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앙칼럼-최인근 목사] 다수가 이기는 세상
- 24-07-07
최인근 목사(시애틀 빌립보장로교회 담임)
다수가 이기는 세상
지금 대한민국에서는 여소야대 정국으로 국회가 국민을 위해 존재하는지, 아니면 국민이 국회를 위해 존재하는지, 헷갈리는 시대를 살아가고 있습니다.
언제나 그렇듯 역사는 이렇게 다수가 이기는 형국을 만들어 왔습니다. 이것은 비단 대한민국 국회에만 존재하는 문제는 아닙니다. 너무나도 신선한 교회에서도 마찬가지입니다.
목사를 청빙하고 내보내는 일 역시 다수의 교인들이 만들어냅니다. 바로 여기에 엄청만 폐단과 문제가 발생합니다. 다수가 언제나 옳은 것은 아닙니다.
더군다나 이민교회에서는 가족이 많아 그 많은 수가 다수를 이루고 그것이 옳지 못한 결정을 할 때가 있음을 보게 됩니다. 장로나 권사를 선택하는 문제나 목사를 청빙하는 문제에 특별히 이 같은 폐단이 발생하게 됩니다.
하나님은 이 같은 다수를 좋아하지 않으십니다. 하나님의 나라는 사람의 수에 의해 만들어지는 곳이 아니기 때문입니다. 한 번은 250여명의 고라 자손들이 당을 짓고 일어나 모세를 반역한 사건이 있었습니다. “모세와 아론, 너희들만 이스라엘의 지도자냐? 우리들도 너희들만 못지 않으니 우리들에게도 지도권을 주어라. 왜 모든 일을 너희 형제만 다 해먹느냐?”는 것이었습니다.
모세는 실로 황당했고 할 말이 없었습니다. 자신은 다만 하나님께서 하라고 하시니 순종하고 있을 뿐이었습니다. 하지만 모세가 어떻게 할 새도 없이 하나님께서 친히 일어나시고 그 같은 반역자들의 모든 가족들과 그들에게 속한 모든 재산들을 한 곳에 모이게 하시고 한 순간에 그들이 서 있는 땅이 갈라지게 하셔서 그들이 사라지게 하셨습니다(민수기 6장). 다수가 이기는 세상이 되지 않게 하시기 위한 극약처방이었던 것입니다.
창세기 6장은 그 놀라운 노아의 홍수가 왜 일어났는지 설명해주는 귀한 자료가 됩니다. 당시 사람들은 모두가 하나님을 등지고 그들의 눈에 좋을 대로 인생을 살아가고 있었습니다. 오직 한 사람 노아만이 변함없이 하나님을 섬기고 하나님의 길을 따르고 있을 뿐이었습니다. 다수로 말하면 인류 역사상 가장 대비가 되는 다수였습니다. 지상에서 단 한 사람 노아만 빼고 모두가 그랬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하나님은 그들의 다수를 염두에 두지 않았습니다. 그들의 집단적인 타락과 배신을 결코 그냥 두지 않았기 때문입니다. 마침내 하나님은 노아에게 방주를 짓도록 지시하셨습니다. 그것도 잣나무로 길이가 135m, 넓이가 22.5m. 높이가 13.5m나 되는 거대한 배를 말입니다. 노아는 단 한 번도 이렇게 큰 배를 본적도 없었고 더군다나 만들어 본 적도 없었습니다. 하지만 노아는 산에서 이 엄청난 작업을 시작하였습니다.
얼마나 많은 사람들이 이렇게 어리석은 짓을 하고 있는 노아를 비웃었겠습니까? 그들과 같은 방식으로 살지 않고 고고하게 잘난 척 하며 하나님만 따라가는 노아를 그들은 얼마나 무시하며 욕을 하였겠습니까? 절대 다수인 그들과 함께 하지 못하는 고지식하기만 한 노아를 그들은 끊임없이 욕하고 비웃었을 것입니다.
하지만 하나님은 그들의 다수를 보시지 않았습니다. 오직 한 사람 노아만 보셨습니다. 그리하여 노아가 하나님께서 시키시는 대로 바보처럼 묵묵히 만들었던 그 배가 완성되었을 때 비로소 노아의 여덟 식구와 암수 짐승들 한 쌍씩을 그 배에 다 태우신 후 꿈에도 상상하지 못했던 비를 내리셨습니다. 무려 40일 동안 말입니다.
결국 절대 다수의 그 많은 사람들은 상상을 초월한 그 홍수에 잠기고 말았습니다. 바보처럼 외롭게 방주를 만들었던 노아의 가족만이 구원을 받았습니다. 인간의 다수가 얼마나 하나님 앞에서 허망한 존재였던 가를 말해주는 역사적 사건입니다. 사람은 누구나 숨을 쉬며 살아갑니다. 하지만 물에 잠기게 되면 숨을 쉴 수가 없습니다. 스스로 숨을 쉬며 생명을 유지한다고 생각하면 그것은 착각입니다. 그러므로 인생을 살아갈 때 다수의 힘을 믿고 경거망동하면 안되는 것입니다. 사람의 호흡이 바로 전능하신 하나님의 손에 달려 있기 때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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