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앙과 생활-김 준 장로] 가장 놀라운 발견
- 23-12-31
김 준 장로(종교 칼럼니스트)
가장 놀라운 발견
여러 해 전 북한에서 오랫동안 의료 봉사를 한 독일인 의사가 쓴 체험기에 북한에서 수술을 했던 이야기가 나옵니다.
이미 다 잘 아는 대로 북한은 전력 사정이 극히 좋지 않고 정전도 잦아 전등불에 의존해가지고는 마음 놓고 안전하게 수술을 할 수가 없어서 날이 맑게 개인 날 낮에 창가에서 일광에 의해서만 마음 놓고 수술을 한다고 했습니다.
더욱 비참한 것은 값비싼 마취제를 쓸 수가 없어서 환자에게 독한 술을 먹여 놓고 수술을 하는데, 그나마 그 독주는 신분이 어느 정도 높은 환자에게만 사용하고 일반 환자들에게는 배당이 되지 않아 손발을 꽉 묶어 놓고 수술을 한다는 것이었습니다.
그 이야기를 읽으면서 나는 이 21세기에 마취를 시키지 않은 채 수술을 받고 있을 북한 동포들에 대한 아픈 마음을 금할 수가 없었습니다.
그러면서 한편으로는 마취제를 사용하여 그 어떠한 수술이라도 아무런 고통 없이 거뜬하게 치료할 수 있는 오늘의 의료시설과 의술의 혜택이 너무나 감사했고 그 무엇보다도 마취제 사용법을 발견한 분에 대한 감사와 경의를 표하지 않을 수가 없었습니다.
1847년에 마취 성분의 크롤로품(Chloroform)을 처음으로 임산부의 출산시에 사용하여 그 효능을 발견한 사람은 스코틀랜드의 수도 에딘버러의 산과의사였던 제임스 영 심슨(James Young Simpson) 박사였습니다. 그 후 크롤로폼은 수술용 마취제로 급속히 확산되었습니다.
우리들은 흔히 수술 자체에만 관심을 기울이고 신경을 쓰는 나머지 그 수술을 고통 없이 받게 하는 마취의 중요성과 그 혜택을 간과하기가 쉽습니다.
그러나 앞에서도 말했듯이 마취제를 사용하지 않고 수술을 받아야 하는 북한 동포들의 실태를 생각하거나 우리들 자신이 누리고 있는 그 놀라운 혜택을 생각할 때 오늘날 마취제 없는 의술이란 생각할 수조차 없을 정도이고 생각할수록 심슨 박사에게 한없는 감사와 예찬을 드리지 않을 수가 없습니다.
그 심슨 박사가 말년에 조용히 여생을 보내고 있을 때 어느 신문사 기자가 그의 업적을 재조명해볼 의향으로 그에게 이런 질문을 하였습니다.
“박사님께서 지난 날을 뒤돌아보실 때 지금까지 발견하신 것들 중에 가장 값지고 중대한 발견이 무엇이라고 생각하십니까?”
물론 그 기자는 마취제 발견이라는 말을 심슨 박사 자신의 입으로 직접 하도록 유도한 질문이었습니다마는 그의 대답은 전혀 예상 밖이었습니다.
“내 일생 중에 가장 중대하고 놀라운 발견은 내가 죄인이라고 하는 사실과 예수님이 나의 구세주가 되신다는 사실을 발견한 것입니다.”
그는 왜 모든 사람들이 그토록 감사하며 찬사를 보내는 자랑스러운 마취제의 발견을 뒤로 접어 두었을까요? 그는 중생한 그리스도인이었기 때문이었습니다. 중생한 그는 자신이 영과 육의 난파로부터 구원을 받아 새 생명을 얻게 된 그 비할 데 없는 감격은 바로 그 자신이 죄인임을 자각하는 데서부터 시발되었다는 사실을 알았기 때문에 그 이상 더 값지고 소중한 발견이 있을 수가 없었던 것입니다.
마취제의 발견이 아무리 귀하다고 해도 천하보다 귀한 내 생명보다 더 소중할 수는 없지 않겠습니까?
기독교는 윤리나 도덕이나 양심을 중시하지만 그런 것들이 채워진다고 해서 기독교인 것은 아닙니다. 기독교는 마음의 기쁨과 평화와 만족이 수반되지만 그런 것들에 안주하는 종교도 아닙니다.
기독교는 사망에서 생명으로 옮겨지는 종교입니다. 즉 죽음의 죄에서 풀려나 영과 육의 공멸로부터 영원하고 신비로운 생명을 받아 누리게 되는 종교이기 때문에 기독교의 경전인 성경의 또다른 이름을 ‘구원의 진리’라고도 부르는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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