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오 범죄' 표적 위험에도…美서 팔레스타인 스카프 '케피예' 인기
- 23-12-06
케피예 빼앗기거나 총격사건 대상 되기도
미국 내에서 이스라엘에 휴전을 요구하거나 팔레스타인에 대한 지지를 보여주기 위한 용도로 팔레스타인 전통 스카프인 케피예(keffiyeh)를 주문하는 일이 많아지고 있다고 5일(현지시간) 로이터통신은 보도했다.
케피예는 아랍 전역에서 흔히 볼 수 있는 전통 스카프다. 사용은 오래전부터 해왔으나 1936년 영국 통치에 반대하며 일어난 팔레스타인 대반란에서부터 팔레스타인의 저항을 상징하기 시작한 것으로 알려졌다.
전자상거래 분석업체 정글스카우트(Jungle Scout)의 통계에 따르면 하마스의 공격이 시작된 10월7일부터 12월2일까지 56일 간 케피예 판매량은 이전 56일에 비해 75% 가량 증가했다.
최근 3개월 간 '여성용 팔레스타인 스카프'가 검색된 횟수는 이전 같은 기간 대비 159% 증가했으며, '군용 스카프 셰마그', '케피예 팔레스타인', '케피예'등 연관 검색어들도 각각 333%, 75%, 68% 증가했다.
팔레스타인에 단 하나 남은 케피예 제조업체 '히르바위'의 미국 유통업자인 아자르 아가예프는 "갑자기 수백 명의 사람들이 동시에 웹사이트에 접속해 닥치는 대로 구매했다"며 "이틀 만에 보유했던 재고가 품절됐다"고 설명했다.
이러한 현상은 최근 케피예를 착용한 사람들이 시위 도중 보안 요원에 케피예를 빼앗기거나 길거리에서 증오범죄의 표적이 된 것을 고려하면 이례적이라고 로이터는 전했다.
지난달 미국 뉴욕의 록펠러센터 크리스마스 트리 점등식에서 한 참석자가 보안 요원에 케피예를 빼앗기는 사건이 벌어지기도 했다.
또 미국 버몬트주 벌링턴에서 팔레스타인 출신 대학생 3명이 총격당한 사건 당시에도 2명은 케피예를 착용하고 있었던 것으로 전해졌다.
피해자 중 한 명인 킨난 압달하미드의 어머니 타마라 타미미는 CBS 뉴스와의 인터뷰에서 "그들이 그렇게 옷을 입고 아랍어로 말하지 않았다면 표적이 되지 않았을 것"이라고 말하기도 했다.
미국 버몬트주 벌링턴 지역에서 팔레스타인 출신 대학생 3명이 총에 맞는 사건이 벌어지기 전 세 사람이 팔레스타인 스카프인 케피예를 두르고 사진을 찍고 있다. |
각종 위험에 노출될 우려에도 팔레스타인을 지지하는 이들은 케피예를 적극 활용하는 모습이다.
미국 대학을 중심으로 팔레스타인 지지 시위를 벌이고 있는 '팔레스타인 정의를 위한 학생회'(SJP)는 버몬트주 총격사건이 벌어진 이후 피해자들과 연대하기 위해 학생들에게 케피예를 입을 것을 독려하고 있다.
팔레스타인 장인들의 수공예품을 온라인으로 판매하는 '핸드메이드 팔레스타인'의 창업자 모건 토타는 "케피예를 2만개 비축할 수 있었다면 모두 팔았을 것"이라며 케피예의 판매량을 장담하기도 했다.
기사제공=뉴스1(시애틀N 제휴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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