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0세건강] 음식 씹을 때 '딱딱' 소리…방치해선 안되는 이유
- 24-06-23
움직일 때만 증상 있다면 턱관절장애…이갈이 등 습관이 원인
무턱 등 얼굴 형태 변화 초래…시중 마우스피스 끼면 되레 악화
딱, 딱, 딱, 딱.
"너 턱 안 아파? 씹을 때마다 턱에서 소리가 나네?"
친구의 말에 머쓱한 듯 A 씨는 오른쪽 귀밑 턱을 만져본다. 친구의 말처럼 언젠가부터 A 씨는 음식을 씹을 때나 입을 크게 벌릴 때마다 턱에서 '딱딱' 소리가 났다. 하지만 특별한 통증이 없었기에 병원을 가본 적은 없었다.
문제는 최근 들어 주변 사람이 들을 정도로 이 소리가 커진 데다 이따금 통증도 나타나기 시작했다는 점이다. A 씨는 이참에 전문의를 찾아 턱에 무슨 일이 생긴 건지, 치료는 가능한 건지 알아보기로 마음먹었다.
하품을 하거나 음식물을 씹을 때마다 턱에서 '딱딱' 소리가 나고 입을 크게 벌리기 어려워하는 사람들이 있다. 바로 턱관절장애 환자들이다.
턱관절은 턱뼈(하악골)와 머리뼈(측두골) 사이에서 두 뼈를 연결하는 관절로, 턱관절 주변 조직에 염증이 생기거나 관절이 탈구돼 통증, 기능 이상이 생긴 상태를 턱관절장애라고 말한다.
이 턱관절장애는 어느 순간 갑자기 발생하는 건 아니다. 처음에는 입을 벌릴 때 옅은 통증이 나타나기 시작하다가 심해지면 입을 벌리거나 딱딱한 음식을 먹을 때 심한 통증을 느끼게 된다.
송승일 아주대병원 구강악안면외과 교수는 "턱관절장애가 발생하면 턱에서 소리가 나거나 입을 벌리기 어렵거나 통증이 생기게 되는데 이게 바로 턱관절장애의 3대 증상"이라며 "여기서 중요한 구분점은 이러한 증상들이 턱을 사용하거나 움직일 때 한정돼서 나타난다는 것"이라고 말했다.
가만히 있을 때 소리가 나거나 통증이 발생하면 턱관절장애가 아닐 확률이 높다는 것이다.
송 교수는 "'나는 턱을 다친 적도 없는데 왜 턱관절 장애가 생겼느냐'고 많이들 물어보는데 턱관절장애를 일으키는 이 과도한 힘은 외부에서 가해지는 외상인 경우는 드물다"면서 "습관에 의해 턱관절에 점진적으로 가해지는 미세한 힘들이 계속 축적되면서 위치나 형태에 변화가 생겨 나타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예를 들어 자면서 자신도 모르게 입을 꽉 물거나 이갈이를 하는 것도 턱관절장애를 일으키는 주요한 원인 중 하나다. 또 한쪽으로만 씹거나 단단한 음식을 즐겨 먹는 것, 턱을 괴는 것도 턱관절에 무리를 주는 악습관이다.
송 교수는 "이런 악습관이 계속 누적이 되면 비가역적인 변화를 초래할 수 있다는 걸 기억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실제로 턱관절장애는 무턱, 개교합, 안면비대칭 등 얼굴 형태에 변화까지 일으킬 수 있다.
송 교수는 "턱관절이 마모되거나 닳게 되면 턱이 점점 뒤쪽으로 들어가는 무턱 증상을 보이는 경우가 많다"며 "개교합이라고 해서 앞니가 닿지 않고 열리는 경우도 있고, 한쪽 관절이 닳아서 안면 비대칭이 생기기도 한다"고 말했다.
문제는 이미 얼굴 형태까지 변화가 생기는 경우 수술 등의 치료 없이는 원래대로 되돌리지 못한다는 점이다.
송 교수는 "턱에서 소리가 나거나, 아프거나 입을 잘 못 벌리는 환자에게는 턱관절장애 자체에 대한 치료를 하는데 부정교합이나 안면비대칭과 같은 비가역적인 변화까지 생겼다면 턱 교정 수술 등 2차 치료를 해야 한다"며 "그렇지 않으면 원래대로 되돌아가기 힘들다고 보면 된다"고 말했다.
턱관절장애 진단 초기에는 나쁜 습관을 고치는 것만으로도 치료 효과를 확인할 수 있다. 하지만 이후에도 통증과 증상이 계속된다면 보톡스 치료, 교합 안전장치 치료 등 비수술적인 치료를 시행한다.
다만 치료를 위해 사용하는 스플린트(마우스피스)를 병원 제작용이 아닌 시중에서 구입한다면 오히려 상태를 악화시킬 수 있어 각별히 주의해야 한다.
송 교수는 "시중에 파는 마우스피스는 물렁물렁해서 되레 입을 세게 '앙' 다물 수밖에 없게 한다"며 "반드시 단단한 것으로 맞춤 제작해 사용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턱관절장애는 치료를 통해 완치한다고 해서 다시는 생기지 않는 게 아니고 계속 조절하고 살아야 하는 만성질환"이라며 "치료는 반드시 치과에서 검증된 방법으로 받길 바란다"고 당부했다.
기사제공=뉴스1(시애틀N 제휴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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