佛총선, 좌파연합 극우 집권 막으며 1위…과반 의석 없는 '헝의회'
- 24-07-08
네 번째 동거정부 탄생…말랑숑 "마크롱, NFP에 통치 맡겨야"
프랑스 총선에서 좌파 연합인 신민중전선(NFP)이 의회 제1당을 차지했다. 유럽 내 극우 바람을 타고 집권을 노렸던 극우 정당 국민연합(RN)의 바람은 실패로 끝났다.
CNN에 따르면, 프랑스 내무부는 7일 열린 프랑스 총선 결선투표 결과를 발표했다. NFP가 182석을 차지했으며 에마뉘엘 마크롱 대통령이 이끄는 중도 연합이 163석, RN과 연대세력이 143석으로 그 뒤를 이었다.
이는 여론조사기관들이 발표한 출구조사와 같은 결과다. 앞서 '오피니언웨이'는 전체 하원 의석 577석 중 좌파 연합이 180~201석, 범여권 155~175석, RN이 135~155석을 차지할 것으로 예상했으며 IFOP도 좌파 연합이 180∼215석, 범여권이 150∼180석, RN이 120∼150석으로 전망했다.
이번 총선은 지난달 유럽의회 선거에서 극우 정당이 득세하자 마크롱 대통령이 의회를 해산하고 조기 총선을 실시하겠다고 밝히면서 실시됐다. 이에 RN이 유럽의회 선거 결과를 이어받아 집권할 수 있을지 관심이 쏠렸다.
RN과 연대세력은 지난달 30일 치러진 1차 투표에선 33.2%를 득표해 1위에 오르면서 집권 가능성을 보였다. 그러나 선거 결과에 놀란 NFP와 범여권이 후보 단일화에 나서면서 RN과 연대세력의 집권을 막았다.
NFP의 한 축인 굴복하지않는프랑스(LFI)의 장 뤽 멜랑숑 대표는 파리 스탈린그라드 광장에 모인 지지자들 앞에서 이날 발표된 총선 결과에 대해 "압도적인 다수의 국민에게 큰 안도감을 가져다 뒀다"며 "우리 국민은 최악의 시나리오를 거부했다"고 말했다.
축구 국가대표 주장 킬리안 음바페, 유명 팝가수 아야 나카무라 등 유명 인사들도 극우 정당의 집권을 막기 위해 투표를 독려, 이번 결선투표의 투표율은 66.63%로 지난달 30일 치러진 1차 투표의 투표율(65.5%)보다 높게 집계됐다.
다만 총선 결과 과반 의석을 차지한 정당이 나타나지 않으면서 '헝(hung) 의회'를 구성하게 됐다. 또한 NFP가 1당을 차지하면서 대통령과 총리가 다른 '동거 정부'가 탄생할 것으로 보인다.
프랑스에서 동거정부를 구성한 경우는 △중도 우파 성향의 자크 시라크 대통령과 사회당의 리오넬 조스팽 총리(1997~2002년) △사회당 출신 프랑수아 미테랑 대통령과 중도 우파 성향인 에두아르 발라뒤르 총리(1986~1988) △프랑수아 미테랑 대통령과 중도 우파인 자크 시라크 총리(1993~1995년) 등 세 차례였다.
프랑스에선 대통령이 의회 다수당의 지지를 받는 인물을 총리로 임명하는 것이 관례다. 그러나 동거정부가 구성되면 대통령이 원하는 인물을 총리로 앉히기 어렵다. 또한 의회가 정부 정책에 거부권을 행사할 수도 있어 정부의 국정동력이 떨어진다.
멜랑숑 대표는 이날 지지자들에게 "마크롱 대통령이 NFP에 통치를 맡길 의무가 있다"고 강조하기도 했다.
좌파연합 측으로부터 사퇴 요구를 받은 가브리엘 아탈 총리는 "오늘 밤 내가 대표했던 정당은 과반수를 확보하지 못했다"며 "내일 아침 대통령에게 사직서를 제출할 것"이라며 사의를 표명했다.
CNN은 이번 총선 결과에 대해 프랑스에선 의회가 마비되면서 정치적 불확실성이 더 커질 것으로 보인다고 전망했다.
기사제공=뉴스1(시애틀N 제휴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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