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황 "동성커플도 축복받을 수 있어"…보수 가톨릭은 반발
- 23-12-19
교황청 "미사나 정규 의식 중에는 불허, 전통 교리와 모순되지 않아"
보수 가톨릭 "동성애 인정 하지 않는 교회 가르침과 모순"
프란치스코 교황이 로마 가톨릭 사제들이 동성 커플들을 축복할 수 있도록 승인했다.
18일(현지시간) 교황청은 교황이 승인한 교리선언문 '간청하는 믿음(Fiducia supplicans)'을 통해 이같이 밝혔다.
앞서 교황청은 지난 2021년 동성 결합에 대해 이성 간의 결합만을 결혼으로 인정하는 전통 교리를 훼손한다는 이유로 축복할 수 없다고 밝힌 바 있었다. 그러나 이날 선언문 발표로 제한적이지만 동성 간 커플에 대한 축복이 허용된 것이다.
교황청은 다만 동성 커플의 축복이 공식적인 의례인 혼배성사와는 다르다는 점을 분명히 했다. 아울러 교황청은 동성 관계 자체를 축복하는 것이 아니며, 정규 의식이나 미사 중에도 허용되지 않는다고 조건을 달았다.
빅토르 마누엘 페르난데스 신앙교리성 장관(추기경)은 이 선언문이 혼배성사와 혼동될 수 있는 전례 의식을 허용치 않기 때문에 혼인과 관련한 교회의 전통적 교리를 수정하는 것은 아니라고 말했다.
그는 그런데도 "축복을 받을 수 있는 사람의 범위를 넓힌 것이 진정한 발전이자 축복의 사목적 의미에 대한 명확하고 획기적인 기여"라고 의미를 부여했다.
가톨릭과 개신교 등 기독교에서는 동성 커플에 대한 축복과 결혼 허용 그리고 성소수자에 대한 성직자 안수는 첨예한 논쟁거리였다. 일부 기독교 교단에서 진보적인 조치를 취한 바 있지만, 가톨릭은 오랫동안 이에 대해 보수적인 태도를 견지해 왔다.
그러나 진보적 성향인 프란치스코 교황은 사제들이 사례별로 결정해야 하며 "간단한 축복을 통해 하느님의 도움을 구할 수 있는 모든 상황에서 교회가 사람들과 친밀해지는 것을 막거나 금지해선 안 된다"고 했다.
교황은 지난 10월 바티칸에서 열린 주교 시노드에서 5명의 보수 성향 추기경의 질의서 '두비아'(DUBIA·의심) 대한 답변에서도 동성 커플 축복과 관련해 "성직자의 관용으로 다뤄야 할 문제"라며 "사제들이 부정하고 거부하고 배제하는 판관 역할만 할 순 없다"라고 답변해 변화를 예고했다.
다만 교황은 동성 커플에 대한 축복이 비공식적인 관행에 머물러야 하며 특정 상황에서 사목적 신중함이 "규범으로까지 전환될 필요는 없다"라고 덧붙였다.
교회 내 성소수자의 인권을 지지하는 쪽에서는 교황청의 이번 발표에 환영한다는 뜻을 밝혔다.
뉴욕타임스(NYT)에 따르면 성소수자 공동체를 돌보는 미국 예수회 사제 제임스 마틴 신부는 "이 새로운 선언은 이전에는 주교, 사제, 집사들에게 금지되었던 동성 커플을 위한 비전례적 축복의 문을 열었다"라고 평가했다. 이어 "이제 많은 사제와 함께 동성결혼한 친구들을 기꺼이 축복할 수 있게 됐다"며 환영의 뜻을 밝혔다.
메릴랜드에 본부를 둔 가톨릭 내 성소수자 지지 단체 '뉴웨이스 미니스트리'의 프란시스 드베르나르도 대표는 성명에서 "바티칸의 새 선언이 얼마나 중요한지는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다"고 말했다. 그는 축복을 도덕적 리트머스 시험지의 대상으로 삼지 않기로 한 교황의 결정을 환영하며, 이는 전임 교황들의 "가혹한 사목 정책을 뒤집는 조치"라고 평가했다.
그러나 교회 내 보수주의자들은 교황청의 발표에 대해 가톨릭의 교리와 모순된다며 반발했다.
케냐 응공교구장 존 오발라 오와 주교는 인터뷰에서 "오늘 선언문 발표 후 이 모든 것이 무엇을 의미하는지에 대해 신자들로부터 많은 질문이 쏟아질 것"이라면서 "그들은 이것이 어디까지 진행되었는지, 어떤 영향을 미칠지, 미래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알고 싶어 할 것"이라고 말했다.
캐나다의 보수 매체인 '라이프사이트뉴스'는 교황청의 이번 선언문이 "교회가 죄악된 관계를 축복할 수 없다는 변하지 않는 가톨릭의 가르침과 모순된다"고 비판했다.
