英 청년 예술가, 무자비한 런던 월세에 아르헨티나서 출퇴근
- 24-04-21
월세방 내쫒겨 노숙자 생활하다 아르헨티나 이주 결심
"런던 사랑하지만 화나"...1분기에만 임차인 36% 떠나
영국 수도 런던의 무자비한 월세를 견디지 못한 한 예술가가 노숙자 생활을 하다 아르헨티나로 거처를 옮겨 런던까지 출퇴근하게 된 사연이 이목을 끌고 있다.
19일(현지시간) 일간 가디언에 따르면 38살 청년 앤디 리크는 영국과 유럽의 20개 이상 도시에서 전선 배전함과 벽에 '낯선 사람에 보내는 메모(notes to strangers)'를 붙이는 예술가다.
그는 아르헨티나 수도 부에노스아이레스로 주거지를 옮겨 두 달에 한 번씩 영국으로 출퇴근하고 있다. 항공권 비용은 브리스톨과 런던을 오가는 기차 한 달 정액권보다도 저렴하다.
영국 통계청(ONS) 자료에 따르면 영국의 평균 월세 금액은 지난해 9.2% 오르며 기록적인 수치를 보였다. 같은 기간 런던의 월세 상승률은 평균치를 웃도는 11.2%였다.
리크는 "런던을 너무 사랑하지만, 런던에 너무 화가 난다"고 말했다.
그는 A4 크기의 용지에 '잘못된 결정이라도 앞으로 나아갈 수 있어요(Wrong decision still move you forward)' '당신이 가진 친절함의 일부를 자신을 위해 간직했으면 좋겠어요(I wish you would keep some of your kindness for yourself)' 등의 내용이 담긴 격려 메시지를 붙인다.
리크는 "주택 위기가 우리를 더 세게 옥죌수록 더 많은 사람이 글래스고, 맨체스터 또는 세계의 먼 구석진 곳에 살게 될 것"이라고 했다.
그의 말대로, 최근 수년 동안 치솟은 임대료 때문에 점점 더 많은 인구가 런던을 떠나고 있다.
올해 1월부터 3월까지 런던에서 거주하는 임차인 36%가 월세를 견디지 못하고 도시를 떠났다. 지난 2012년 27%가 런던을 떠난 수치와 비교하면 크게 상승한 수치다.
광고대행사 예술감독으로 일했던 리크는 '낯선 사람에게 보내는 노트' 작품의 판매 버전을 통해 수익을 얻고 있다. 또 브랜드와 대중 연설을 통해 수수료를 받기도 한다.
그는 브릭스턴에서 월 1000파운드(약 171만원)의 월세를 냈지만 집주인에게 쫓겨났다. 2015년 이후 30%나 오른 런던의 월세를 감당할 수 없어 한동안 '카우치 서핑'으로 남의 집을 전전하거나 노숙자 신세가 되기도 했다.
그는 현재 아르헨티나에서 인플레이션으로 극심한 생활비 위기에 직면한 신인 록 그룹에 관한 다큐멘터리 영상을 제작하고 있다.
아르헨티나로 이주한 그는 한 달에 400파운드(약 68만원) 정도의 아파트 월세를 낸다.
런던에서 부에노스아이레스까지는 약 1만1100km가 넘는다. 비행기로는 약 15시간이나 걸리는 거리다.
그는 "런던에 머물면서 번거로운 일을 처리하고 힘들게 생활하는 것보다 (부에노스아이레스에서 사는 것이) 훨씬 저렴하고 수월하다"라고 했다.
기사제공=뉴스1(시애틀N 제휴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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