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림픽 무사히 치를 수 있을까…佛 국정마비 우려에 공항 파업까지
- 24-07-09
마크롱, 연정 구성 하더라도 최소 몇 주 걸려
공항 노조, 17일부터 파업 선언…18일부터 본격 입국 시작
프랑스 총선에서 좌파와 중도파가 극우의 집권을 막는 데는 성공했지만 모든 세력이 과반 의석을 차지하지 못하며 '헝(hung) 의회'를 구성하게 됐다.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과 갈등을 빚어온 좌파가 제1당을 차지하며 파리올림픽을 3주 앞두고 정치적 혼란이 가중한 가운데 공항 노동자들마저 파업을 예고해 올림픽 관련 불확실성이 커지는 모양새다.
8일(현지시간) 외신을 종합하면 지난 7일 치러진 총선 결선투표에서 좌파 연합인 신민중전선(NFP)이 하원 의석 577석 중 182석을 차지했다.
마크롱 대통령이 속한 중도 르네상스 중심의 범여권(앙상블)은 163석으로 2위, 1차 투표에서 득표율 1위였던 극우 국민연합(RN)은 143석으로 3위에 머물렀다.
우선 의회가 좌파, 중도파, 우파의 세 개의 큰 집단으로 분열된 만큼 당장은 연합을 구성하긴 어려울 전망이다. 또한 제1당인 NFP의 극좌파가 마크롱 대통령과 대립각을 세워온 점, RN을 막기 위해 색이 다른 당들이 연합했기 때문에 NFP 내부에서도 이견이 있다는 점 등으로 의회는 교착 상태에 빠질 것으로 관측된다.
AFP는 "선거 결과에 따라 연립정부를 구성해야 하지만 각 진영 간 입장 차이가 크다"며 "마크롱 대통령은 극좌와는 함께 할 수 없다는 입장"이라고 보도했다.
컨설팅 기업 테네오의 안토니오 바로소 부국장은 블룸버그통신에 "의회가 분열된 것뿐만 아니라 정당 자체도 분열돼 있다"고 설명했다.
스위스 미라보 그룹의 수석 자산 전문가인 존 플라사드는 블룸버그에 "프랑스의 의회가 3개 블록으로 나뉜 정치적 교착 상태의 시나리오는 최악의 시나리오 중 하나"라고 평가했다.
가브리엘 아탈 총리는 총선 결과에 책임을 지겠다면서 사의를 표했다. 마크롱 대통령은 당분간 총리직을 유지해달라고 요청했으나, 좌파 연합에서는 아탈 총리를 대체할 후보를 지명하기 위해 발 빠르게 움직이고 있다.
NFP에 속한 '굴복하지않는프랑스(LFI)'의 장뤼크 멜랑숑 대표는 "대통령은 NFP에 국가 운영을 요청할 의무가 있다"며 정부 운영에 나서겠다고 밝혔다.
올림픽 안보 준비를 총괄한 제랄드 다르마냉 내무장관의 운명도 불투명하다. 다르마냉 장관은 RN이나 LFI가 정부를 구성한다면 즉시 사임할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프랑스 프랑슈콩테 대학의 역사 및 스포츠 교수인 폴 디에치는 AFP통신에 "주최자들이 가장 걱정하는 것은 비행, 범죄, 테러, 교통 상황 등"이라며 "내무장관이 가장 중요한 자리"라고 설명했다.
프랑스 국제라디오방송(RFI)도 "경찰 노조는 센 강에서 야외에서 진행될 예정인 개막식의 보안에 대해 우려를 표명했다"며 "이 임무는 내무부 장관의 담당하에 수만 명의 경찰과 보안군에게 맡겨질 것이며, 내무부 장관은 새 정부에서 바뀔 수도 있다"고 내무장관의 거취에 주목했다.
마크롱 대통령은 새 의회의 첫 번째 회기가 시작되는 18일까지 상황을 지켜볼 것으로 보인다. 가장 가능성이 큰 시나리오는 마크롱 대통령이 NFP의 사회당이나 녹색당과 연합하는 것이다.
시앙스포 대학의 헌법 전문가 멜로디 막-그루에트는 블룸버그에 "마크롱은 7월 18일에 국회가 소집될 때까지 심각한 협상을 기다릴 가능성이 크다"며 "멜랑숑의 NFP를 구성하는 정당들이 별도의 그룹을 형성할 가능성이 가장 높으며, 이는 마크롱이 사회당이나 녹색당과 거래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할 가능성이 있다"고 평가했다.
뉴욕타임스(NYT) 역시 "대통령에게는 두 가지 레드라인이 있다"며 "조르당 바르델라가 총리가 되기를 바랐던 극우 RN과 함께하는 것과, 멜랑숑의 극좌 LFI 함께 통치하는 것"이라고 보도했다.
이어 "그는 사회당과 녹색당을 포함한 온건 좌파와 주류 보수주의자들이 연합에 참여하도록 설득하려고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마크롱 대통령이 연정을 시도하더라도 최소 몇 주는 걸릴 예정이다. 26일 시작되는 2024 파리올림픽에도 먹구름이 드리울 수밖에 없다.
막-그루에트는 "그는 의회의 각 그룹과 만나서 그들과 가장 작은 공통 분모를 찾아 정부를 구성하려고 노력할 것"이라며 "적어도 몇 주는 걸린다"고 전했다.
이처럼 올림픽을 둘러싼 우려가 커지는 가운데 프랑스 공항도 파업 위기에 직면하며 혼란은 가중하고 있다.
프랑스 공공 부문 노동자를 대표하는 노조는 여름휴가 기간인 7월26일~8월11일 파리 올림픽 기간 노동에 추가 임금이나 지원을 요구하며 17일부터 파업을 선언했다.
파리 샤를 드골 공항과 오를리 공항은 올림픽을 위해 입국하는 방문객의 주요 관문이다. 선수와 스태프, 관광객 등 매일 최대 3만5000명이 이용할 것으로 예상된다. 특히 선수촌이 개방되는 18일부터 카약, 자전거 등 장비를 처리할 수 있는 임시 대형 수하물 터미널이 샤를 드골 공항에 새로 설치되면서 참가 선수들도 대거 도착할 계획이다.
기사제공=뉴스1(시애틀N 제휴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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