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렌치 시크'의 아이콘, 가수 프랑수아즈 아르디 별세…향년 80세

아련한 목소리로 남녀노소 모두의 마음 사로잡아…당대 소녀들의 롤모델

롤링스톤즈가 선정한 '역사상 가장 위대한 가수' 162위…패션에서도 두각


음울하면서도 아련한 목소리와 세련된 스타일, 패션으로 유행을 선도한 프랑스의 싱어송라이터 프랑수아즈 아르디(Françoise Hardy)가 80세를 일기로 눈을 감았다.

아르디의 아들 토마스 듀트롱은 11일(현지시간),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통해 어머니의 부고를 전했다.

 

르 몽드는 아르디에 대해 "50년 동안 변함없는 존재"였다며 "오랜 투병으로 야위었을 때도 덧없는 청춘의 상징으로 남아 있었다"고 논평했다.

60년대를 대표하는 싱어송라이터였던 아르디의 노래는 주로 우울한 정서를 담고 있다. 데뷔곡 '모든 소년 소녀들 (Tous les garçons et les filles)'은 프랑스의 행복한 연인들 사이에서 홀로 남은 이의 외로움을 노래한다.

또 한국 방송 프로그램에도 자주 배경음으로 사용되는 '어떻게 이별을 말할까(Comment te dire adieu)'는 프랑스 밖에서도 큰 인기를 얻으며 그의 대표곡으로 남았다.

 

가디언은 어린 시절, 아버지의 부재와 정신 질환 끝에 여동생이 스스로 생을 마감한 경험 등이 영향을 줬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프랑스 파리의 한 TV쇼 세트장에서 프랑수아즈 아르디가 노래를 부르고 있다. 1988.12.22/ © AFP=뉴스1 © News1 권진영 기자
프랑스 파리의 한 TV쇼 세트장에서 프랑수아즈 아르디가 노래를 부르고 있다. 


아르디는 컨트리·포크·보사노바·재즈·바로크 팝의 요소로 녹여낸 음악으로 자신만의 히트곡들을 써 내려갔다.

그의 작업에 대해 프랑스 잡지 '스페셜 팝'은 1967년 "부드럽고 향수를 불러일으키는 분위기와 마치 베일 사이로 들리는 듯한 목소리로 남녀노소 모두의 마음을 사로잡았다. 수천 명의 어린 소녀들이 바라는 보편적 신화다"고 극찬했다.

음악 전문지 롤링스톤은 지난해 '역사상 가장 위대한 가수' 162위로 아르디를 선정했다.

프랑스 칼비에서 프랑수아즈 아르디가 나무에 기대어 기념 사진을 찍고 있다. 1977.08.12/ © AFP=뉴스1 © News1 권진영 기자
프랑스 칼비에서 프랑수아즈 아르디가 나무에 기대어 기념 사진을 찍고 있다. 1977.08.12/


음악과 더불어 패션에서도 뛰어난 감각을 자랑했다. 각종 잡지 표지를 장식했으며, 입생로랑 등 명품 브랜드 모델로도 활동했다. 루이뷔통 소속 디자이너 니콜라 제스키에르는 아르디가 "프랑스 스타일의 정수"라고 평가한 바 있다.

아르디는 2004년부터 후두암을 앓았으며, 3년 전에는 귀에 종양이 생겼다는 진단을 받았다. 그는 림프암 투병 중 극심한 통증에 "내 삶을 끝내는 선택을 할 기회를 갖고 싶다"며 조력자살을 희망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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