펜타닐 "그건 악마가 만든 약, 의사가 마약 딜러"[일상된 마약]
- 24-02-12
디스크 수술 통증 때문에 시작…3일에 1장 정량인데 하루에도 몇번씩
단약 시도하자 온몸 부서지는 고통에 정신착란…IQ 74까지 떨어져
"이해가 안 돼요. 그렇게 죽을 만큼 힘들었는데 또 갈망이 오는지 이해가 안 돼서 진짜 미쳤나, 정신이 빠졌나 무슨 생각으로 이런 사고를 하는 걸까 그럴 때마다 힘들었어요"
펜타닐 중독을 끊어내기 위해 정신병원 입원까지 선택했던 예나(가명·27·여)는 극심한 금단현상을 경험하고서도 의지와 상관없이 몸이 약을 원하는 반응을 보일 때마다 극심한 스트레스에 빠졌다고 했다. 그때마다 자해했다는 예나의 두 팔뚝에는 눈금자처럼 일정한 간격을 두고 피가 굳어 딱지가 앉아 있었다.
2020년 3월 허리디스크로 수술을 받은 예나는 수술 후에도 극심한 고통에 마약류 진통제인 펜타닐을 처방받았다. 패치 형식으로 몸에 붙이고 있으면 고통이 사라졌다. 처음에는 치료를 목적으로 고통에서 벗어나고자 사용했던 펜타닐 패치는 점차 예나의 삶을 지하로 가라앉혔다.
3일에 1장이 정량이었지만 어느새 하루에도 몇번씩 패치를 갈아붙이는 자신을 발견했다. 한번 처방을 받으면 10장, 한 달 치의 펜타닐 패치를 받았다. 하지만 자주 사용하다 보니 병원을 찾는 간격이 한 달에 한 번에서 2주에 한 번, 1주에 한 번, 마지막 3일에 한 번으로 짧아졌다.
아편 계열의 진통제인 펜타닐은 사람을 나른하게 만든다. 하루 종일 누워있는 생활이 반복됐다. 일을 하는 것은커녕 한 바퀴 산책하는 하는 것도 힘들었다. 이렇게 살다가는 정말 죽겠다는 생각에 약을 끊어보려 했지만 참기 힘든 금단증상이 찾아왔다.
예나는 "행동이 이상해지면서 끊어보려고 했는데 12시간 만에 온몸이 깨질 것같이 아프고, 추웠다가 더웠다가 토했다가 온몸에 구멍이란 구멍에선 다 뭔가 나오고 데굴데굴 구를 정도로 심했어요"라며 고통 때문에 다시 약을 하는 행동이 반복됐다고 했다. 단약의 고통을 생각하며 "펜타닐은 정말 악마가 만든 약"이라고 말하기도 했다.
그렇게 약 1년간 약에 취해 살다가 주변의 권유로 정신병원 폐쇄병동에 입원하고 나서야 제대로 약을 끊게 됐다. 병원에서도 신경쇠약, 인지능력 저하, 정신착란 등의 증상을 보였다. 논리적 사고도, 차분말하는 하는 것도 힘들었다. 아이큐 검사를 했더니 '74'라는 숫자가 나왔다. ’경계성 지능’으로 볼 수 있는 수치였다.
4개월가량 정신병원 폐쇄병동에서 사투를 벌이고 난 예나는 이제는 마약에서 벗어났다고 생각했다. 일도 하고 돈을 벌게 되면서 사회로 복귀했다는 생각이 들었다. 하지만 1년 정도 뒤인 2022년 10월 경찰에서 마약류 오남용 혐의로 출석하라는 통보를 받았다. 식약처가 의료용 마약류를 비정상적으로 처방한 병원을 조사하는 과정에서 과도한 투약 사실이 확인됐고 수사를 받게 된 것이다.
![]() |
© News1 양혜림 디자이너 |
검찰은 예나에게 징역 5년을 구형했다. 처방을 많이 받은 것과 마약류 관련 처벌 전력이 있는 것이 문제가 됐다. 예나는 정신병원에서 만난 친구의 부탁으로 수면진정제를 대신 처방받아 건네준 건으로 집행유예를 선고받았다.
예나는 "그 동생이 '수면제를 구해주지 않으면 펜타닐 처방 사실을 신고하겠다'고 협박해 선택의 여지가 없었다"고 말했다. 수사기관에서도 펜타닐 투약이 적발될까 두려워 적극적으로 해명하지도 못했다.
예나는 약을 시작한 것은 본인의 의도가 아니었지만 남용한 것은 자신의 잘못이라고 인정한다. 다만 약을 끊고 끝없을 것 같았던 금단의 고통을 극제서야 다시 삶을 되찾았다고 생각했는데 다시 구렁텅이로 떨어지는 것 같다고 했다.
예나는 자신이 다녔던 병원에서 의료용 마약류인 펜타닐 처방 요한 한 번도 거절하지 않았다고 말했다. 3일에 한 번 한번 처방을 받으러 갈 정도로 예나의 상태가 심각해졌을 때 병원은 미리 처방전을 뽑아 놓았다가 건네 주기도 했다.
