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이오뱅크 지원자 1100명 뇌 스캔…80% 정확도로 위험군 판별

"뇌 스캔과 치매 증상 발현 시점 훨씬 긴 표본 추가 조사 필요"

뇌 활동을 10분 동안만 스캔하면 증상이 나타나기 수년 전에 조기 발견할 수 있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연구진은 약 80% 정확도로 치매가 발병하기 최대 9년 전까지 사전 예측이 가능하다고 보고 있다.

이번 연구에 참여한 표본 집단보다 더 큰 규모 사례에서도 확인될 경우 기억력 장애 클리닉에서 보편적인 검사 절차로 자리 잡을 것으로 연구진들은 기대한다.

6일(현지시간) 일간 가디언과 정신건강의학 학술지 ‘네이처 멘탈 헬스’에 따르면 런던 퀸 메리 대학교 연구팀은 영국 바이오뱅크에 지원한 1100명의 기능적 MRI(fMRI) 스캔을 사용해 뇌의 '디폴트 모드 네트워크(DMN·Default Mode Network)' 변화를 분석했다.

영국 바이오뱅크는 공중보건 개선을 목적으로 대규모 생체 데이터베이스를 수집하고 보존해 직접 이용하거나 연구실에 제공하는 기관이다.

디폴트 모드 네트워크(DMN)는 뇌가 복잡한 활동이나 자극 없이 휴식을 취할 때 오히려 더 활발해지는 영역의 집합을 말한다.

이번 연구는 혈류와 관련된 변화를 감지해서 뇌 활동을 측정하는 기능성 MRI 스캔을 통해 디폴트 모드 네트워크(DMN)가 어떻게 이뤄지는지 관찰했다.

디폴트 모든 네트워크(DMN)는 특히 알츠하이머병에 취약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영국 바이오뱅크 연구 지원자 가운데 81명이 뇌 스캔 검사 이후 치매 진단을 받았다.

연구진은 치매 가능성이 높은 사람과 건강한 사람을 분류할 수 있도록 인공지능(AI) 알고리즘을 이용해 특징적인 디폴트 모드 네트워크(DMN) 변화를 식별했다.

이 과정에서 치매 진단을 받기 최대 9년 전까지 80% 정확도로 위험군에 속하는 사람들을 찾아낼 수 있었다.

지원자에게 치매 증세가 나타나 진단을 받기까지 걸리는 시간을 2년 오차 범위 내에서 정확하게 예측했다고 연구진은 밝혔다.

연구진은 10분 밖에 걸리지 않는 뇌 스캔 검사의 경우 알츠하이머를 유발하는 뇌 단백질을 표적으로 하는 최신 혈액 검사와 함께 사용이 가능하다고 제안했다.

케임브리지 대학에서 치매 예방과 관련된 공중보건 접근법을 연구하는 세바스찬 윌시 박사는 일간 가디언과의 인터뷰에서 흥미로운 연구 결과라는 점을 인정하면서도 추가 조사가 필요하다는 점을 지적했다.

연구 내용에서 뇌 스캔 시점과 실제로 치매 진단을 받기까지 평균 3.7년 걸린 점을 고려할 때 일부는 기능적 MRI 검사 당시에 이미 인지 장애가 있었을 가능성을 제기하고 뇌 스캔 검사와 증상 발현 사이에 훨씬 더 긴 지연이 있는 대규모 표본에서 결과를 입증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짚었다.

영국 알츠하이머협회 연구혁신 부국장을 맡고 있는 리처드 오클리 박사는 "(해당 연구는)치매를 정확하게 조기 진단할 수 있는 길을 열어줄 수 있다"며 "하지만 전문 운영 인력 부족으로 영국 국민보건서비스(NHS)는 아직 시행 능력이 없기 때문에 투자가 필요하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