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리시민, 센강서 '집단 볼일' 예고…"시장님 수영하는 날 진행"
- 24-06-03
올림픽 코앞인데 센강 대장균 '득실'…당국 호언장담에 항의성 시위
프랑스 파리 시민들이 센강에서 단체로 '볼일'을 보겠다고 예고했다. 파리 올림픽 개막을 앞두고 시 당국이 대회 운영을 위해 센강 수질 개선을 약속했지만 공염불에 그쳤다며 항의하는 차원에서다. 이들은 안 이달고 파리 시장이 센강에서 수영하는 날을 '범행일'로 삼았다.
3일 호주 SBS방송에 따르면 최근 파리 시민들은 소셜미디어 엑스(X)를 통해 '6월 23일에는 센강에서 볼일을 보자'는 해시태그(#)를 전파하고 있다. 이 같은 해시태그를 내건 계정엔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과 이달고 시장을 겨냥해 "우리를 똥물에 빠뜨린 뒤 똥물에서 목욕하는 건 그들의 몫"이란 글이 게재됐다.
센강은 급격한 수질 악화와 유람선의 증가로 1923년부터 100년 넘게 입수가 전면 금지됐다. 하계 올림픽 유치에 성공한 파리시는 7년간 14억 유로(약 2조 원)를 투입해 하수 처리장과 빗물 처리장을 설치하고 폐수 방류를 단속하는 등 대대적인 센강 정화사업을 벌였다. 오는 7월과 8월 파리 올림픽의 철인 3종 경기와 '수영 마라톤'이라 불리는 오픈워터(야외) 수영 경기를 모두 센강에서 치르는 게 시 당국의 목표다.
정화 사업에 자신감을 보인 마크롱 대통령은 지난 2월 올림픽 선수촌 개장식에서 만난 취재진에게 올림픽 개막 전 센강에서 직접 수영하겠다고 약속했다. 내년부터 센강 내 수영구역 3곳을 만들겠다고 공헌했던 이달고 시장은 오는 23일 센강에 뛰어들어 수질 안전에 대한 우려를 불식시키기로 했다. 이에 프랑스 언론들은 마크롱 대통령이 이때 이달고 시장과 함께 깜짝 입수할 것으로 기대했다.
그러나 당국의 호언장담에도 센강 수질은 수영 대회를 진행하기에 여전히 부적합하다는 조사 결과가 계속 나오고 있다. 센강 수질을 조사해 온 현지 시민단체 서프라이더는 센강에서 검출된 대장균 수치가 철인 3종 연맹과 및 오픈워터 수영연맹에서 허용한 최대치의 3배를 웃돈다고 지난달 29일 폭로했다. 하수처리장 한 곳이 지난 4월 센강 상류인 샹피니쉬르마른에서 문을 열었지만, 파리 시내 오스테를리츠역에 건립될 빗물처리장은 이달 이후에야 가동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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