다만 보수 성향이 강한 미국 가톨릭 주교회의는 이번 선언문이 결혼과 같은 축복과 사목적 축복의 구분을 보여주는 것이며, 결혼에 대한 교회의 교리는 변치 않았다고 반응했다.
기사제공=뉴스1(시애틀N 제휴사)
등록된 댓글이 없습니다.
시애틀 뉴스/핫이슈
한인 뉴스
- UW서 해녀 전시회 열린다
- "시애틀 한인여러분 운동도 하고 선물도 받고"
- 김원준 작가 ‘6ㆍ25 및 DMZ사진전’오리건서도 큰 인기
- [신앙과 생활-김 준 장로] 양심과 구원(2)
- [서북미 좋은 시-정혜영] 공작단풍 그 이름을
- 오리건주와 워싱턴주 목회세미나 및 말씀사경회 열린다
- 오리건주서 6ㆍ25 제74주년 기념식 열려(+화보)
- 시애틀영사관 한국국적 일반행정직원 채용한다
- [하이킹 정보] 워싱턴주 시애틀산악회 29일 토요정기산행
- 이장우 대전시장 명예 시애틀한인회원 됐다(화보)
- US메트로 김동일 행장 임기 3년 연장키로
- US메트로은행 '미 전국 중소은행중 실적 탑 20'에 들어
- 이장우 대전시장, 스타벅스 관계자 만나 '로스터리 대전건립 추진'
- 재미 한인 탁구인들의 축제 성황리에 열렸다
- KWA대한부인회 타코마아파트 다음달 신청받는다
- 시애틀-대전 자매도시 35주년 기념행사 화려했다(영상,화보)
- "한국일보 청암장학생 신청하세요"
- 시애틀 한인중고생 위한 SAT캠프 열린다
- 시애틀타임스 “양희영, 은퇴하면 안될 실력자다”
- [영상] 샛별예술단 베냐로야홀서 공연 펼쳐
- 지소연 선수, 시애틀한인회 명예회원됐다(+영상,화보)
시애틀 뉴스
- 부산·울산항~시애틀·타코마항 세계 첫 무탄소 운항
- 미 프로아이스하키 사상처음, 시애틀 여성 코치 선임
- 독립기념일인 내일부터 시애틀에 폭염 닥친다
- 시애틀지역 14살 소년이 음주운전, 경찰과 추격전
- 시애틀지역 내년도 재산세 많이 오를 것 같다
- "알래스카 빙하 80년대 보다 5배 빠르게 녹는중"
- 시애틀 미국서 최고교육 도시중 한 곳
- 올해 7월4일 독립기념일 불꽃놀이 어디서 볼까
- 보잉 문제의 '도어 플러그'공급업체 스피릿 다시 매입한다
- UW 전세계서 7번째로 좋은 대학이다
- 아번 경비행기 추락원인도 "부품조립 잘못"
- 시애틀지역 버스와 경전철, 스마트폰으로 요금낼 수 있다
- 맥주 원료 홉(Hop)재배 워싱턴주 업자들 "힘들다 힘들어"
뉴스포커스
- 정부 '해병대원 특검법' 접수…尹, 15일 내 재의요구권 행사 결정
- '김여사 읽씹' 의혹에 '총선책임' 공세 …한동훈 "왜 이 시점에"
- '효성 차남' 조현문 "상속재산 전액 사회 환원…경영권 관심 없어"
- '이재명 습격범' 1심 징역 15년…법원 "민주주의 파괴 시도"
- 민주, 이진숙 방통위원장 지명 '십자포화'…"10번이든 100번이든 탄핵"
- '밸류업 대장주' 타이틀 얻은 KB금융…시총 8위 '셀트리온'까지 제칠까
- 삼성전자 '영업익 10조'에도 웃지 못한 모바일…MX 부문 전년比 30% 감소 추정
- 서울집값 수억씩 치솟는데 '노도강'은 찬바람…'바닥' 반등 언제?
- "의학교육 질 저하 불가피" vs "불안감 조성 유감"
- 적자 걱정하던 해운의 반전…HMM 2분기 영업익 300% 뛴다
- 거야 '해병대원 특검법' 처리 후폭풍…대정부질문 파행·개원식 연기
- 반포자이 분리수거장서 발견된 '골드바' 주인 등장…"자세히 말 못 한다"
- 현직 검사 "탄핵 검사는 증인 자격 없어…청문회 소환 못해"
- "브레이크 밟았지만 딱딱해"…시청역 참사 운전자, 급발진 재주장
- "내가 업소녀라고?…작작해라" 허웅 전 여친, 청담동 아파트 등기 인증
- 경영계 전원 불참한 '반쪽' 최저임금 회의…노동계 "조속히 복귀해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