예나는 "의사 탓을 하자는 것은 아니다"라면서도 "의사라면서 '너 이거 계속 붙이면 못 끊는다' '이거 안 될 것 같다 같다' 이런 말은 하지도 않고 그냥 줬어요. 마약류라는 거 자기도 알았을 텐데"라고 말했다. 예나에게는 의사가 마약 딜러이고 상선(마약 판매상)이었던 셈이다.
예나는 실형만 피할 수 있다면 미래를 계획하면서 더 열심히 살고 싶다고 했다. 그는 "저는 정말 나락까지 갔다가 기어 올라 왔어요. 약을 끊을 정도의 의지력이면 다 할 수 있어요"라며 평범한 삶의 기회가 다시 물거품이 되지 않기를 바란다고 호소했다.
![]() |
© News1 윤주희 디자이너 |
기사제공=뉴스1(시애틀N 제휴사)
등록된 댓글이 없습니다.
시애틀 뉴스/핫이슈
한인 뉴스
- [부고] 포틀랜드 영락교회 백일성 장로 별세
- [하이킹 정보] 시애틀산우회도 내일 거북이마라톤 참가키로
- [하이킹 정보] 워싱턴주 시애틀산악회 6일 거북이마라톤 참가
- 대한부인회 11일 간병인 모집행사 "시간당 21.17~24.28"
- 생활상담소, 시애틀시 범죄피해자기금 전담기관으로 선정
- 영오션 한국산 광어회와 참돔회 판다
- UW서 해녀 전시회 열린다
- "시애틀 한인여러분 운동도 하고 선물도 받고"
- 김원준 작가 ‘6ㆍ25 및 DMZ사진전’오리건서도 큰 인기
- [신앙과 생활-김 준 장로] 양심과 구원(2)
- [서북미 좋은 시-정혜영] 공작단풍 그 이름을
- 오리건주와 워싱턴주 목회세미나 및 말씀사경회 열린다
- 오리건주서 6ㆍ25 제74주년 기념식 열려(+화보)
- 시애틀영사관 한국국적 일반행정직원 채용한다
- [하이킹 정보] 워싱턴주 시애틀산악회 29일 토요정기산행
- 이장우 대전시장 명예 시애틀한인회원 됐다(화보)
- US메트로 김동일 행장 임기 3년 연장키로
- US메트로은행 '미 전국 중소은행중 실적 탑 20'에 들어
- 이장우 대전시장, 스타벅스 관계자 만나 '로스터리 대전건립 추진'
- 재미 한인 탁구인들의 축제 성황리에 열렸다
- KWA대한부인회 타코마아파트 다음달 신청받는다
시애틀 뉴스
- 워싱턴주 삼진법 부작용 개선되지 않았다
- 워싱턴주 불체자도 부동산 에이전트 면허 가능해진다
- 시애틀교육구 교사봉급은 올리고 직원 봉급은 낮추고
- 워싱턴주 생계비뿐 아니라 장례비도 많이 올랐다
- 린우드 얼더우드몰 왜 이러나…또 총격 13살 소녀 사망
- 시택공항 중국,대만, 영국 등 국제노선 대폭 늘어나
- 아마존 창업자 베이조스, 주가 급등하다 50억달러어치 팔기로
- 워싱턴주도 어린이인구 줄어들고 노인들은 늘어났다
- 미국 우표값 또 오른다…14일부터 73센트로
- 재외국민 휴대폰 ‘모바일 재외국민증’ 도입한다
- 부산·울산항~시애틀·타코마항 세계 첫 무탄소 운항
- 미 프로아이스하키 사상처음, 시애틀 여성 코치 선임
- 독립기념일인 내일부터 시애틀에 폭염 닥친다
뉴스포커스
- "시청역 참사 구속영장 불가피한데"…경찰의 복잡한 속내 왜?
- '읽씹 논란' 韓 "연판장, 협박 전화" vs 元 "대통령 흔드는 해당행위"
- "김경율 발언 가슴 아프지만"…명품백 사과 문자 내용 보니
- 이재명 부부 소환통보에 검사 탄핵 후 '망신주기 맞대응'?
- 삼성전자 노조 "사흘 파업, 피해 클 것…다음은 무기한 총파업"
- 정부, 8일 미복귀 전공의 처분방안 발표…눈치보던 병원 '내용증명' 발송
- 尹, 해병 특검법 미 순방 후 거부권…임성근 불송치 '주목'
- 수출호조에 하반기 경제 '청신호'…"금리인하 시점이 반등폭 좌우"
- 홍명보 감독, 10년 만에 축구 대표팀 지휘…외인 후보자 협상 결렬
- "허웅은 걸X, 여자에 미친 X…드리블하는 애가 주먹질을" 충격 제보
- 한동훈 "문자 논란, 당무개입이라고 생각…김건희 여사 결국 사과 안해"
- "외상의학 큰 타격…'기피 과' 될테고 둔감해질까 두려워"
- 유승민, 읽씹 논란에 "김건희, 왜 한동훈 허락받나…본인이 사과하면 될 일"
- 서울역 인근서 고령 운전자 '인도 돌진' 2명 부상…'급발진 여부' 조사
- ‘또 돈다발’…울산 아파트 화단서 2500만원 추가 발견
- "민족은행이라더니"…농협인들 조선 총독 별장서 만찬 즐겼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