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대급 위협 '델타 변이''…11월 '집단면역' 목표 앞당겨질까
- 21-06-26
해외선 이미 우점종…2차 접종하면 예방 가능, AZ 간격 단축 '만지작'
"접종 속도, 결국 백신 수급에 달려"…정부 "집단면역 최대한 앞당기겠다"
전파력과 위중증 전환율이 높은 코로나19 델타 변이(인도발 변이) 바이러스가 빠르게 확산하면서 세계 각국 보건당국의 긴장감이 높아지고 있다.
영국을 비롯한 일부 국가에선 벌써 우점종으로 자리잡은 상태다. 우리나라에서도 델타 변이주는 지난 4월 처음 발견된 지 불과 두 달여만에, 여러 변이주 중 10%에 근접한 비율을 차지한 상황이다.
당국은 1~2차 접종완료시 충분히 예방이 가능하다는 입장이다. 하지만 얼마나 빨리 예방할 것인지가 중요해진 만큼, 정부는 전국민 70% 접종완료 목표 시점을 당초 11월보다 최대한 앞당기는데 총력을 다할 예정이다.
◇델타 변이, 해외선 이미 우점종…국내도 불안감 확산
영국과 미국은 이미 델타 변이 바이러스가 자국내 확산의 우점종으로 자리잡고 있다. 영국은 6월 8일 국제 인플루엔자 정보공유기구 등록 기준으로 그 비중이 98.9% 프랑스는 85.9%, 미국은 67.8%이다.
우리나라는 전체 감염자 중 델타 변이주 감염 사례가 1.9%로 아직 상대적으로 낮은 수준이다. 하지만 확산 속도가 매우 빠르다.
중앙방역대책본부에 따르면 유전자 분석을 통해 확인된 국내 델타 변이 감염 사례는 누적 190명을 기록했다. 전체 변이주 가운데 8.5% 비율이다. 델타 변이주는 국내서 지난 4월 처음 확인됐는데 두달여만에 10% 근처까지 비중이 커진 것이다.
해외유입 사례에서만 발생하고 있는 것이 아닌 지역내 전파가 더 큰 문제로 부각된다. 국내서 △인천남동구 가족/학교 집단사례 △전남 함평군 의원 등 집단감염 사례 3건에서 델타 변이 확진자가 나타났고, 산발적 접촉 사례도 발생하고 있다.
190명과 역학적 연관성이 있는 확진자는 66명으로 총 256명의 델타 변이주 감염자가 발생했다.
◇2차 접종 마치면 예방 가능…정부 'AZ 백신 접종간격 단축' 만지작
방역당국은 국내서 주력으로 사용하고 있는 아스트라제네카(AZ)·화이자 백신으로도 델타 변이 확산은 충분히 막을 수 있다는 입장이다.
영국의 퍼블릭 헬스 잉글랜드 연구 결과에 따르면, 화이자와 AZ 백신은 1차 접종후 3주가 지났을 때 델타 변이주 예방효과율이 각 33.2%, 32.9%였다. 2차 접종을 완료한 후에는 화이자 백신 87.9%, AZ 백신은 59.8%로 크게 올랐다. 화이자 백신의 효과가 더 크지만, AZ 백신도 독감 백신(40~60%) 이상의 방어력을 보였다.
따라서 델타 변이주 확산을 막기 위해 11~12주에 달하는 AZ 백신의 1~2차 접종간격을 최대한 줄여야 한다는 목소리가 크다. 보통 코로나19 백신 1차 접종 후 면역력이 감소하는 시점은 4주 뒤쯤으로 알려져 있다. 화이자 백신의 1~2차 접종 간격이 4주로 AZ 백신에 비해 훨씬 짧다.
이러한 상황에서 정부는 AZ백신 접종 간격 단축을 검토, 논의하겠다는 입장이다. AZ 백신는 당초 국내서 이 간격을 4~12주로 허가받았다. 하지만 질병관리청 예방접종전문위원회는 앞서 접종 간격이 길 수록 예방효과가 크다는 연구결과를 토대로 8~12주 간격 접종을 권고했으나 현재는 백신 물량 부족에 따라 11~12주를 적용하고 있는 상황이다.
김기남 코로나19 예방접종대응추진단 접종기획반장은 25일 정례브리핑에서 "아스트라제네카 백신의 접종간격을 실제 8~12주 범위내에선 탄력적으로 운영할 수 있는 여지가 있다"며 "관련 부분에 대해선 추후 AZ 백신 공급상황과 접종간격 조정 필요성에 대해 별도로 논의해 나갈 예정"이라고 밝혔다.
◇접종일정, 백신 공급에 달려…정부 "최대한 앞당기겠다"
사실상 접종 속도는 얼마나 빨리 백신 공급이 이뤄지느냐에 달려있는 상황이다. 앞선 국내 사례에서 백신 공급량에 비해 접종 수요가 상당히 많다는 점을 확인한 바 있다.
이를테면 정부가 이 달 60~74세가 맞는 AZ 백신 중 잔여량을 예비명단 등으로 접종할 수 있게 하자, 각 위탁의료기관에는 전화가 빗발칠 정도로 접종 수요가 많았다.
예비군·민방위 대원 대상의 얀센 백신 예약도 온라인상에서 이른바 '광클(빛의 속도로 마우스를 클릭한다는 의미)'로 일정보다 조기 마감됐다.
이에 60~74세 AZ백신 접종이 시작되기 전 국내 1차 접종률은 7%대에 머물렀으나, 5월27일 접종이 시작되면서 빠르게 증가해 접종 완료일인 6월19일에는 29.3%로 치솟았다.
부작용 등의 우려보다 국민들의 코로나19 종식 바람이 더 크게 작용했다는 해석이다.
천은미 이대목동병원 호흡기내과 교수는 "우리나라는 백신 수급만 원활히 되면 접종 열기가 높은 나라"라며 "언제 맞을 수 있다고 계획만 돼도 안심하고 접종을 실시할 것이지만 문제는 백신 수급"이라고 밝혔다.
다만 정부는 일각에서 제기된 2차 접종완료를 9월까지로 앞당기겠다는 계획은 검토한 바 없다는 입장이다.
개별 제약사와의 백신 공급 일정이 비밀 계약을 통해 진행되고, 구체적인 공급은 월별 단위로 정해지고 있어 방역당국 입장에서는 당장 접종 계획을 크게 앞당기기가 쉽지 않다는 해석이다.
방역당국 관계자는 "9월 백신 공급 및 접종일정이 확정되지 않은 상황에서 9월 2차 접종까지 완료한다는 계획은 검토한 바 없다"고 밝혔다.
대신 백신 수급에 차질이 없도록 하면서 백신별 특성을 반영해 최대한 접종일정을 앞당기겠다는 의중은 나온다.
김기남 코로나19 예방접종대응추진단 접종기획반장은 "9월까지는 전 국민 70%인 3600만명까지 1차 접종 완료, 11월까지 전 국민 70% 2차 접종 완료를 목표로 하고 있다"면서 "11월 집단면역 목표를 최대한 앞당길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기사제공=뉴스1(시애틀N 제휴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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