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빚이 1년 새 10배로'…인터넷 대출 늪에 빠진 중국 청년들
- 24-07-02
인터넷 대출 '돌려막기'하다 빚 늘어난 청년층 사례 늘어
"대출 문턱 낮고 한도 높아 젊은층 접근 쉬워"
생활비, 등록금 마련을 위해 소액의 인터넷 대출을 이용하던 중국의 청년들이 눈덩이처럼 불어난 빚에 빠졌다고 중국 법치일보 등 현지 언론이 2일 보도했다.
올해 25세로 대학을 졸업한 지 약 2년이 된 저장성 출신의 린팡은 대학교 재학 시절 한 달에 약 1200위안(약 23만원)을 생활비로 사용했다. 평소 생활하는 데 있어 이 돈은 충분했으나 옷, 화장품, 여행에 소비하기 위해 인터넷 대출 플랫폼의 문을 두드렸다.
처음에는 소액의 대출을 이용하던 린팡은 인터넷 대출을 상환하기 위해 또 다른 플랫폼의 대출 서비스를 찾는 '돌려막기'를 통해 빚이 늘어났다.
그는 "초반에는 이자도 높지 않고 월 단위로 상환하기 때문에 문제가 크지 않았다"며 "가족들에게 말할 수도 없는 상황인데 낯선 번호의 전화가 걸려 오며 불안감이 커지고 어떨 때는 하루에 12통 이상의 독촉 전화를 받는다"고 전했다.
2019년 발간된 '중국 젊은 층 소비자 부채 현황 보고서'에 따르면 중국 젊은 층 중 신용 상품 침투율은 86.6%에 달하고 있으며, 이 가운데 부채가 있는 젊은 층은 44.5%로 집계됐다. 젊은 층 절반 가까이가 '내일의 돈'을 끌어와 쓰고 있다.
장쑤성 출신의 장루이 역시 대학 재학 시절 전자제품 구매를 위해 5000위안(약 95만원)을 빌렸다. 그는 5000위안을 12회에 걸쳐 상환한 이후 추가로 3000위안을 빌리면서 부채가 점점 증가했다. 그는 1년 만에 9개의 인터넷 대출 플랫폼에서 돈을 빌렸는데 8000위안이던 빚이 8만여위안으로 불어났다.
산시성 출신의 장 봐 오는 취업 훈련 프로그램 등록을 위해 2만위안을 빌린 케이스다. 2만위안이라는 큰돈을 마련하지 못한 장 봐 오는 대출 앱을 다운로드해 2만위안을 빌렸다. 그러나 그는 자신이 한 달에 2000위안이 넘는 돈을 상환해야 한다는 사실에 대해서는 인식하지 못했다.
현지언론은 인터넷 대출이 전통적인 은행 대출 채널 대비 문턱이 낮고 대출 절차가 편리하며 시중 은행 대비 높은 대출 한도가 있어 젊은 층이 쉽게 접근할 수 있다고 지적하고 있다.
천펑 더허헝 법률사무서 변호사는 "일부 젊은이들이 인터넷 대출에서 빠져나오지 못하는 이유는 금융 지식과 법률 상식이 부족하기 때문"이라며 "여기에 빠지면 제때 갚지 못하는 악순환에 빠지기 쉽고 법적 분쟁과 신용위기로 몰릴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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