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 '친팔 시위' 전세계로 확산…영·프·캐나다·호주도 동참
- 24-05-02
미국 같은 대규모 충돌 없지만 농성 텐트 많아지며 우려 높아져
캐나다 법원, 유대인 학생의 텐트 이동 신청 기각…"증거 불충분"
미국 대학가에서 불을 댕긴 친팔레스타인 시위가 전 세계 대학으로 확대되고 있다. 아직 미국처럼 학생 수백명이 체포되는 극한 대결까지는 가지 않고 있지만 많은 학교에서 농성 야영지가 세워졌고 학생들은 무기한 캠프 야영을 준비하고 있다.
1일(현지시간) 영국 가디언에 따르면 셰필드에서는 셰필드 대학과 셰필드 할람 대학의 교직원·학생·동문 연합인 '팔레스타인을 위한 셰필드 캠퍼스 연합'이라는 단체가 팔레스타인인들과 연대하기 위해 야영을 시작했다. 지난주 영국 워릭대학교에서 야영이 시작된 데 이어 이 학교 학생들도 대규모 수업 거부와 시위에 이어 야영을 준비하고 있다.
데이비드 맥과이어 이스트앵글리아대학(UAE) 부총장은 영국 대학들에서의 시위는 대체로 평화적이었지만 미국과 같은 사건이 "이곳에서 일어날 수 있다"고 말했다.
뉴캐슬에서는 '캠퍼스 밖 뉴캐슬 아파르트헤이트'라는 단체가 40명 이상의 학생이 야영에 참여하고 있다고 밝혔다. 주최 측은 대학이 이스라엘 방위군이 가자 전쟁에서 사용하는 F-35 전투기용 레이저 표적 시스템을 생산하는 이탈리아 방산업체인 레오나르도와 파트너십을 체결한 것을 알게 된 후 학생들이 분노했다고 말했다.
142개 대학을 대표하는 '유니버시티스 UK'의 대변인은 "대학은 괴롭힘 방지를 포함하여 모든 학생과 교직원의 안전을 보장하는 것과 캠퍼스 내 합법적인 표현의 자유를 지원하는 것 사이에서 적절한 균형을 맞추기 위해 열심히 노력하고 있다"고 밝혔다.
프랑스에서의 시위는 지난주 에마뉘엘 마크롱 대통령과 가브리엘 아탈 총리가 공부했던 파리의 명문 대학인 시앙스포에서 시작되어 다른 대학들로 확산했다. 학생들은 1일 열린 노동자의 날 집회에서 팔레스타인 국기를 흔들며 가자지구에서의 전쟁 종식과 프랑스의 정책 변화를 요구했다.
캐나다에서도 시위가 확산하고 있다. 1일 캐나다 CBC 뉴스에 따르면 브리티시 컬럼비아 대학 두 곳에는 야영지가 추가로 만들어졌다.
소셜미디어에 올라온 사진에는 팔레스타인 국기와 구호가 적힌 팻말이 적힌 텐트가 보이지만, 야영지 주변에는 장벽이 설치돼 있지는 않았다. 일부 사진에서는 보안 요원이 시위대를 지켜보고 있었다.
밴쿠버에 있는 브리티시 컬럼비아 대학의 포인트 그레이 캠퍼스에서는 야영지가 세워진 지 사흘째에 접어들었다. 시위대는 장기간 텐트에 머물 때를 대비하여 식량, 물 및 기타 물품을 비축하고 있다.
퀘벡 주에서는 몬트리올의 맥길 대학교에 재학 중인 학생 두 명이 시위 캠프를 학교 건물에서 더 멀리 옮겨 달라는 가처분 신청을 했지만 기각됐다. 판사는 캠프가 그대로 유지될 경우 학생들에게 해를 끼칠 수 있다는 증거가 제한적이라는 이유로 기각했다.
빅토리아주에서 시위 단체인 '프리 팔레스타인 BC'는 인스타그램에 올린 글에서 시위대가 이스라엘에 사업적 이익을 줄 회사들과 관련된 "모든 투자를 중단"할 것을 요구하고 있다고 밝혔다. 또한 시위대가 빅토리아 대학교가 "팔레스타인의 권리를 제한하는 이스라엘 학술 기관과 협력하는 것을 중단할 것"을 요구하고 있다고 전했다.
한편 브리티시 컬럼비아의 유대인 단체들은 지역 행정부에 유대인 학생들의 안전을 보장할 것을 촉구했다.
또한 브리티시 컬럼비아주의 7개 고등교육 기관에서 재학 중인 유대인 학생들을 대표하는 단체인 힐렐 BC는 성명을 통해 "학생 생활과 교육 과정의 중단"을 막기 위한 "적극적인 조치"를 대학들 측에 요청했다고 밝혔다.
호주 대학들 역시 지난주 멜버른 대학교와 시드니 대학교에서 연대 캠프가 시작된 이후 더 많은 곳에서 연대 캠프 농성이 시작됐다.
이번 주에는 브리즈번의 퀸즐랜드 대학교, 수도 캔버라의 호주 국립 대학교, 멜버른의 모나쉬 대학교, 서호주의 커틴대학교의 학생들이 이스라엘의 팔레스타인인 학살 중단 및 이들 대학과 대량 학살에 연루된 무기 제조업체들 사이의 관계를 끊을 것을 요구하는 캠프를 세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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