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리건 한인, 어머니 숨지게 한 양로원에 1,000만달러 소송
- 24-05-28
치매 한인 현기순씨 고급 너싱홈 입주 하루 만에 실종돼 사망
유가족“한달 9,000달러에 밀착관리 계약에도 실종사실 몰라”
치매를 앓던 오리건주 한인이 고급 양로원에 입주한 지 하루도 안돼 시설에서 나가 실종된 뒤 사망한 채 발견되자 유가족측이 1,000만 달러의 소송을 제기한 것으로 뒤늦게 알려졌다.
존 현씨 등 유가족들은 지난 달 오리건주 포틀랜드 인근 너싱홈인 ‘마운트 후드 시니어 리빙 퍼실너티’와 오리건주 복지부(ODHS), 요양시설 교육 및 관리업체인 아반트 시니어 하우징 매니저 등을 상대로 멀트노마 카운티 법원에 이같은 손해배상 소송을 청구했다.
현씨 등 유가족은 양로시설의 허술한 관리 체계로 인해 치매를 앓던 어머니 현기순(88)씨가 숨졌다고 주장했다.
이번 사건은 지난해 겨울인 12월 23일 발생했다. 치매를 앓고 있던 현씨는 이날 마운트 후드 시니어 리빙에 입주했다. 치매가 있는 만큼 24시간 밀착 관리를 하는 조건으로 한 달에 9,000달러씩을 지불하는 계약이었다.
하지만 현씨는 이 너싱홈에 입주한 지 만 하루도 되지 않은 상태에서 시설에서 사라져 실종이 됐고, 그녀는 지난해 크리스마스 당일인 12월25일 인근 숲에서 숨진 채 발견됐다. 현씨가 발견된 곳은 너싱홈에서 800피트 떨어진 곳이었으며 그녀의 사망원인은 저체온증인 것으로 밝혀졌다.
유가족측은 소장에서 “어머니는 입주한 지 하루도 안돼 실종됐는데 너싱홈 측은 어머니의 실종 사실을 제대로 파악하지 못한 채 우리에게 곧바로 알리지 않았고, 심지어 실종 후 몇 시간이 지나도록 경찰에 신고조차 하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원고측은 소장에서 ▲너싱홈은 건물 출입구를 제대로 통제하지 않았고 ▲입주자에 대한 전자 모니터링 시스템을 활용하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유가족은 소장에서 “우리가 이 시설을 선택했던 이유는 환자가 건물 밖으로 나가는 것을 방지하는 첨단 보안 시스템이 갖춰져 있었기 때문”이라며 “직원들은 입주 계약 시 우리에게 어머니가 안전할 것이라고 몇 번이나 안심시켰는데 이런 일이 발생했다는 게 도무지 믿어지지 않는다”고 전했다.
유가족은 주 정부와 관리 업체에도 책임을 물었다. 소장에서 원고 측은 “주 정부는 해당 너싱홈의 인력이 부족하고 직원들이 충분한 교육을 받지 못했다는 점을 이미 알고 있었다”며 “너싱홈 운영을 중단하거나 신규 입주자를 받지 못하도록 즉각 조치를 취했어야 했다”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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