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민주 사퇴 요구 거세자 바이든 측 "언론 과잉 보도 탓"
- 24-07-03
TV토론 졸전 후 지지율 격차 벌어지자, "언론이 지나치게 부풀려"
도겟 하원의원 "분위기 반전 기대했지만 실망" 공개 사퇴 요구
지난달 27일(현지시간) 미국 대선 첫 TV토론에서 완패하며 사퇴 위기에 몰린 조 바이든 대통령의 민주당 캠프가 언론에 노골적으로 불만을 표출하고 나섰다.
미 정치전문매체 더힐의 2일 보도에 따르면, 바이든 선거 캠프의 매니저인 쿠엔틴 포크스는 "언론이 지나치게 부풀리고 있다"며 "우리는 방어적인 자세만 취하진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바이든은 지난달 TV토론에서 상대방인 공화당 후보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을 상대로 졸전을 면치 못했다는 평가를 받아왔다.
특히 그에게 우호적인 뉴욕타임스(NYT)나 워싱턴포스트(WP)마저 바이든의 사퇴를 압박하는 내용의 기사를 잇따라 게재하는 등 연일 관련 소식을 전하고 있다.
이를 두고 바이든 선거 캠프가 후보자의 지지율 하락이 TV토론 결과를 지나치게 부풀려 보도하기 때문이라고 언론으로 화살을 돌린 것이다.
CNN이 여론조사기관 SSRS에 의뢰해 TV토론 직후인 지난달 28~30일 성인 1274명(등록유권자 1045명 포함)을 대상으로 조사해 2일 발표한 여론 조사에 따르면, 바이든 대통령은 트럼프 전 대통령과의 양자 대결에서 43%를 얻는 데 그쳐 트럼프 전 대통령(49%)과의 지지율 격차가 6%포인트(p) 차이로 벌어졌다.
TV토론 이틀 전인 지난달 25일 뉴욕타임스가 발표한 여론조사는 두 후보의 지지율이 46% 동률을 이루는 등 바이든은 3월 의회 국정연설, 5월 말 트럼프 전 대통령의 성 추문 입막음 돈 사건 유죄 평결 등으로 트럼프와의 격차를 좁혀오던 중이었다.
이런 가운데 로이드 도겟 하원의원(텍사스)은 현직 민주당 의원 중 처음으로 바이든에게 공개적으로 사퇴를 촉구하고 나섰다.
로이터 보도에 따르면 도겟 의원은 성명을 통해 "TV토론이 바이든 대통령은 여론조사에서 트럼프 전 대통령에 뒤져 있는데, TV토론이 분위기를 반전할 모멘텀이 되기를 바랐다"며 "하지만 그렇지 못했다"라고 실망감을 드러냈다.
이와 관련해 더힐은 "(바이든 선거캠프가) 비판을 피하기 위해 익숙한 적인 뉴스 미디어에 눈을 돌렸다"라고 짚었다.
이어 "토론이 진행된 때부터 언론에 대한 비판이 시작됐다"라며 "일부에서는 상대 후보인 공화당의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의 반복되는 거짓 주장에 대해 CNN 진행자인 제이크 태퍼와 데이나 배쉬가 사실 확인을 제대로 하지 않았다고 비판했다"고 전했다.
이와 관련해 태퍼는 자신이 진행하는 프로그램에서 "대통령이 토론회에서 보여준 모습을 일회성 사건으로 치부하려는 것은 정직하지 못하다"라고 반박했다.
민주당은 TV토론 결과를 부정적으로 평가하면서 연일 사퇴 여부를 둘러싼 소식을 전하는 언론에 강하게 불만을 표출하고 있다.
민주당 한 관계자는 더힐에 "언론은 홍보전에 있어서 명백한 적"이라고 말했다.
또 다른 민주당 관계자는 "TV토론 참패의 책임이 언론에 있는 것은 아니다"라면서도, "미디어에 의한 증폭으로 상황이 더욱 악화하긴 했다"라고 불만을 표출했다.
이 인사는 이어 "바이든은 재임 기간 언론과 대체로 좋은 관계를 유지해 왔지만 민주당 예비 선거 경선 과정에서 언론에 대해 '약간의 무례함'을 느꼈다"라며 "바이든은 그것을 결코 잊지 않고 있다"라고 말했다.
커뮤니케이션 전문가들은 민주당의 이같은 언론과의 적대적 관계가 위험하다고 경고한다.
케이시 마이어스 버지니아공대 커뮤니케이션학과 교수는 "언론과 대립하는 모습은 바이든과 민주당의 입지가 약해졌다는 것을 의미한다"라며 "편향된 시각에 기반한 비판에 언론은 잘 반응하지 않는다"라고 말했다.
공화당 측 선거 전략가 수잔 델 퍼시오는 "패배하고 있는 선거 캠프는 언론에 적대적인 접근 방식을 취하는 경우가 많다"라며 "딱히 할 전략이 없을 때 하는 일"이라고 비판했다.
그러면서도 백악관과 바이든 캠프가 여전히 주요 언론 매체와 협력할 의향이 있다는 몇 가지 징후가 있다고 더힐은 분석했다.
오는 9월 12일 예정인 두 번째 대선 TV토론을 개최하는 ABC 방송사가 바이든 대통령이 연휴 주말에 방영될 앵커 조지 스테파노풀로스와의 일대일 인터뷰를 진행한다고 발표한 점을 대표적인 예로 꼽았다.
마크 콘란드 포드햄대학 법학 및 윤리학 교수는 "바이든이 남은 선거 기간 동안 언론과의 대립을 이슈화하는 데 시간을 보낸다면 그다지 효과적이지 않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기사제공=뉴스1(시애틀N 제휴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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