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연속 올림픽 노렸던 한국 축구, '여우' 신태용에게 당했다
- 24-04-26
인니 이끌고 8강에서 승부차기로 한국 제압
4강 인니, 68년 만에 올림픽 본선까지 도전
'여우' 신태용 감독이 조련한 인도네시아가 세계 최초로 10연속 올림픽 진출을 노렸던 한국 축구의 도전을 막았다. 이제 그들은 52년 만에 올림픽 본선 무대까지 바라보고 있다.
황선홍 감독이 이끄는 한국 23세(U23) 이하 한국 축구대표팀은 26일 카타르 도하의 압둘라 빈 칼리파 스타디움에서 2024 파리 올림픽 예선을 겸해 열린 2024 아시아축구연맹(AFC) U23 아시안컵 8강전에서 인도네시아와 2-2로 비긴 뒤 맞이한 승부차기에서 10PSO11로 졌다.
지난 1988년 서울 올림픽 이후 10회 연속 본선 무대를 노렸던 한국 축구는 파리행 티켓을 잡지 못하고 고개를 숙였다.
황선홍 감독이 경기 전 "인도네시아의 강점 중 하나는 신태용 감독이 이끈다는 것. 신 감독은 오랫동안 선수들과 함께했다. 상대는 조직적이고 탄탄하다"고 우려했는데, 이는 현실이 됐다.
신태용 감독이 지도한 인도네시아는 한국을 상대로 주눅 들지 않고 공격적인 운영과 적극적인 압박으로 맞섰다. 인도네시아의 기세에 눌린 한국은 잦은 패스 실수를 범하는 등 고전하며 제대로 된 경기를 펼치지 못했다.
결국 한국은 경기 내내 끌려갔고 어렵사리 승부차기까지는 이어갔으나 끝내 고개를 숙여야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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U-23 인도네시아 축구 국가대표팀 선수들이 25일(현지시간) 카타르 도하 압둘라 빈 칼리파 스타디움에서 열린 2024 아시아축구연맹(AFC) U-23 아시안컵 8강전 대한민국과 인도네시아의 경기에서 득점에 성공한 뒤 기뻐하고 있다. (대한축구협회 제공) 2024.4.26/뉴스1 |
한국을 일찌감치 집으로 돌려보낸 신태용 감독의 지도력은 이미 입증됐다. 과거 성남 일화(현 성남FC) 지휘봉을 잡으면서 지도자로 데뷔한 신태용 감독은 한국의 20세 이하(U20) 대표팀, 올림픽 대표팀, A대표팀 코치·감독 등을 두루 거쳤다.
현역 시절 영리한 플레이로 '그라운드의 여우'라는 별명을 얻었던 신태용 감독은 지도자로 데뷔한 뒤 상대 맞춤 전술을 들고 나서며 호평을 받았다. 2018년 러시아 월드컵 때는 당시 세계 최강이었던 '디펜딩 챔피언' 독일을 꺾는 이변을 일으키기도 했다.
한국에서 지도력을 입증한 신태용 감독은 2020년 인도네시아 A대표팀은 물론 U23, U20 대표팀의 전권을 부여받으며 계약을 맺었다.
신태용 감독은 인도네시아 A대표팀에 세대교체를 단행했다. 이번 대회에 나선 선수들 대부분 인도네시아 A대표팀 경험이 있을 정도로 과감하게 어린 선수들에게 기회를 줬다.
또한 직접 유럽으로 날아가 혼혈 선수들을 지켜보고 대표팀 합류를 설득했다. 한국전에서 2골을 넣은 라파엘 스트라이크(덴하흐)를 비롯해 미드필더 이바르 제너(위트레흐트), 수비수 네이선 조아온(헤이렌베인), 저스틴 허브너(세레소 오사카) 등 이번 대회에 나선 혼혈선수 4총사들은 신태용호의 핵심 자원들이다.
신 감독은 새로운 선수들로 지난 1월 AFC 아시안컵 본선 진출에 이어 16강 진출이라는 역사를 썼다.
U23 아시안컵에서도 인도네시아는 새로운 역사를 만들고 있다. 사상 처음으로 U23 아시안컵 본선에 나선 인도네시아는 조별리그에서 호주, 요르단 등 강팀들을 제압하면서 8강까지 올랐다.
신태용의 인도네시아는 한국을 상대로 우위를 점했다. 전반전 45분 동안에는 단 1개의 유효 슈팅도 허용하지 않았고, 수적 우위를 잡은 연장전에서는 30분 동안 경기를 주도했다. 한국의 경기 내용은 120분 동안 답답했다.
신태용 감독의 인도네시아는 이제 1956년 멜버른 올림픽 이후 68년 만에 올림픽 본선 진출에 도전한다. 인도네시아는 이번 대회 우승 후보인 우즈베키스탄-사우디아라비아 승자와 29일 오후 11시 결승 진출을 다툰다.
이번 대회 상위 3팀은 본선 진출권을 획득하게 된다. 4위는 아프리카의 기니와 대륙 간 플레이오프를 치른다.
기사제공=뉴스1(시애틀N 제휴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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