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인사건 벌어지고 있어요" 신고에도 늑장 출동해 끝내 숨져
- 21-06-19
호텔방서 남자친구에 폭행당한 여성 끝내 숨져
켄트 경찰이 살인사건이 벌어지고 있는 가운데 사건 신고가 접수됐지만 늑장 출동하면서 희생자가 끝내 숨져 말썽을 빚고 있다.
지난 14일 켄트의 한 호텔방에서 30대 여인이 남자친구에게 폭행당하며 내지르는 비명을 듣고 호텔 경비원이 911에 두 차례 신고했지만 경찰이 52분이나 늑장 출동하는 바람에 결국 숨을 거둔 것으로 나타났다.
킹 카운티 검찰은 에임버 키이스(33) 여인의 남자친구인 아번 주민 필립 조나탄 로페즈(36)를 2급살해 혐의로 체포해 켄트의 말렝 지역구치소에 구금했다고 밝혔다. 그의 보석금은 300만달러로 책정됐다.
검찰은 키이스 여인이 얼굴과 몸 여러 곳에 타박상을 입었으며 목이 졸려 목구멍에 출혈 흔적이 있었다고 밝혔다. 그녀의 1차 혈액검사 결과 히로뽕 등 다양한 마약 성분이 검출됐다고 검찰은 덧붙였다.
사건이 발생한 라마다 인의 경비원은 14일 아침 214호 실에서 여성의 숨 넘어가는 비명을 듣고 10시56분 911에 “누군가가 살해당하고 있다”고 신고했고, 경찰이 출동하지 않자 30분 후 다시 911에 전화해 “방안에서 어떤 남자가 여자를 직사하게 폭행하고 있으니 빨리 경찰을 보내 달라”고 요청했다.
여성의 비명과 울음소리를 들은 다른 객실 투숙객들이 경비원과 함께 호텔 매스터 키를 이용해 214호실 문을 열려고 노력했으나 안쪽에서 쇠고리 빗장이 걸려있어 들어갈 수 없었다고 검찰은 밝혔다.
경찰과 응급 구조원들이 11시 48분경 도착했지만 바닥에 쓰러져 있던 키이스 여인은 약 20분 후 숨을 거뒀다. 경찰은 로페즈의 얼굴과 침대 시트, 방바닥과 벽에 핏자국이 있었고 매트리스 밑에서 권총과 현찰 3만달러 및 히로뽕과 헤로인 등 싯가 6,000달러 상당의 각종 마약을 압수했다고 밝혔다.
로버트 홀리스 켄트경찰국장은 호텔 경비원의 911 신고 내용은 “뜨내기들의 가정폭력 소란”으로 돼 있었다며 이런 신고는 통상적으로 출동 우선순위가 늦춰진다고 말했다. 그는 경비원이 신고했던 무렵 경찰국에 총기 자살사건 관련 911 신고가 접수돼 경찰관들이 그쪽으로 출동했다고 덧붙였다. 로페즈는 전과자여서 총기를 소유할 수 없는데다 2020년 불법 마약거래의 중범혐의로 기소된 뒤 아직 재판이 끝나지 않은 상태이다. 그는 말렝 구치소 안에서 만난 다른 전과범과 헤로인을 안경다리 안에 넣어 구치소 안으로 밀반입하려고 모의했다가 이들의 전화를 도청한 경찰에 의해 체포됐었다.
검찰에 따르면 올 들어 지금까지 킹 카운티에서 기소된 살인사건은 총 25건이며 그중 5건이 가정폭력과 관련된 것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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