 정례브리핑에서 "이번 거리두기 4단계 조치로 인해 발생하는 손실도 손실보상법 범위에 들어간다"며 "향후 3개월간 시행규칙을 만드는 과정에서 중소벤처기업부가 검토 후 세부안을 만들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권덕철 중대본 1차장(복지부 장관)은 "전국민 70% 예방 접종 전 마지막 고비가 찾아왔다. 이를 헤쳐나가기 위해서는 국민 모두의 협력과 동참이 무엇보다 중요하다"며 "2주간 유행을 억제한다면 우리 사회는 일상 회복으로 나아갈 수 있다. 불편하고 힘들겠지만 정부와 우리 사회를 믿고 모두 힘을 내달라"고 호소했다.
기사제공=뉴스1(시애틀N 제휴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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