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이든 교체해야' vs '교체하면 대선 끝'…美민주 당분간 내홍
- 24-07-01
'이대로 가면 필패' 주장 속 "바이든 물러나면 5급 허리케인"
세계 주요 언론들 견해 내놔…가디언 "민주당, 운전대 잡아야"
"바이든이 (대선후보에서) 물러난다면 '5급 허리케인'이 불 것입니다."
지난 6월 27일(현지시간) CNN 주최로 열린 첫 대선 TV토론회에서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민주당)이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공화당)에게 완전히 패했다는 평가가 나와 미국 민주당 안팎으로 '대선후보 교체론'이 대두되고 있는 가운데 이와 반대되는 '후보 유지론' 또한 만만치 않은 목소리가 있는 것으로 보인다.
30일 CNN은 민주당 고위 관계자를 인용해 위와 같이 전하면서 이 관계자가 "사람들은 그에 따른 엄청난 파괴력을 이해하지 못할 것"이라고 말했다고 밝혔다.
양측 주장이 이처럼 팽팽히 맞서면서 민주당은 당분간 후보 교체론과 유지론을 놓고 혼란이 있을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바이든 대통령은 이번 토론회를 통해 트럼프 전 대통령에게 다소 뒤지고 있는 대선 지지율을 반전시키려 했던 것으로 파악된다. 그러나 이 시도는 수포로 돌아갔다는 게 대체적인 평가다. TV토론은 '이미지 경쟁'에서 누가 승리했느냐로 판가름이 나는 경우가 많은데, 바이든 대통령은 90분 토론회 내내 쉰 목소리를 내면서 '연약한 모습'을 보여줬다.
반면 트럼프 전 대통령은 힘있게 토론회를 끌어가는 모습으로 대조를 이뤘다. 바이든 대통령은 이로써 자신이 갖고 있는 '고령 리스크'를 더 부각시키는 결과만을 안게 됐다.
이로 인해 민주당 안팎에서는 '지금이라도 후보를 교체해야 한다'는 '후보 교체론'이 힘을 얻는 분위기다. 바이든 대통령으로는 오는 11월 대선에서 희망이 없다는 게 이번 토론회를 통해 여실히 드러났다는 게 이유다.
그러나 반대 목소리도 만만치 않은 기류다. 바이든 대통령은 오는 8월 19일부터 22일까지 시카고에서 열리는 민주당 전당대회에서 '대선 공식 후보로 지명될 수 있는 대의원 수'를 충족한 후보다. 더구나 만약 그가 물러난다고 해도 '트럼프의 대항마'로 세울 인물이 적절치 않을 뿐더러 그 절차 또한 복잡하다.
여러 후보들이 다시 맞붙는 상황을 만들어 유권자들의 눈길을 끌 수 있지만 대선은 이미 4개월여 앞으로 다가온 상태다. 내전이 벌어지는 동안 트럼프 전 대통령은 세(勢)를 불릴 가능성이 매우 크고 민주당은 혼란만 거듭하다가 승기를 공화당에게 내어줄 확률이 상당하다는 것이다.
CNN에 따르면 민주당 의원들을 포함한 고위 관계자들을 비롯해 기부자 등 20여 명은 '바이든 대통령이 대선후보에서 물러난 후 나올 수 있는 거의 모든 시나리오'에 대해 "두려움을 느낀다"고 말했다. 대안에 대안만 내놓다가 대선이 끝날 것이라는 우려다.
이미 대체 후보군에 대한 이름도 나돌고 있고 만약 이 후보들이 맞붙게 된다면 그중에서도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이 초반 우위를 점할 것이라는 분석까지 나오지만 '해리스 부통령이 필승 후보냐'는 점에는 누구도 확답을 하지 못하는 상황이기도 하다.
한편 미국은 물론 세계 주요 언론들이 이번 사태에 대한 견해를 내놓고 있는 가운데 영국 진보주의 성향 일간지 가디언은 사설을 통해 바이든 대통령이 물러나야 한다는 편에 조심스럽게 힘을 싣는 모습을 보였다.
가디언은 특히 이 과정에서 '당의 역할'을 강조해 눈길을 끌었다. 신문은 "바이든과 가장 가까운 사람들은 그의 이익이 아니라 국가의 이익을 위해 조언해야 한다"며 "민주당은 스킬라와 카리브디스 사이(진퇴양난)에 갇혀 있다. 그들(민주당)의 선택이 무엇이든지간에 너무 늦기 전에 운전대를 잡아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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