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서 돌연 상영 취소된 영화, 알고 보니 AI가 각본 썼다

'마지막 시나리오 작가' 초연 홍보에 반발·우려 쏟아져

영화관 "업계 광범위한 문제 우려에 상영 취소 결정"


영국 런던의 한 영화관에서 인공지능(AI)이 쓴 각본으로 제작된 영화가 비공식 상영될 예정이었으나 대중의 거센 반발에 부딪혀 취소됐다.

런던 소호에 있는 영화관 프린스 찰스 시네마는 챗지피티(ChatGPT)가 창작한 영화 '마지막 시나리오 작가(The Last Screenwriter)'를 세계 최초로 상영할 예정이었다.

 

19일(현지시간) BBC와 인디펜던트 등에 따르면 프린스 찰스 시네마는 "영화에 대한 고객들의 우려로 인해 더 이상 '마지막 시나리오 작가' 영화를 상영하지 않기로 했다"고 밝혔다.

작가 대신 인공지능을 사용하는 행위에 대한 대중의 반감과 우려가 확산되자 상영을 결국 포기한 것이다.

프린스 찰스 시네마는 지난 18일 오후 소셜미디어(SNS) 인스타그램 공식 계정에 성명을 게시하고 "의뢰인은 인공지능과 인공지능이 예술에 미치는 부정적인 영향에 관한 토론에 모두가 참여하길 희망하는 '영화 제작자의 실험'이라고 알려왔다"며 "영화의 내용이 이를 반영하기 때문에 우리는 상영을 수락했다"고 설명했다.

 

또한 "영화 상영을 홍보하고 지난 24시간 동안 많은 관객들이 작가 대신 인공지능을 사용하는 것에 대한 강한 우려를 나타내는 피드백을 줬다"며 "이는 업계 안에서 벌어질 수 있는 보다 광범위한 문제를 시사하는 것이었기에 상영을 더 이상 진행하기 않기로 결정했다"고 말했다.

이어 "이번 결정은 영화에 대한 열정과 우리가 하는 일을 지지하는 사람들의 의견을 경청하는 데 뿌리를 둔다"고 덧붙였다.

스위스 프로듀서이자 작가인 피터 루이시가 제작한 이 영화는 '인공지능이 전적으로 집필한 최초의 장편영화'라는 타이틀을 달고 홍보됐다.

영화는 '잭' 이라는 이름을 가진 유명 시나리오 작가가 인공지능 기술을 활용한 스크립스 작성 시스템을 만나면서 자신의 세계관이 흔들리는 것을 발견하는 이야기다.

처음에는 인공지능 기술에 회의적이었던 잭은 인공지능이 자신의 실력과 비슷하고 인간의 감정에 대한 공감과 이해도 뛰어나가는 사실을 깨닫는다.

제작 관계자들은 "인공지능이 장편 영화 전체를 집필할 수 있는지, 전문 팀이 제작한다면 영화가 얼마나 좋은 작품이 될수 있는지 알아보고 싶었다"고 전했다.

인공지능의 사용은 지난해 약 16만명이 소속된 미국 할리우드 배우·방송인 노동조합(SAG-AFTRA)이 권리 보호를 요구한 파업에서 핵심 쟁점으로 등장하기도 했다.

로이터 통신은 인공지능 프로그램이 생성하는 이미지와 목소리가 점점 실제와 구별이 어려워지면서 배우들의 일자리 위기와 권리 보호 문제가 점차 중요해지고 있다고 짚었다.

관련 문제는 영국 정부의 주요 관심사 가운데 하나로도 떠오르고 있다. 또한 인공지능 개발자가 저작물을 사용할 때 아티스트가 공정한 보상을 받을 수 있도록 제도적 기반을 마련하도록 촉구하는 움직임이 있다고 BBC는 전했다.

한편 지난 1964년 처음 문을 연 '프린스 찰스 시네마'는 영국 런던 웨스트엔드에서 남아있는 마지막 독립영화관이다.

 

기사제공=뉴스1(시애틀N 제휴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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