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악관 인근서 원인불명 뇌손상 '아바나 증후군'…조사 착수
- 21-05-18
백악관 NSC 관리 2명 원인불명 '미스터리 질환' 겪어
백악관 관리 2명이 지난해 원인불명의 '미스터리 질환'을 겪은 것으로 알려졌다. 이 중 한명은 백악관 문을 지나다가 알 수 없는 이유로 정신을 잃고 쓰러졌는데 당국은 이른바 '아바나 증후군'으로 알려져 있는 이 미스터리 질환에 대해 추가 조사에 나섰다.
17일(현지시간) CNN은 다수의 소식통을 인용해 백악관 국가안보회의(NSC) 관계자 2명이 지난해 11월 대통령 선거 직후 두통, 불면증 등의 증상을 겪었다고 보도했다.
이들이 겪은 증상은 전 세계에 파견된 미국의 외교관과 정보원, 군인 100여명이 겪은 감각 손실 증상과 일치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2017년 쿠바 아바나 주재 미국인 외교관들이 청력 손실 등의 증상을 겪어 처음 알려졌기 때문에 이 증상은 아바나 증후군이라 불린다.
미 정보당국은 신경계와 연관된 것으로 추정되는 이 증상의 원인을 아직 파악하지 못했다. 이를 외부 세력에 의한 '공격'이라 규정할 수 있는지조차 판단이 끝나지 않은 상태다.
첫 번째 사례는 지난해 대선 직후인 11월 CNN 등을 통해 처음 보도됐다. 대통령 선거 다음날인 지난해 11월4일 백악관 인근 엘립스 공원 쪽 문을 통해 진입하려던 한 NSC 관계자가 두통과 불면 증상을 겪은 것이다. 이 관계자의 증상은 비교적 가벼워 일주일 만에 회복됐다.
첫 번째 사례 후 몇 주 뒤 백악관으로 이어지는 입구 인근에서 두 번째 피해자가 발생했다. 이 NSC 관리의 증상은 좀 더 심각해 즉시 의료진의 도움을 받아야 할 정도였다고 소식통들은 전했다.
뉴욕타임스(NYT)에 따르면 약 5년 간 쿠바, 러시아, 중국을 비롯해 세계 각지에서 아바나 증후군을 겪은 미국 외교관 및 정부 직원들은 130여명에 달한다. 피해자들은 어지럼증과 만성두통, 심하게는 뇌 손상까지 호소하고 있다. 날카로운 고음을 들었다는 사람들도 있어 첨단 음파무기에 의한 공격일 수 있다는 추정도 앞서 나왔었다.
증상의 원인을 규명해달라는 피해자들과 의회의 목소리에 바이든 행정부는 최근 조사 노력을 강화해 왔다.
미국 국가정보국은 "이러한 '이례적인 보건 사건'을 예방하기 위해 원인을 규명하고 책임을 판단하는 한편 (사례) 수집을 늘리겠다"고 성명을 통해 밝혔다.
사안에 정통한 소식통들에 따르면 빌 번스 미 중앙정보국(CIA) 국장도 최근 이 사태에 대해 매일 브리핑을 받기 시작했다.
그러나 이 아바나 증후군의 실체를 밝혀내기는 상당히 어려울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피해자들은 수없이 다양한 증상을 겪고 있는데, 이를 모두 한 가지 원인 때문이라고 볼 수 있는지에 대해 전문가들 사이에 의견이 분분하다.
미국 국립과학원(NAS)은 지난 3월 발표한 보고서에서 이 증후군의 가장 유력한 원인으로 이른바 마이크로파 에너지를 꼽았지만 정확히 규명된 것은 아니다. 일부 전문가들은 이 보고서에 이의를 제기했다.
익명을 요구한 한 관계자는 마이크로파 에너지에 의한 공격이라는 주장이 단순히 피해자들의 증상에만 근거해 얻은 결론이라며 "확실한 단서는 없고 모두 정황 증거일 뿐"이라고 지적했다.
기사제공=뉴스1(시애틀N 제휴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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