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 미녀 스파이 "유혹 기술 훈련"…탈출 20년 만에 피해 폭로
- 24-04-29
성착취 반복에도 영웅대접 '세뇌'…공작 대상과 연인돼 美 LA 정착
"태어날 자식 미래 위해" 탈출 결심…女 자존감 회복 돕는 상담사로
한때 러시아 정보당국에서 일했던 '미녀 스파이'가 상대방을 홀리는 유혹 기술을 훈련받았다고 탈출 20년 만에 폭로했다.
미국 폭스뉴스는 27일(현지시간) 러시아 연방보안국(FSB)에서 근무했던 일리야 로자의 이 같은 사연을 인터뷰 형식으로 보도했다.
학창 시절 패션 디자이너를 꿈꿨던 로자가 러시아 연방보안국에 발을 딛게 된 건 소련군 고위장교였던 아버지의 강권 때문이었다. 45년간 소련군 고위 장교로 근무했던 로자의 아버지는 로자가 어렸을 때부터 장교 자녀들을 대상으로 한 군사 훈련 프로그램에 보냈다.
로자는 이날 폭스뉴스에 "아주 어릴 때부터 무술과 신체활동 등 다양한 훈련을 받았다"면서 "나중에 성적인 훈련까지 받게 될 거라곤 상상도 못했다"고 털어놓았다. 로자의 증언에 따르면 그는 18살에 정보당국과 고위장교들이 개발한 극비 프로그램에 참여했다. 이곳에서 유혹과 설득을 통해 공작 대상으로부터 정보를 얻는 방법을 배웠다.
로자는 "단순 성행위가 아닌 상대방과 소통하는 기술을 습득했다"면서 "옷을 입고 화장하는 방법, 내 자신을 표현하고 대화하는 방법, 상대방이 나를 믿고 신뢰하도록 만드는 방법"등을 배웠다고 회상했다. 그러면서 "남성의 관점에서 그들이 무엇을 원하는지 이해하는 게 중요했다"고 덧붙였다.
공작 과정에서 원치 않는 잠자리도 가져야 했다. 그럼에도 로자는 자신이 국가로부터 성 착취 피해를 받고 있단 사실을 깨닫기까지 수년이 걸렸다. 그는 국가의 '영웅 대접'에 스스로를 "인신매매와 마약 밀매에 맞서 싸우고, 납치된 미성년 아이들을 구하는 영웅이라고 믿었다"고 회고했다.
이어 "불특정 다수의 남성에게 끊임없이 학대당하고 강간당하는 몸으로 살아간다는 것이 어떤 기분인지 스스로에게 물어본 적이 없었다"며 "우린 국가를 위해 희생하고 무엇이든 할 준비가 돼 있었다"고 말했다.
로자는 2004년 공작 대상이었던 한 남성과 사랑에 빠졌다. 남성의 동료는 그가 러시아의 정보요원이란 사실을 알아챘지만, 남성의 도움으로 로자는 러시아를 탈출해 미국 로스앤젤레스(LA)에 뿌리를 내렸다.
러시아의 가족과 친구들을 등지고 나오기까지 많은 고뇌가 잇달았다. 그러나 언젠가 태어날 자녀들이 자신과 같은 삶을 살아선 안 된다는 생각이 로자의 결심을 이끌어 냈다. 그는 "아이를 갖고 가족을 만들고 싶었지만, 러시아에선 그렇게 할 수 없었다"며 "한 번뿐인 내 인생, 더 이상 내가 믿지 않는 것을 위해 희생하며 살고 싶지 않았다"고 말했다.
로자는 현재 LA에서 상담사로 활동하고 있다. 상담 내용은 주로 남녀관계에 관한 것으로, 연애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여성들에게 자신이 배운 수많은 유혹의 기술을 전수해 자신감을 북돋아 준다. 입소문에 힘입어 로자의 인스타그램 팔로워수는 100만명을 넘어섰다.
로자는 이날 인터뷰에서 우크라이나 침공을 강행하는 러시아의 블라디미르 푸틴 정권을 강하게 비판하기도 했다. 그는 "푸틴이 전쟁을 시작했다"면서 "이 모든 무고한 사람들이 아무 이유 없이 죽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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