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앙칼럼-최인근 목사] 같은 사람 다른 모습
- 24-04-29
최인근 목사(시애틀 빌립보장로교회 담임)
같은 사람 다른 모습
지금 우리들이 살아가고 있는 이 지구 위에는 81억명이라는 천문학적인 사람들이 살고 있습니다. 그런데 그 중에서 단 한 사람도 동일한 사람이 없습니다. 바로 이것이 전능하신 하나님만이 하실 수 있는 창조의 기적입니다.
필자는 2024년도 4월말 현재 만 51년 4개월 동안 오직 목회에만 전념해오고 있습니다. 부산, 서울, 미국에서 참으로 다양한 사람들을 많이 경험해 보았습니다. 사람은 같은데 다른 모습을 하고 있는 그런 경험을 말입니다.
신약성경 사도행전 16장에는 다른 어떤 성경에서도 볼 수 없는 다양한 사람들의 다양한 모습들을 볼 수 있습니다. 그곳에서 우리는 과연 어떤 사람이고 어떤 모습으로 인생을 살아가야 하는 지에 대한 해답을 얻을 수 있습니다. 그들이 이 세상을 떠난 지 2,000년이 넘었지만 그들의 삶의 모습은 여전히 성경에 남아 있습니다. 오늘 우리들도 결국은 세상을 떠나지만 그 삶의 모습은 이 땅에 길이 남아 있을 것이기 때문입니다.
사도행전 16장에 나타나는 사람들의 모습은 오늘 우리들의 삶과 별반 다를 바가 없습니다. 귀신들린 사람, 그렇게 귀신들린 사람을 이용하여 점을 치고 돈을 버는 사람, 사람을 감옥에 넣을 수도 있고 풀어줄 수도 있는 권세를 가진 관원들, 감옥에 갇힌 죄수들, 그 죄수들을 지키는 간수장, 그 간수장과 함께 살아가는 가족들, 그리고 하나님의 부르심을 받아 하나님의 일을 하고 있는 사도 바울과 실라 등 참으로 다양한 사람들이 등장하고 있습니다.
우리들이 살아가는 이 사회에도 귀신들린 사람들이나 정신병을 앓고 있는 사람들이 의외로 많습니다. 하지만 그들에게 깊은 관심을 가지고 가슴 아파하는 사람들은 그리 많지 않습니다. 그들을 이용해 점을 치게 하고 돈을 버는 사람들만이 넘쳐날 뿐입니다. 소위 약자의 약점을 이용해 돈을 버는 사람들이 오늘날도 우리 주변에 더러 있음을 우리는 잘 알고 있습니다.
영주권이 없는 불법채류자들의 인건비를 착취하는 악덕 사장들이나 웨이터나 웨이추레스들의 팁을 갈취하는 악덕 사장들이 같은 부류일 것입니다. 그리고 편견에 사로잡혀 부당하게 약자들의 인권을 짓밟는 악한 관원들 또한 우리 주변에는 많이 있습니다. 특별히 우리들과 같이 약소국민들에게는 그같은 불유익이 심심찮게 일어나고 있습니다. 사도 바울과 실라는 귀신들려 불행하게 살아가는 여인으로부터 귀신을 쫓아내 준 것 밖에 잘 못한 일이 없는데도 악덕 주인은 고발했고, 관원들은 선악간에 판단도 하기 전에 로마 시민들인 그들에게 약속국민인 유대인이라고 매질을 하고 감옥에 가두었으니 이런 편견도 없을 것입니다.
오늘 우리 사회 속에서도 이 같은 편견이 난무하고 있습니다. 돈이 없다고, 학벌이 없다고, 특별한 지역 출신이라고, 종교가 다르다고 등등의 편견으로 사람답지 않게 살아가는 사람들이 많이 있습니다. 그리고 간수장이는 하나님의 기적으로 옥문이 다 열려버리자 모든 죄수들이 다 도망간 줄 알고 칼을 빼어 자결하려는 것을 바울과 실라가 살려내기도 하였습니다. 이 세상에서는 실패하고 절망하며 자살하는 사람들이 또한 많이 나타나고 있습니다.
바울과 실라는 비록 억울한 누명을 쓰고 매를 맞고 감옥에 갇히기까지 하였지만 절망하거나 원망하지 않았습니다. 오히려 하나님께 찬송하며 기도를 올려드렸습니다. 그들은 그 모든 일들이 하나님의 뜻과 섭리 속에서 일어난 것이라고 믿었기 때문입니다. 그러므로 그들은 하나님께서 옥문을 다 열어주셨으나 도망가지 아니하고 오히려 자살하려는 간수장이를 구원하였던 것입니다.
이렇듯 이 세상에는 같은 사람이지만 다르게 살아가는 모습을 볼 수 있습니다. 악하게 살았던지 선하게 살았던지 그들은 이미 이 세상을 떠났습니다. 오늘 우리들도 어떤 모습으로 살든지 간에 이 세상을 떠나야 하는 때를 맞게 됩니다.
그렇다면 과연 무엇을 위해 악하게 살아야 하겠는지 생각해봐야 합니다. 기왕에 삶의 흔적을 남긴 채 떠나야 하는 것이 우리들의 삶이라면 바울과 실라와 같이 선하고 복되게 살아야 하겠습니다. 우리들의 삶의 평가는 반드시 후손들이 할 것이기 때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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