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HO "델타 변이 104개국 확산…섣부른 규제 완화 안돼"
- 21-07-08
WHO "강력한 조치 유지해야…여태 쌓아온 것 한순간에 잃지 마라"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델타 변이가 전 세계 100여개국에서 확산하는 상황에서 일부 국가들이 방역지침 완화 움직임을 보여 국제사회의 우려가 커지고 있다.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7일(현지시간) 세계보건기구(WHO)는 코로나19 규제완화를 검토하는 국가들을 향해 섣부른 일상 복귀로 전 세계가 엄중한 대가를 치르게 될 수 있다고 경고했다.
코로나19 백신 접종이 가속화되는 가운데 많은 나라들이 식당과 상점, 스포츠 경기장 문을 속속 다시 열고 있다. 영국과 프랑스, 독일 등 유럽 국가들은 델타 변이 확산에도 아랑곳 않고 그간의 방역 규제를 해제한다는 계획이다.
마이클 라이언 WHO 긴급대응팀장은 이런 국가들을 향해 "여러분들이 지금까지 얻어온 이익들을 한순간에 잃지 않기를 바란다"며 코로나19 재확산을 막기 위해서는 이전처럼 강력한 조치를 취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그의 발언은 영국이 코로나19와 관련된 대부분의 규제를 2주 내 해제하겠다고 발표한 가운데 나왔다.
영국 정부는 지난 7일 자국 내 하루 확진자 수가 3만명을 넘었음에도 오는 19일로 예정된 사회적 거리두기와 마스크 의무 착용 등의 규제 해제에는 변함이 없을 것이란 입장이다. 백신 접종 덕에 사망자 수가 낮게 유지된다는 이유에서다. 보리스 존슨 총리는 이날 영국의 신규 사망자 수는 33명으로, 지난 1월의 30분의 1 수준이라는 점을 강조했다.
프랑스의 경우 델타 변이가 빠르게 확산되고 있던 남서부 지역의 봉쇄 조치를 지난 6일 이미 해제했다. 오는 9일부터는 예정대로 나이트클럽의 재개장을 허용할 예정이다. 이미 프랑스는 지난달 9일부터 카페와 술집, 식당의 영업을 완전히 허용했다.
이뿐 아니라 독일에서도 인도·네팔·포르투갈·러시아·영국에서 입국하는 방문객들에 대한 격리를 완화했으며, 7일간 신규 확진자 수가 200명 이하로 유지된 나라들에 대한 여행 제한을 풀기 시작했다. 독일 정부는 자국 내 백신 1차 접종률이 60%에 육박하면서 오는 8월 사회·경제적 제한 조치를 모두 해제한다는 목표를 갖고 있다.
캐나다도 5일 미국 입·출국 방문자들에 대한 제한을 완화하기로 결정했다. 캐나다 정부는 앞으로 몇 주 안에 국경을 완전히 개방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아시아에서는 싱가포르가 오는 12일부터 식당 내 5명까지 취식을 허용하는 등 1단계 규제 완화 조치를 예정대로 실시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WHO에 따르면 델타 변이는 현재 전 세계 104개국에서 무섭게 확산하고 있다.
인도에서 작년 말 처음 출현한 델타 변이는 현재 미국의 지배종인 영국발 알파 변이보다 감염력이 60% 정도 더 높은 것으로 알려졌다. 이미 알파 변이도 중국 우한에서 처음 발견된 기존 코로나바이러스보다 전염력이 70% 높은 '슈퍼 전파 바이러스'였다는 점을 감안하면 벌써 전염력이 상당히 높아진 것이다.
백신의 효과도 떨어지는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특히 국민 절반 이상인 57%가 화이자 백신으로 접종을 완료한 이스라엘에서 델타 변이 확산 이후인 지난달 백신의 예방효과가 64%로 떨어진 것으로 나타나면서다.
이런 상황에서 섣부른 규제 완화는 여태까지 시행한 방역 조치를 모두 수포로 만들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된다.
테워드로스 아드하놈 거브러여수스 WHO 사무총장은 "아직 전세계는 전례없는 유행병의 위험한 지점에 서 있다"며 "그럼에도 백신 접종률이 높은 일부 국가들이 코로나19가 종식된 것처럼 규제 완화를 검토하고 있는데 이는 위험한 상황을 초래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전문가들은 각 국가 당 80%의 인구가 백신을 접종해야 델타 변이의 확산을 막을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그러나 이는 백신 접종에서 앞서고 있는 나라들에서조차 달성하기 어려운 목표라는 견해가 지배적이다.
한편 코로나19가 처음 발생한지 18개월 만에 관련 사망자는 400만명을 넘어섰다. 테드로스 사무총장은 "코로나19 관련 사망자가 400만명이 넘어서며 비극적인 이정표를 넘어섰다"고 밝혔다.
기사제공=뉴스1(시애틀N 제휴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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