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리스 섬에서 시신으로 발견되는 사람들…원인은 폭염 속 이것 고장

그리스의 섬에서 하이킹하던 관광객 여러 명이 시신으로 발견되고 있는데 이것이 폭염과 관련 있다는 분석이 나왔다. 폭염 속에 하이킹하면서 뇌로 가는 혈류가 감소해 판단력과 방향감각이 흐려지고 이 때문에 상황을 더 악화시켰을 것이라는 설명이다.

최근 영국의 유명 의학 칼럼니스트이자 방송인, 의학박사인 마이클 모슬리가 그리스 시미 섬에서 하이킹하다가 시신으로 발견됐다. 그런데 19일(현지시간) 미국 CNN 방송에 따르면 이 사건은 그 후 관광객 실종 사건의 서막에 불과했다.

 

그리스 전역이 연일 40도를 넘는 강력한 초여름 폭염을 겪고 있는 가운데 지난 15일 마트라키 섬에서는 미국인 관광객의 시신이 발견됐다. 앞서 11일에는 아모르고스섬에서 또 다른 미국인 관광객이 실종됐다. 시키노스 섬에서는 프랑스 여성 두 명이 산책하러 나갔다가 사라졌다.

정확한 사인은 시신을 면밀히 조사해야 하는 것이지만 이들 모두의 공통점은 폭염 속에서 하이킹했다는 것이다.

일부 과학자들은 그리스에서 일어나고 있는 일이 극심한 더위가 신체, 특히 뇌에 미치는 영향에 대한 경고라고 보았다. 폭염 속에서 뇌가 혼란을 일으켜 사람들의 의사 결정 능력과 위험 인식에 영향을 미친다는 것이다.

 

그간 폭염의 영향에 대한 연구는 극심한 열이 근육, 피부, 폐 및 심장에 미치는 영향에 관한 것이었다. 하지만 사우스 웨일스 대학의 생리학 및 생화학 교수인 데미안 베일리는 자신에게 '뇌는 모든 것의 열쇠'라면서 폭염 속에서 뇌의 작동에 문제가 생기는 것이 모든 건강 이상의 바탕이라고 보았다.

뇌에서 체온을 조절하는 역할을 하는 것은 시상하부다. 예를 들어 날씨가 더우면 시상하부가 땀샘을 활성화하고 혈관을 넓혀 몸을 식힌다. 하지만 베일리 교수에 따르면 뇌는 좁은 범위의 온도 차는 잘 조절해 신체에 영향을 주게 하지 않지만, 폭염일 경우 신체의 체액의 양을 줄이고 뇌로 가는 혈류를 감소시키는 것을 포함하여 심각한 영향을 미칠 수 있다.

베일리 교수는 어떤 시험에서 온도를 섭씨 21도에서 40도까지 올린 결과, 뇌로 가는 혈류가 약 9~10%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고 전했다. 그는 "고출력 고기능 엔진인데 충분한 연료를 공급하지 못하게 되어 문제가 된다"면서 뇌로 가는 혈류가 부족할 경우 뇌 네트워크가 엉망진창이 될 수 있다고 했다.

미국 워싱턴 주립 대학의 신경과학자 킴 마이덴바우어 박사는 사람들이 더위에 노출될 때 위험한 결정을 내리고 충동적인 행동을 할 가능성이 더 높다는 증거도 있다고 했다. 즉 하이킹할 때 어떤 경로를 택할 것인지, 왔던 길을 되돌아가는 게 나을지 계속 가는 게 나을지와 같은 복잡한 결정을 내리는 것이 어려워진다는 의미다.

2016년 한 연구팀은 보스턴의 폭염 동안 44명의 대학생을 추적한 결과 에어컨이 없는 사람들이 인지 능력이 크게 저하된다는 사실을 발견했다. 전문가들은 그리스 섬에서 실종된 이들이 폭염인데도 하이킹하겠다는 무모한 결정을 내리거나 길을 잘못 들거나 상황을 되돌릴 기회를 놓치거나 하는 데에 폭염으로 인한 뇌 혈류 감소가 작용했을 것이라고 추정했다.

 

기사제공=뉴스1(시애틀N 제휴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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