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하원, '주한미군 2만8500명 유지' 명시한 국방수권법안 처리

하원서 찬성 217표 대 반대 199표로 가결…상원 별도 의결 후 단일안 조문화 작업 거쳐야

 

미국 하원이 14일(현지시간) 주한미군의 현재 규모 수준을 유지하는 내용을 포함한 2025회계연도 국방수권법안(NDAA·국방예산법안)을 처리했다.

 

미 하원은 이날 본회의를 열고 8953억 달러(약 1243조5700억원) 규모의 2025회계연도 NDAA를 찬성 217표, 반대 199표로 가결했다.

대체로 민주당(반대)과 공화당(찬성)간 당론투표 경향을 보인 가운데, 6명의 민주당 의원이 찬성표를, 3명의 공화당 의원이 반대표를 각각 던졌다.

전체 국방예산은 2024회계연도에 비해 1%가량인 90억 달러(약 12조5000억원)가 인상됐다.

법안은 특히 주한미군과 관련, "평화롭고 안정된 한반도라는 공동의 목표를 지원하기 위해 국방부가 한국과의 동맹을 강화해야 한다는 것이 의회의 인식"이라며 "여기에는 한국에 배치된 약 2만8500명의 미군을 유지하는 것과 1953년 체결된 한미상호방위조약에 따라 미국의 모든 방위능력을 사용한 확장억제를 제공하는 미국의 공약을 확인하는 것이 포함된다"고 명시했다.

 

법안은 또 북한과 이란의 장거리 탄도미사일로부터 미국 본토를 보호하기 위해 2030년까지 미국 동부에 있는 뉴욕주 포트드럼 기지를 거론하며 제3의 미사일 방어시스템을 구축할 것도 요구했다.

하원 다수당인 공화당은 이번 NDAA에 성전환자 등에 대한 다양성을 후퇴시키고, 군 관계자들의 낙태권 제약을 제약하는 등 그간 보수 진영에서 주장해 온 내용들을 상당히 포함시켰다.

법안은 국방부가 미군 혹은 그 가족이 낙태를 위해 여행할 경우 어떤 비용을 제공하는 것도 금지했으며, 성전환을 원하는 군 관계자의 성전환 의료시술을 지원하기 위한 자금 지원을 차단하는 등 군의 다양성 및 평등, 포용 이니셔티브를 제약하는 내용들이 포함했다.

NDAA는 미국의 국방 예산과 관련, 예산 수준과 사업을 제안하는 성격을 가진 법률이다.

NDAA는 상·하원 각각 의결, 상·하원 합동위원회의 단일안 조문화 작업, 상·하원 재의결, 대통령 서명 등의 과정을 거쳐 확정된다.

이에 따라 민주당이 다수를 점하고 있는 상원의 별도 NDAA 의결 후 상·하원 단일안 조문 작업 과정에선 해당 내용들을 두고 민주당과 공화당간 치열한 신경전이 전망된다.

워싱턴포스트(WP)는 "향후 민주당이 주도하고 있는 상원과 최종안 성안 과정에서 지난한 충돌이 불가피할 것"이라며 오는 11월 대선을 앞두고 민주당과 공화당의 이 법안과 관련한 기싸움이 한층 치열할 것으로 전망했다.

의회전문매체인 '더힐'은 하원의 NDAA 통과에 대해 "논란이 많은 문화 전쟁과 관련한 개정안"들이 승인됐다며 공화당이 장악한 하원이 민주당이 장악한 상원과 대결할 수 있는 발판을 마련했다고 평가했다.

공화당 소속인 마이크 존슨 하원의장은 NDAA 통과 후 성명을 통해 "이번 NDAA는 전 세계에 걸쳐 미국과 미국의 이익을 방어하는 핵심 임무에 다시 초점을 맞추고, 남서부 국경에 주방위군을 배치하는 데 자금을 지원하며, 혁신을 촉진하고, 새로운 무기에 대한 획득 일정을 줄이며, 동맹을 지원하고 우리의 핵 태세와 미사일 방어프로그램을 강화할 것"이라고 밝혔다.

한편, 미국 공화당 대선 후보인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이 한국에 방위비 분담금 증액을 강하게 압박하고 있는 만큼 주한미군 현 병력 규모 유지 관련 조항 내용이 변경될지 주목된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재임시 방위비 분담 증액을 요구하며 주한미군 철수 및 감축을 연계시켜 한국을 압박한 바 있다.

그러나 미 의회는 이같은 우려가 제기되자 트럼프 전 대통령 재임시 3년간 NDAA에 주한미군 감축을 위해선 사실상 미국 의회의 승인을 받도록 하는 내용을 포함한 바 있다.

다만 바이든 정부 출범으로 주한미군 감축·철수에 대한 우려가 줄어들면서 2022회계연도 NDAA부터는 지금과 같은 표현이 명시되고 있다.

 

기사제공=뉴스1(시애틀제휴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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