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쁜 인플레 시대…암호화폐, 금이 아니라 구리 대안"
- 21-06-02
골드만 "비트코인, 금처럼 안전 아니라 구리 같은 위험"
"공급 부족의 나쁜 인플레 헤지 하려면 원자재가 최선"
물가 상승의 파고를 피해야 하는 인플레이션 시대에 암호화폐는 금이 아니라 구리의 대안이라고 골드만삭스가 진단했다.
골드만삭스의 제프리 쿠리 원자재 리서치 본부장은 1일(현지시간) CNBC방송의 '스쿼크박스 유럽'에 출연해 투자자들이 인플레이션을 헤지(회피)하려는 수단을 찾을 때 암호화폐가 금을 대체할 것이라고 봐서는 안된다고 말했다.
쿠리 본부장은 "비트코인과 구리의 상관 혹은 위험투자 심리와 비트코인의 상관을 보면 거래역사 10년의 비트코인은 확실히 리스크-온(risk-on, 위험) 자산"이라고 평가했다. 그러면서 비트코인과 구리는 "위험한(risk-on)" 인플레이션 헤지이고 금은 상대적으로 "안전한(risk-off)" 인플레 헤지라고 그는 지적했다.
지난달 중순 구리는 사상 최고를 경신했다가 이후 급락했지만 지난주 다시 반등세를 나타냈다. 쿠리 본부장은 "좋은 인플레와 나쁜 인플레가 있다"고 설명했다.
쿠리 본부장 설명에 따르면 좋은 인플레는 수요가 당기기 때문에 비트코인, 구리, 원유가 모두 헤지가 된다. 하지만 금이 헤지하는 것은 나쁜 인플레이며 이 경우 반도체와 원자재 같은 공급이 제약을 받고 이 때는 금이 나쁜 인플레를 헤지할 수 있다고 쿠리 본부장은 설명했다.
골드만삭스는 이날 투자보고서를 통해 투자자들이 잠재적 경기하락에서 재산을 지키고 싶다면 여전히 원자재가 최선의 인플레 헤지라고 평가했다.
쿠리 본부장이 이끄는 골드만 원자재 리서치팀은 주가가 기업실적과 성장 기대감을 상회했고 주식은 "예상된 인플레"의 좋은 헤지라고 평가했다. 하지만, 인플레 기대가 중앙은행들의 금리인상을 압박할 정도로 임박한 이상 주식은 인플레 헤지에 유용한 수단이 더 이상 되지 않는다고 보고서는 지적했다.
보고서는 "원자재가 기대성장에 의존하지 않고 현재의 공급 수준과 상대적 수요 수준에 따르는 현물 자산"이라며 "결과적으로 원자재는 예상하지 못한 단기적 인플레를 헤지한다. 비즈니스 사이클의 후반에서 총수요 수준이 공급을 앞설 때 단기적으로 예상하지 못한 인플레가 발생한다"고 설명했다.
세계 경제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위기에서 서서히 회복하기 시작하면서 인플레이션이 오르고 있다. 전세계 중앙은행들은 전대 미문의 초완화적 통화정책을 펼쳤다. 그리고 백신 접종으로 억눌렸던 수요가 폭발하고, 다방면에서 공급을 압도하며 인플레이션 압박이 커졌다.
그간 금과 암호화폐는 인플레 헤지 수단으로 같은 위상을 가진 것으로 여겨졌다. 암호화폐는 이른바 디지털 금으로 불리며 오히려 금을 대체하는 자산이 될 것이라는 전망에 힘이 실렸다.
하지만 최근 금과 비트코인은 서로 다른 길을 향하고 있다. 금은 4월 이후 거의 200달러 올라 4개월 만에 최고 수준이다. 달러 약세와 기대 인플레 상승에 따른 금 수요가 늘었다.
반면 암호화폐는 극심한 변동성으로 출렁이고 있다. 대표적 암호화폐 비트코인은 올 들어 25% 넘게 올랐지만 지난 3개월만 보면 25% 이상 내렸다.
기사제공=뉴스1(시애틀N 제휴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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