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리스 해안경비대가 난민들 배밖으로 던져 죽였다"-BBC
- 24-06-20
3~4년간 해안경비대의 불법 행위로 43명 사망
BBC, 증언 토대로 한 다큐멘터리 및 기사로 폭로
그리스 해안 경비대가 고의로 난민들을 배 밖으로 던지거나 고장 난 고무보트에 강제로 태워 보내는 등 잔악한 불법 행위를 저질러 최근 3~4년간 총 43명이 사망했다고 지난 17일(현지시간) 영국 BBC가 폭로했다.
BBC에 따르면 그간 그리스 정부는 난민들을 강제로 튀르키예 쪽으로 다시 돌려보내고 있다는 의혹을 받아왔다. 이는 국제법상 명백히 불법이다. 하지만 이 조치로 몇 명이 사망했는지 정확히 탐사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분석에 따르면 이들 사망 사고는 2020년 5월~2023년 발생한 15건으로, 이로 인한 사망자는 43명에 달했다. 이 가운데는 해안 경비대가 고의로 바다에 던져 사망한 9명도 있었다. BBC는 현지 언론과 비정부기구, 튀르키예 해안 경비대의 증언 등을 조사했다. 총 4건은 목격자의 진술로도 뒷받침됐다.
가장 충격적인 이야기는 한 카메룬 남성이 한 것인데, 그는 2021년 9월에 그리스에 망명을 신청할 생각으로 사모스섬에 밀입국, 간신히 정박했는데 가면을 쓴 검은 옷의 경찰관 두 명과 사복 경찰 세 명에게 다른 카메룬 출신과 코트디부아르 출신인 이민자와 함께 붙잡혔다.
이들은 그리스 해안경비대 보트로 옮겨졌는데 해안경비대는 카메룬 출신 한 명을 다짜고짜 물에 던져버렸다. 그러자 코트디부아르 남자는 "살려 달라. 죽고 싶지 않다"고 빌었다. 하지만 그 역시 물에 던져져 한동안 손만 물 위에서 허우적거렸고 그 후 손까지도 물이 집어삼켰다.
증언한 카메룬 남성은 동물을 주먹으로 때리듯이 흠씬 구타당한 다음 다른 사람들처럼 물속으로 밀어 넣어졌다. 다행히 그는 해안으로 수영해 갈 수 있었지만 다른 두명은 튀르키예 해안에서 시신으로 발견됐다.
다른 소말리아 출신 남성도 2021년 3월에 키오스섬에 도착하자 해안 경비대에 넘겨져 등 뒤로 손이 묶인 채 바다로 던져졌다. 다행히 손이 풀려 그는 육지까지 헤엄칠 수 있었는데 일행 중 3명은 죽었다.
BBC는 자사가 조사한 사건 중 인명 손실이 가장 컸던 것이 고장 난 구명보트에 이주민들을 태워 죽게 만든 사건이라고 했다. 2022년 9월 85명의 난민을 태운 배가 그리스의 로도스섬 근처에서 모터가 끊어졌다. 이에 그리스 해안경비대에 도움을 요청했는데 해안경비대는 튀르키예로 가라며 밸브가 닫히지 않아 공기가 새는 구명보트에 이들을 옮겨 태웠다.
배는 즉시 가라앉기 시작해 난민들이 비명을 질렀지만 그리스 해안경비대는 이를 본체만체하고 가버렸다. 이 배에 탔던 남성은 "(물에 허우적대다가) 한 어린이가 가장 먼저 죽었는데, 그는 내 사촌의 아들이었다"면서 "그다음 아이들이 하나하나씩 죽었다. 그리고 사촌도 사라졌고 아침까지 7~8명의 아이가 죽었다"고 전했다. 그는 "내 아이들도 아침까지는 죽지 않았다. 튀르키예 해안경비대가 도착하기 바로 전"이라며 자녀의 죽음을 전했다.
그리스 법은 망명을 원하는 모든 이민자가 자국 섬에 자리한 특별 등록 센터에서 망명 신청을 할 수 있도록 허용하고 있다. 그러나 이주민 지원 단체인 ‘통합 구조 그룹’의 도움으로 BBC가 만난 이들은 이러한 센터에 가기도 전에 제복 차림도 아니고 복면을 쓴, 비밀 근무 중인 경찰들에게 체포됐다고 털어놨다.
BBC는 이러한 조사 결과를 그리스 해안 경비대 측에 전달했지만, 경비대 측은 “늘 탁월한 직업정신과 책임감, 인간 생명과 기본권에 대한 존중을 지니며 지치지 않고 근무한다”고 반박했다. 그러면서 “우리가 2015~2024년 기준 6161건의 해상 사건에서 난민·이주민 25만834명을 구조해 냈다는 점을 강조하고 싶다"고 덧붙였다고 BBC는 전했다.
기사제공=뉴스1(시애틀N 제휴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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