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 어린이 빈곤 위기에 키 줄고 비만·당뇨 증가"[통신One]

어린이 평균 키 줄어든 2013년 정부 긴축정책과 맞물려

"저소득 국가 특징 아동 영양부족·비만이 현재 영국에서 목격"


영국에서 높은 수준의 빈곤 위기가 계속되면서 어린이들의 평균 키가 줄어들고 초가공 식품과 같은 값싼 음식 섭취로 인해 어린이 비만 유병률은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19일(현지시간) 영국 싱크탱크 식품재단(Food Foundation)이 발표한 보고서에 따르면  영국에서는 지난 2002년부터 2013년까지 5세 어린이의 평균 키가 점진적으로 증가했지만 이후부터는 계속 줄어드는 역전 현상이 일어났다.

 

유전자와 민족성이 키에 영향을 미친다는 사실은 잘 알려져 있지만 영국에서는 개선이  가능한 환경적 요인이 간과되는 경우가 많다는 점이 지적된다.

보고서는 어린 나이에 관찰되는 평균 키의 변화는 영양 섭취·스트레스·감염·빈곤과 같은 환경적 요인에 의해 나타날 가능성이 높다고 설명한다.

특히 영국 어린이는 5세까지 다른 고소득 국가 어린이들보다 평균적으로 키가 작은 편인 것으로 나타났다. 또한 같은 연령대 기준 네덜란드 어린이는 영국 어린이보다 평균 키가 7cm 더 큰 것으로 파악됐다.
식품 재단의 연례 보고서인 '깨진 접시(Broken Plate)'의 분석에 따르면 영국에서 빈곤층에 속한 아동은 10~11세까지 빈곤하지 않은 아동보다 평균 키가 1.3㎝ 더 작았다.

 

영국 어린이의 평균 키에 대한 역전 현상이 나타난 2013년은 긴축 정책이 도입된 시기와 맞물려 있기 때문에 배경에 대한 설명이 가능하다고 보고서는 짚었다.

또한 지난 3년간 코로나19 팬데믹과 인플레이션으로 인한 생활비 위기는 이런 현상을 더욱 악화시켰을 가능성이 높다고 분석했다.

영국에서는 어린이 비만율도 지난 2006년 이후 무려 30%가 증가했다. 어린이 5명 가운데 1명 이상이 초등학교를 졸업할 때쯤이면 비만을 앓고 있을 정도로 ‘어린이 비만 유병률’은 영국이 우선적으로 해결해야 할 공중보건 문제가 됐다.

특히 아동 비만은 낙인효과와 따돌림에 이어 우울증으로 연결될 가능성이 높기 때문에 정신 건강에도 큰 영향을 미친다.

보고서는 아동 비만의 유병률이 빈곤층에서 발생하는 사례가 훨씬 높다고 지적한다.

역설적으로 들릴 수 있지만 저소득층 가정에서 포만감을 느끼기 위해 신선한 채소나 영양소가 잡힌 식단을 고려하기보다 값싼 고열량 식품에 의존하기 때문에 비만과 식량 불안이 공존하는 현상이 발생한다는 것이다.

문제를 개선하려면 사회적 불평등을 직접적으로 해결하고 저소득층 가정 어린이들이 건강하고 영양적으로 균형잡힌 식단을 먹을 수 있도록 도와야만 효과가 있을 것이라고 보고서는 지적한다.

25세 미만에 해당하는 어린이와 청소년, 젊은 성인이 제2형 당뇨병을 판정받는 비율도 지난 5년 동안 무려 22%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영국에서 청소년이 제2형 당뇨병을 판정 받은 사례는 지난 2000년이 처음이었다. 이후 2012~2013년과 2020~2021년 사이에 청소년 제2형 당뇨병 환자는 3배나 급증했다.

마이클 마르모트 유니버시티 칼리지 런던(UCL) 건강 형평성 연구소 소장이자 공중보건학 교수는 식품재단 연구진과의 인터뷰에서 "우리는 영양 부족과 비만의 조합이 저소득 또는 개발도상국의 특징이라고 생각해왔다"며 "하지만 2024년 영국에서 빈곤의 충격적 결과인 비만을 목격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한 세기가 넘는 역사를 통해 우리는 지속적인 건강 개선을 기대해 왔다"며 "하지만 지난 수십 년 동안 상황이 바뀌었고 건강 기대 수명은 감소했다. 간단히 말해, 인간의 기본적인 욕구가 충족되지 않고 있다"고 비판했다.

 

기사제공=뉴스1(시애틀N 제휴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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