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리인하론 부상에 벤처투자 회복 기대감 '솔솔'…"딥테크·AI 수혜"

美 연준 연내 금리 인하 기대감↑…유럽·캐나다 등 곳곳서 인하 '스타트'

"금융권 벤처투자 기피 완화될 수도"…상장 VC 주가 반등 기대감 확대


미국의 기준금리 상승세가 둔화하고 하반기 금리 인하 가능성이 대두되면서 벤처투자 시장 회복세가 빨라질 수 있다는 기대감이 커졌다. 벤처투자 시장이 활기를 띨 경우 자금이 몰릴 것으로 예상되는 분야로는 딥테크, 인공지능(AI)과 '투자 혹한기'를 겪고 있는 바이오산업이 꼽힌다.

2일 기준 미국의 기준금리는 5.25~5.5%로 2001년 이후 최고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이는 지난해 7월 0.25%포인트(p) 오른 이후 약 1년간 등락 없이 유지 중이다.

 

고금리 기조 속 지난달 유럽중앙은행과 캐나다중앙은행이 기준금리를 0.25%p 인하하는 등 글로벌 중앙은행들 사이에서 금리 인하 움직임이 나타나고 있다. 시장에서는 올해 미국 연방준비제도의 기준금리 인하도 1~2차례 이뤄질 것으로 전망한다.

통상 기준금리가 내리면 벤처캐피탈과 같은 모험자본 투자 수요는 늘어난다. 이자수익이 줄어드는 만큼 수익률이 높은 벤처캐피탈의 투자 매력도가 올라가기 때문이다.

코로나19 팬데믹 당시 시장에 유동성을 공급하기 위해 각국이 저금리 기조를 펼치자, 벤처투자 시장에 자금이 흘러들었던 것과 같은 맥락이다.

 

반면 코로나19 엔데믹 이후 벤처투자 시장은 시장에 풀린 돈을 회수하기 위한 고금리 정책으로 혹한기를 맞았다.

고금리로 경직된 국내 벤처투자시장 상황은 벤처캐피탈 주가를 통해 엿볼 수 있다. 한국IR협의회에 따르면 국내 주식 시장에 상장한 20개 벤처캐피탈의 주가 흐름을 분석한 결과, 2022년 6월 1일 종가를 100으로 가정했을 때 지난달 상대 주가는 57까지 하락했다. 주요 원인으로는 '각국의 금리 인상'을 꼽았다.

비상장기업에 투자한 뒤 기업 가치를 높여 자금을 회수하거나 펀드 운용에 대한 대가로 금전을 취득하는 벤처캐피탈 입장에서는 투자한 기업의 가치가 고금리에 하락하자 주가에도 부정적인 영향을 미쳤다.

한국IR협의회는 "금리가 높아지면 투자자들이 더욱 안전한 자산을 선호하게 되면서 불확실성이 큰 비상장기업에 투자하려는 수요가 감소한다"며 "이는 벤처캐피탈의 영업수익지표(관리보수, 성과보수)에 부정적 영향을 미치며 장기적으로는 벤처캐피탈 기업 자체의 가치 하락으로 이어진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다행스럽게도 미국 연준, 영국중앙은행, 유럽중앙은행에서는 기준금리를 동결하거나 인하하는 추세로 바뀌고 있다"며 "특히 미국과 영국에서는 연내 추가 인하 기대감이 높다"고 말했다.

올해 1분기 국내 벤처투자 및 벤처펀드 결성 추이. © News1 양혜림 디자이너
올해 1분기 국내 벤처투자 및 벤처펀드 결성 추이. © News1 양혜림 디자이너


국내 벤처캐피탈 업계도 기대감을 드러내고 있다. 벤처캐피탈 업계 관계자는 "금리가 낮아지면 금융권에서도 벤처투자에 대한 위험을 감수하려는 움직임이 이전보다 관대해질 수 있다"며 "전반적으로 자금 경색 현상이 완화돼 낙수효과가 클 것"이라고 강조했다.

벤처투자가 활성화될 경우 투자 자금이 몰릴 수 있는 분야로는 딥테크, AI 등 현재 강세인 분야와 함께 최근 투자가 감소했던 바이오 분야의 활성화도 점쳐진다.

벤처캐피탈 업계 관계자는 "AI를 비롯한 딥테크 분야는 투자 심리가 얼어붙었을 때도 워낙 관심이 많아 기준금리 인하 이후에도 인기가 지속될 것"이라며 "당장 매출을 내기 어려운 의료기기, 유전자 분석 등 오랜 시간이 필요한 업종도 수혜 분야"라고 전망했다.

또 다른 업계 관계자는 "금리 인하 시 바이오 분야가 가장 큰 혜택을 볼 수 있다"며 "기준 금리가 낮아질 경우 회수 시장도 활성화하는데 이는 자금 순환이 막혀 있는 바이오 시장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예상했다. 지난해 국내 바이오 분야 벤처투자 시장의 신규 투자액은 8844억 원으로 전년 1조 1058억 원 대비 20% 감소했다.

한편 중소벤처기업부가 공개한 올해 1분기 신규 벤처투자 규모는 1조 8787억 원, 펀드 결성액은 2조 3628억 원으로 각각 전년 동기 대비 6%, 42% 증가했다. 저금리 기조로 시중이 돈이 풀렸던 2021년, 2022년에 비교하면 여전히 적지만 회복세에 접어들고 있다는 평가다.

 

기사제공=뉴스1(시애틀N 제휴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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