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0세건강] '타는 듯한 가슴 통증' 검사했더니…역류성 식도염?

기침, 쉰 목소리, 만성 부비동염, 충치 등 비전형적인 증상 많아

식도 괄약근 약해지거나 임신·비만 등 원인…생활습관 개선 중요


"네? 심장병이 아니라 역류성 식도염이요?"

의사의 말을 들은 40대 남성 A 씨의 얼굴이 벌겋게 달아올랐다. 큰병이 아니라는 안도감도 들었지만 황당함이 컸기 때문이다.

 

A 씨가 병원을 찾은 건 몇 달 동안 이어진 가슴 통증 때문이었다. 쑤시고 쥐어짜는 듯하다가 때로는 가슴이 타들어 가는 것 같은 통증이 이어졌다.

심장에 병이 생긴 게 확실하다고 확신한 A 씨는 전국에서 심장질환을 잘 보기로 소문난 병원을 찾았다. 의사도 소문난 명의였다. 하지만 병명은 역류성 식도염. 의사는 "역류성 식도염을 심장질환으로 착각하고 병원에 오는 경우가 꽤 있다"며 황당해하는 A 씨를 달랬다.

역류성 식도염이라고 불리는 위식도 역류질환은 위산이나 위 속의 내용물이 식도로 역류해 일상생활에 지장을 주는 질환이다. 식초와 같이 강한 산성을 띠고 있는 위산은 위에 있으면 문제가 없지만 식도로 올라오게 되면 식도 점막을 자극해 염증을 일으킬 수 있다.  

문제는 위식도 역류질환의 증상이 단순한 속쓰림만 있는 것이 아니라는 점이다. 실제로 다른 곳에 병이 생긴 게 아닌지 착각이 들 정도의 증상들이 나타나곤 한다.

 

김연지 용인세브란스병원 소화기내과 교수는 "가슴쓰림, 산역류와 같은 증상이 나타나는데 경우에 따라서는 후두를 자극해 쉰 목소리가 나거나 목에 이물감, 기침과 같은 증상을 일으키기도 한다"며 "기침과 같은 비전형적인 증상은 속쓰림 같은 전형적 증상 없이도 단독으로 나타날 수 있기 때문에 정확한 진단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그뿐만 아니라 협심증으로 오인할 정도의 심한 흉통, 오심, 후두염, 만성부비동염, 충치 등의 증상을 보이기도 한다.

© News1 윤주희 디자이너
© News1 윤주희 디자이너


위식도 역류질환을 진단하기 위해 가장 먼저 고려하는 방법은 내시경이다.

내시경으로 위식도 접합부에 긁힌 상처와 같은 미란(피부, 점막의 표피가 박리되어 진피나 점막하조직이 노출된 것)이 관찰되는 경우를 미란성 역류 질환이라고 부른다.

반면 내시경으로는 점막 상처가 관찰되지 않지만 위산이 잦은 역류를 보이면서 증상이 동반되는 경우는 비미란성 역류 질환이라고 부른다.

김 교수는 "비미란성 역류 질환같이 내시경으로 진단이 애매한 경우에는 산을 측정하는 기계를 식도에 삽입한 뒤 24시간 이상 식도 산도를 측정하는 더욱 정밀한 검사를 시행할 수 있다"며 "역류 질환인지 애매하다면 속이 타고 아린 순간 제산제나 물을 마셔보고 그 증상이 빠르게 호전되는지 살펴본 뒤 병원을 방문하는 것이 좋다"고 말했다.

만약 위식도 역류질환으로 진단된다면 본인의 상황에 맞는 관리와 치료가 필요한데, 그 전에 위식도 역류질환이 왜 발생하는지를 알면 그에 맞는 치료법을 찾기 더욱 수월해진다.

김 교수는 "위식도 역류질환은 식도 괄약근의 힘이 약해져 위산이 역류하는 것이 원인이 될 수도 있고 식도나 위의 기능 저하, 임신이나 비만으로 복압이 상승할 경우 등이 원인이 될 수 있다"며 "여기에 과식, 폭식이나 야식을 즐겨 먹는 경우, 음주, 흡연, 탄산음료 등이 증상을 악화시킬 수 있다"고 말했다.

이 때문에 위식도 역류질환은 비만, 당뇨처럼 생활습관병으로 불리기도 한다.

김 교수는 "야식, 회식을 즐기는 건 불난 데 기름을 붓는 것과 마찬가지로 증상을 지속시킬 것"이라며 "이런 습관으로 체중까지 증가한다면 식습관 관리와 함께 복압을 줄이기 위한 체중 조절도 함께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러한 생활습관 개선과 함께 위산의 과한 분비를 조절해주는 위산억제제도 함께 사용하면 증상이 완화될 수 있다. 

김 교수는 "진단 후 한두 달 초기 약물 치료 기간이 필요하며 이후 증상 발생을 줄이기 위해 저용량 약제로 유지 치료법을 통해 불편함을 보완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생활습관 개선이 어려운 환자의 경우 치료 기간이 늘어나고 증상이 호전됐다가도 재발이 흔하게 일어날 수 있어 하부식도 조임근의 기능을 보강할 수 있는 시술이나 수술도 고려할 수 있다.

김 교수는 "시술과 수술이 모든 환자에게 효과가 있는 것은 아니기 때문에 약물 복용과 생활습관 개선을 통한 치료 관리가 더욱 중요하다"며 "위식도 역류질환은 같은 증상이라 하더라도 다양한 원인으로 증상이 잘 낫지 않고 오랫동안 지속될 수 있기 때문에 정확하게 진단하고 꾸준히 치료받아야 한다"고 조언했다.

 

기사제공=뉴스1(시애틀N 제휴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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