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폴리티코 "한국 젊은 남성 우경화, 미국 미래 미리보기"
- 24-07-02
전 세계적으로 성별 따른 당파 분열 심화
"美 인셀 테러리즘 존재…매우 우려"
한국 젊은 남성들의 우경화가 미국의 미래를 미리 보여주고 있다는 미국 매체의 진단이 나왔다.
1일(현지시간) 미국 정치전문매체 폴리티코는 '젊은 남성들이 한국에서 강경하게 우경화하고 있다. 미국 사회에 대한 미리보기가 될 수도 있다'는 제목의 기사에서 "한국은 시작에 불과하다. 전 세계적으로 젊은 여성들은 좌파로 기울고, 젊은 남성들은 우파를 받아들이고 있다"고 보도했다.
폴리티코는 우선 걸그룹 '르세라핌'의 멤버 허윤진을 두고 불거진 '페미니즘' 논란을 언급했다. 한 방송에서 허윤진의 가방이 공개됐는데, 가방 속에 있던 책 중 가와카미 미에코 작가의 '젖과 알'(Breasts and Eggs)이 페미니즘 작가의 책이라는 이유에서다.
폴리티코는 "방송이 방영된 직후 한국의 채팅 포럼은 전투 지역으로 전락했다. 인터넷 사용자들은 허윤진의 책을 맹렬히 분석했다"며 "페미니즘은 이미 수년 동안 한국에서 더러운 단어로 분류됐고, 허윤진은 페미니스트로 낙인찍혔다"고 전했다.
이어 매체는 젠더뿐만 아니라 각종 이슈에서 전 세계적으로 성별 간 격차가 벌어지고 있다고 짚었다. 폴리티코는 "미국에서 중국, 영국, 독일, 튀니지에 이르기까지 전 세계적으로 젠지(Gen Z·1997~2010년생) 세대가 정치적 노선에 따라 분열되며 성별 간 격차가 벌어지고 있다"며 "젊은 여성은 점점 더 좌파로 기울고, 젊은 남성은 우파로 이동하면서 젊은이들이 전체적으로 이전 세대보다 더 진보적이라는 기존의 통념을 깨고 있다"고 분석했다.
특히 미국에서는 2022년 중간선거에서 성별 간 당파 분열이 커지는 모습을 보였는데, 18~29세의 여성 유권자가 남성 유권자보다 훨씬 더 많이 민주당을 지지하며 성별에 따른 당파성이 심화하고 있다는 점을 방증했다.
폴리티코는 전 세계적인 추세에도 불구하고 이러한 성별 간 당파성이 가장 극명하게 드러나는 곳은 한국이라고 평가했다.
매체는 "한국에서 온라인 포럼은 데이트 폭력, 게임 산업, 체계적 성차별에 대한 전쟁터가 됐다"며 "그리고 2022년 대선에서 포퓰리스트 후보는 두 성별 간의 정치적 양극화를 조장해 자신에게 유리하게 만들었다"고 보도했다.
또 폴리티코는 이러한 성별 격차가 여성 폭력을 부를 수 있다고 우려했다. 매체는 "오늘날 인터넷상의 한국 남성들은 정부가 성평등을 증진하고, 성폭력과 가정폭력 피해자를 보호하며, 가족 친화적 정책을 지원하는 여성가족부를 철폐하는 것을 환호한다"며 "하지만 더욱 걱정스러운 것은 여성에 대한 폭력의 위협이 다가오고 있다는 것"이라고 적었다.
아울러 한국에서는 남성과 여성 모두에게 '분노'가 지배적인 감정으로 자리 잡고 있다는 게 폴리티코의 진단이다. 매체는 그 이유로 경기 침체, 치솟는 주택 가격, 소득 불평등 등을 언급했다.
결국 한국의 상황이 미국이 맞이할 암울한 미래라는 게 폴리티코의 경고다. 미국에서도 젊은 남성과 여성 사이에서 당파 간 격차가 벌어지고 있으며, 이미 정치인들은 성별을 적극적으로 활용하고 있다는 것. 또 한국과 마찬가지로 미국에서도 페미니즘을 부정적으로 바라보는 젊은 남성들이 늘어나고 있다고 폴리티코는 짚었다.
퀸시연구소 네이선 박 연구원은 "미국에는 이미 인셀 테러리즘이 존재한다"며 "나는 그것이 미국에서 점점 더 흔해지고 더 치명적일 수 있다는 것을 매우, 매우 우려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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