韓 기업 44조 대미투자 보따리 풀었다…삼성전자, 파운드리 19조 투자
- 21-05-22
정상회담 앞두고 '한미 비즈니스 라운드 테이블' 개최, LG·SK 배터리 15.78조 신규 투자
현대차는 전기차 생산·충전인프라 등에 8.3조, SK하이닉스는 실리콘밸리에 R&D센터 설립
삼성전자가 미국 신규 파운드리 공장 구축에 170억달러(약 19조원) 투자를 확정하는 등 국내 4대 그룹이 21일(이하 미국 현지시간) 열리는 한미정상회담에 발맞춰 총 44조원 규모의 투자계획을 발표했다.
특히 인공지능(AI), 전기차 등 첨단산업의 핵심 하드웨어 인프라로 꼽히는 반도체와 전기차 배터리에 투자가 집중된다.
미 상무부가 주관해 현지시간 이날 오전 열린 '한미 비즈니스 라운드 테이블' 행사에서 삼성전자는 신규 파운드리 구축에 170억달러를 투자한다고 밝혔다.
이번 삼성전자의 투자 발표는 그간 지속해온 조 바이든 대통령의 대미 투자 요청에 대한 화답 성격으로, 이번 한미정상회담을 계기로 투자계획을 확정해 발표할 것이라는 관측이 있어왔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지난달 백악관에서 개최한 '반도체 CEO 서밋'에서 삼성전자와 대만의 TSMC, 자국의 인텔, 마이크론 등 반도체 기업에 "반도체는 인프라로 공격적으로 투자해야 하며 우리의 경쟁력은 여러분이 어디에, 어떻게 투자하는지에 달려 있다"며 투자를 압박한 바 있다.
인텔은 이에 파운드리 사업 재진출을 선언했고, TSMC의 경우 기존 미국 애리조나에 지을 예정인 파운드리 공장을 기존 1곳에서 최대 5곳을 추가해 6개까지 짓는 방안을 계획하고 있다는 보도가 나왔다.
삼성전자도 파운드리 투자 보도가 이어진 가운데 이번에 관련 내용을 공식적으로 확정 발표한 것으로, 투자 지역은 기존 생산라인이 있는 텍사스주 오스틴 지역이 유력하게 거론된다.
삼성전자에 이어 메모리반도체 글로벌 시장 점유율 2위인 SK하이닉스는 실리콘밸리에 인공지능(AI), 낸드솔루션 등 신성장 분야 혁신을 위해 10억달러(약 1조1300억원)를 투자, 연구개발(R&D) 센터를 설립한다.
얼티엄셀즈 오하이오 전기차배터리 합작공장(LG에너지솔루션 제공) © 뉴스1 |
LG에너지솔루션과 SK이노베이션 등 전기차 배터리 기업은 이날 행사 전 발표한 대로 각각 미국 완성차 업체와 조인트벤처(JV) 설립 등을 통해 약 140억달러(15조7800억원) 규모의 신규 투자를 추진한다.
LG에너지솔루션은 지난 4월 제너럴모터스(GM)와 전기차 배터리 합작법인인 '얼티엄 셀즈'를 통해 총 2조7000억원을 투자, 제2합작공장 설립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LG에너지솔루션은 이를 위해 1조600억원을, GM도 1조600억원을 각각 출자하며, 얼티엄 셀즈는 약 6000억원을 별도로 차입한다. 이를 통해 LG에너지솔루션과 GM 양사는 2024년 상반기까지 35GWh의 생산능력을 추가로 확보할 계획이다.
LG에너지솔루션은 이외에도 2025년까지 미국에만 5조원 이상을 단독 투자해 70GWh 이상의 배터리 생산능력을 추가 확보할 계획이다.
투자가 계획대로 이뤄지면 LG에너지솔루션의 독자적인 생산능력은 기존 미시간 공장(5GWh)와 함께 총 75GWh로 늘어난다. GM과의 합작공장 70GWh와 합하면, LG에너지솔루션은 2025년까지 미국 내 총 145GWh의 생산능력을 확보한다.
SK이노베이션은 포드와 '블루오벌에스케이'(BlueOvalSK) 설립을 통해 2025년까지 연산 60GWh 규모의 배터리 생산능력을 추가로 확보할 계획이다. 투자금액은 총 6조원가량으로 양사 간 지분율은 확정되지 않았지만, 통상적인 사례에 비춰보면 SK이노베이션이 절반을 부담할 가능성이 높다.
이에 따라 SK이노베이션의 2025년 미국 내 배터리 생산능력은 현재 조지아에 건설 중인 1공장(9.8GWh), 2공장(11.7GWh)의 21.5GWh에 포드와의 합작법인인 블루오벌에스케이에서 생산할 60GWh를 더해 81.5GWh로 확대된다. 또 한국, 중국, 헝가리 등의 공장을 모두 합한 SK의 글로벌 연산 전기차 배터리 생산능력은 최대 190GWh까지 확대된다.
미국 조지아주 제1배터리 공장 건설 현장(SK이노베이션 제공) © 뉴스1 |
현대차는 미국 내 전기차 생산, 충전 인프라 확충 등에 74억달러(약 8조3000억원)을 투자하기로 했다.
미국 기업의 한국에 대한 투자도 이뤄진다. 미국의 대표적인 화학기업인 듀폰은 EUV(극자외선)용 포토레지스트 등 반도체 소재 원천기술 개발을 위한 R&D센터를 한국에 설립하겠다고 발표했다.
이날 한미 비즈니스 라운드 테이블 행사에는 문재인 대통령과 문승욱 산업통상부 장관을 비롯해 이번 방미에 비공식적으로 동행한 최태원 SK그룹 회장, 김기남 삼성전자 부회장, 공영운 현대차 사장, 김종현 LG에너지솔루션 사장, 존림 삼성바이오로직스 사장, 안재용 SK바이오사이언스 사장 등이 참석했다.
미국 측에서는 지나 레이몬도 상무부 장관과 스티브 몰렌코프 퀄컴 최고경영자(CEO), 스티브 키퍼 GM 인터내셔널 대표, 스탠리 어크 노바백스 CEO, 에드워드 브린 듀퐁 CEO, 르네 제임스 암페어컴퓨팅 CEO 등이 참석했다.
이 행사에서 문재인 대통령은 "한미 양국은 70여년간 이어온 굳건한 동맹을 바탕으로 경제와 산업 분야에서도 긴밀히 협력해 왔다"며 "양국은 코로나 위기를 계기로 중요해진 안정적 공급망 구축을 위해 상호 보완 가능한 최적의 파트너"라고 강조했다.
미국 공식 실무 방문 중인 문재인 대통령 (청와대 제공) 2021.5.21/뉴스1 |
기사제공=뉴스1(시애틀N 제휴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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