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믿을 건 백신뿐'…대유행 조짐 '델타' 변이 확신에 각국 빨간불
- 21-06-24
델타 변이 확산에 2번 접종 '박차'·부스터샷까지
전문가들 "마스크 착용과 거리 두기 유지도 중요"
델타 변이와 델타 플러스의 출현으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팬데믹이 새 국면을 맞은 가운데, 각국이 백신 접종 속도를 높이기 위해 총력 대응에 나섰다. 전문가들은 감염이 계속되는 한 거듭되는 신종 변이의 출현을 막을 수 없는 만큼 팬데믹이 종식될 때까지 마스크 착용과 거리 두기를 유지하면서 백신 접종을 서둘러야 한다고 조언했다.
24일 국제인플루엔자정보공유기구(GISAID)와 세계보건기구(WHO), 외신 보도를 종합하면 인도에서 출현한 델타 변이는 현재 최소 92개국에서 확산 중이다. 델타 변이보다 전염력이 더 강한 것으로 알려진 델타 플러스 변이도 벌써 인도를 넘어 미국 영국 포르투갈 스위스 일본 폴란드 네팔 러시아 중국 등 10개국에서 발병 사실이 보고됐다.
◇"백신이 중증 진행·사망 늦추는 건 분명": '아스트라제네카의 나라' 영국과 화이자·모더나·얀센을 보유한 미국, 최초의 코로나19 백신 스푸트니크V를 개발한 러시아도 델타 변이를 피해가지 못하면서 변이주에 대한 백신 효과를 두고 의구심도 제기된다.
그러나 영국 정부는 자체 통계를 분석한 결과 백신 1회 접종 시 델타 변이 예방율은 33%에 그치지만, 2차 주사까지 맞을 경우 예방율이 81%까지 올라가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밝혔다. 영국은 백신을 1회 이상 맞은 성인 인구가 전체 80%, 2회까지 마친 비중은 50%를 상회하는데, 현재 델타 변이 확산율은 전체 신규 확진자 중 98%로 추정돼 델타 변이와 백신의 관계를 분석하는 데 적합한 데이터가 상대적으로 많다.
전문가들은 백신이 감염 자체를 막지 못하더라도, 적어도 중증 진행과 사망을 막을 중요한 '방패'가 될 수 있다고 입을 모은다.
남미 최대 백신 접종국 칠레의 미겔 아옌데 칠레대 분자생물학 교수는 현지 라디오방송(DUNA)에 출연해 "백신이 감염을 다 잡지 못하더라도 사망과 중증 진행을 예방할수 있다"며 "다른 코로나19 관련 규제는 차치하더라도 △백신 접종과 △마스크 착용 △거리 두기 만큼은 강력하게 실시해야 한다"고 말했다.
뉴욕타임스(NYT)에 따르면 사스키아 포페스쿠 조지 메이슨대 감염병학 교수는 "백신을 맞은 사람들에게 백신을 믿으라고 조언하고 싶다. 전염이 계속되는 한 신종 변이는 계속 발생한다는 것을 알아야 한다"면서 지역적·국가적·전 세계적 백신 접종 필요성을 강조했다.
EFE 통신에 따르면 매리 램제이 영국 공중보건국(PHE) 백신 담당 국장은 "백신을 맞으면 델타는 물론 델타 플러스로 알려진 변이에도 효과가 있을 것으로 확신한다"면서 "백신은 중증 진행을 예방한다"고 했다.
◇경각심 높이고 백신 접종 속도·부스터샷 카드도: 각국은 백신 접종 속도 높이기에 주력하고 있다.
영국은 이달 말로 예정했던 규제 완화를 한 달 뒤로 미루고, 그 사이에 아직 백신을 맞지 않은 인구까지 최대한 많은 국민의 2차 접종을 완료하기 위해 고군분투하고 있다.
백신접종률 1위의 이스라엘도 최근 다시 마스크 착용과 거리 두기를 재개함과 동시에, 백신을 맞지 않은 12~15세 아동·청소년 접종을 적극 권고하고 나섰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지난 18일 "델타 변이로 인한 피해가 일부 지역에서는 상당할 수 있다. 최근 다소 지연되고 있는 백신 접종을 서둘러야 한다"고 주문했다. NYT에 따르면 미국은 현재 12세 이상 인구의 45%가 백신을 2차까지 접종했는데, 최근 들어 속도가 더디다. 이에 접종을 주저하는 인구를 설득하는 한편, 접종가능인구를 늘리기 위해 임신부도 주사를 맞을 수 있을지 알아보는 임상에 돌입했다.
델타 변이 감염율이 99%로 추정되는 러시아도 비상이다. 러시아는 전체 인구 1억4500만여 명 중 백신 접종자가 1800만 명에 불과할 만큼 접종률이 낮다. 이에 러시아 당국은 델타 변이로 인한 폭발적 감염과 사망자 증가를 우려하고 나섰다. 모스크바타임스에 따르면 타티아나 골리코바 러시아 보건 부총리는 "현재 전국에서 폭발적인 확산이 이뤄지고 있다"면서 "방역 수칙을 준수하고 백신 접종을 서둘러 달라"고 촉구했다.
인구 60%가 백신 접종을 마쳤지만 여전히 하루 2000명대의 신규 확진자가 발생 중인 칠레는 부스터샷(3차 접종) 카드를 만지작거리고 있다. 칠레는 특히 접종된 백신의 90% 이상이 중국 시노백 제품인데, 확진세를 잡지 못하면서 서방 백신으로 눈길을 돌리고 있다.
미겔 아옌데 칠레대 분자생물학 교수는 "인근 페루와 아르헨티나에 델타 변이 감염자가 나온 걸 보면 칠레도 아직 진단이 안 됐을 뿐 이미 델타 변이가 퍼지고 있을 것"이라면서 "백신 접종이 중요한데, 시노백이 아닌 다른 백신으로 3차 접종을 하는 안을 검토할 수 있다"고 제안했다.
백신 접종 만큼 중요한 건 마스크 착용과 거리 두기 등 방역 수칙을 준수하는 것이다. 프랑스와 독일, 노르웨이 등 유럽 국가들은 최근 백신 접종률과 반비례해 낮아지는 시민들의 경각심을 끌어올리기 위해 당국이 팔을 걷어붙였다.
전일 벤트 회이야 노르웨이 보건장관은 "다음 달이면 변이 바이러스가 노르웨이 지배종이 될 수 있다"며 국민들의 관심을 촉구했다. 가브리엘 아탈 프랑스 정부 대변인은 "지난주 델타 변이 감염율이 2~4%였는데 이번주 9~10%로 올랐다"면서 특히 위험성이 높은 국가들로부터의 해외 유입 가능성을 지적하고 주의를 당부했다.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는 전일 연방 하원(Bundestag)에 출석해 "전반적인 국내 감염 수치는 괜찮은데, 델타 변이 감염건이 늘고 있다. 그간 잘 대응해왔는데 델타 변이 확산 속 나라를 위험에 빠뜨려선 안 된다. 팬데믹은 아직 끝나지 않았다"면서 방역 수칙 강화 필요성을 시사했다.
기사제공=뉴스1(시애틀N 제휴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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